정치의식 깬 인디언 남미를 흔들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정치의식 깬 인디언 남미를 흔들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디언, 과거의 인디언 아니다

^^^▲ 볼리비아는 최초로 아이마라 자치족을 승인. 이를 축하기위해 아이마라 족은 자치족의 깃발을 내걸고......
ⓒ AP^^^
과거 스페인이 정복했던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남미국가들에서 제2국민으로 홀대받던 인디언들이 정치적 의식이 깨어나면서 남미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에콰도르, 볼리비아, 칠레 등 남미 전체를 통틀어 정치의식이 깨어난 인디언들이 힘을 키워가고 있다.

에콰도르 인디언들은 그동안 줄곧 사냥을 하면서 살아오던 사냥터를 사수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봉쇄하기도 하고, 칠레의 마푸체 인디언들은 자신들이 사는 토지, 학교, 병원이 필요하다며 대규모 농장을 점령하며 시위를 하고, 볼리비아에서는 36개의 토속 인디언들이 자치활동을 하도록 하는 법률이 제정되는 등 서러움을 받던 인디언들의 계몽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에이피(AP)통신은 2일 남미 전역에 걸친 홀대받던 인디언들이 정치의식이 깨어남으로써 기존 정권에 대한 강력한 시위 등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장문의 가사를 썼다.

이 같은 ‘정치의식의 깨어남’은 보다 나은 교육과 커뮤니케이션의 결과이며 특히 오지의 인디언들도 인터넷을 통해 국경을 넘나들며 의사소통을 하고 전략, 아이디어의 교환 등의 활동으로 이어지면서 문명의 세계로 서서히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통신은 풀이했다.

남미의 인디언들은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땅은 자신들의 것으로 인식하며 사는 원주민들이다. 그런데 최근 남미국가들은 경제성장이라는 명목아래 외국자본까지 끌어 들이며 그들이 대대로 살아오던 땅을 빼앗고 그 곳에 현대적 시설을 들이려는 정부에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의 이 같은 저항 운동은 그들의 생존전략 바로 그것이다.

에콰도르 인디언 슈아르 족의 지도자인 로물로 아카추는 “인디언들의 저항 운동은 정부가 자신들의 영토, 천연자원, 아마존을 인정하지 않는데서 부터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나무로 만든 창, 전쟁터에 나서기 위해 몸과 얼굴에 검정색 칠을 하고 정부의 일방적 조치에 반기를 들고 있다.

한 달 전 슈아르 족은 에콰도르 정부가 자신들의 사전 동의 없이 인디언 영토에 광산 개발을 하려는 법률 제정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남동부 밀림으로 통하는 고속도로 교량위에 철책 방어선을 치고 정부의 진입을 봉쇄하다 진압 경찰과 충돌 30명의 인디언 교사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슈아르 족의 또 다른 지도자인 라파엘 판담은 “만일 1000명이 죽어도 그건 아주 의미 있는 죽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지난 9월 사건에서는 인디언의 승리로 끝났다고 자평했다.

사건 발생 1주일 후 라파엘 코레아(Rafael Correa: 1963년 생)에콰도르 대통령은 100여 명의 인디언 지도자들을 대통령 궁에서 만나 법률 제정을 재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코레아 대통령은 광산 채굴권에 관한 협상과정에서 인디언들이 자신들의 주장만 일삼는다며 인디언을 ‘유치한(infantile)' 인간들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인구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인디언들은 지난 2000년과 2005년에 에콰도르 정부를 전복시키는데 상당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재 남미의 인구 약 5억 명 중 1/10 정도가 인디언 출신이며 안데스 산맥의 일부 지역 및 과테말라의 경우 인디언 수가 훨씬 더 많다. 그들은 아직도 교육 수준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며 가난한 처지이다. 세계은행(WB)의 자료에 의하면, 그들의 80% 정도가 하루에 2달러(약 2500원)이하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일반인들 대비 빈곤비율이 2배에 이르며 약 40%는 의료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남미에서는 최근 들어 인디언들이 거주하고 있는 토지에 대한 위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세계의 석유 매장량이 줄어들고 목재, 석유, 광산물 관련 물품들의 수요 증대에 따라 전통적 인디언 구역에 이들 개발을 위한 개발업자들의 유입이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인디언들은 자신들의 거주 지역 통제권이 상실돼 가고 있으며 자연자원의 이용권조차 빼앗기고 있어 인디언들의 거센 저항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유엔에서 과거 십 여 년 동안 인디언 보호 업무를 담당했던 멕시코의 로돌프 스타벤하겐 사회학자는 말했다. 그는 인디언들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며 인디언들을 옹호했다.

슈아르 족 영토 남부의 페루에서도 페루 정부는 아마존 강 일대 밀림지역의 70% 이상을 석유 개발 지역으로 지정하고 채굴권 협상을 개시했다. 그러자 인디언들은 자신들이 사냥을 하고 고기를 잡아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인디언 거주지역이 오염되자 인디언들은 지난해 도로와 강을 봉쇄하는 등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6월 5일 페루의 진압경찰은 안데스 산기슭에 있는 바구아(Bagua)도시 외곽의 도로를 점거하고 있던 인디언을 향해 총격을 가해 최소한 33명이 사망했는데 사망자 대부분은 경찰이었다. 인디언들은 그들의 죽음에 대해 저항권 행사라며 사과하기를 거절했다.

인디언 시위자 중의 한 명은 “거의 모든 일은 밀림으로부터 발생 한다”고 말하고 “나뭇잎, 나무, 덩굴, 동물, 먹는 물 등 우리가 지금까지 걱정 없이 살아왔는데 왜 우리가 이런 걱정을 하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또 칠레 경찰은 안데스 산맥 남부 지역에 있는 34개의 대농원을 보호하고 있으며 마푸체 인디언들은 벌채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를 점령하고 있거나 사보타주(sabotage)를 하고 있다.

스페인이 정복하기 전부터 칠레를 지배했던 마푸체 인디언들은 칠레 인구의 10% 이하이며 비옥한 토지의 약 5%만을 점유하고 있다. 마푸체 원주민 활동가들은 지난해 교육을 받을 권리,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를 주장하며 시민 불복종 운동을 펼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진압 경찰과의 충돌과정에서 1명의 마푸체 원주민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에이피(AP)통신과 인터뷰를 한 마푸체 지도자 호세 밀라오(Jose Millao)는 “만일 정부와 정치권이 우리의 요구를 경청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 같이 과거와는 달리 인디언들의 힘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05년 12월 볼리비아에서는 대통령 선거에서 원주민 인디언 출신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를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인구의 3/5이 원주민이라면서 원주민을 담당하는 부처를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니카라과 정부는 마야의 후손들에게 집단 토지 이용권을 승인했으며, 콜롬비아 최고 법원도 1백만 명 이상의 원주민들 멸종 및 문화의 사라짐을 이유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최종 판결을 내는 등 인디언의 힘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