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과연 만물의 영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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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사생활>을 읽고

^^^ⓒ 까치글방^^^
얼마 전 공중파 방송에서 자연 다큐멘터리 <가시고기>를 시청하고 크게 감명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이 낳은 알의 부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고군분투하고 결국엔 자신의 몸마저도 이 세상에 태어난 새끼들에게 아낌없이 보시하고 그야말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살신성인의 모든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가시고기였다.

가시고기 숫놈의 일생은 그래서 사람이 인간다운 짓을 하지 아니하면 "금수만도 못 하다"는 말을 듣기에 부족함이 없다 함의 경구(警句)를 다시금 절감케 하는 하나의 감동, 그 자체로 다가왔다. <동물의 사생활>은 갖가지 동물들의 구애와 교미, 수태에서 가족생활과 새끼를 누가 돌보느냐에 관한 세세한 부분까지도 간과하지 않은 존 스파크스의 땀과 열정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인간 역시도 마찬가지겠으나 이 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자기 종족의 번식에 대한 강한 충동을 거의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다. 우리네 인간사 역시도 우리가 현재 살고있는 터전을 표현할 때 '생존경쟁의 장(場)' 이라고 하듯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의 삶은 기실 그 모두가 하루하루 삶의 전쟁을 치루고 있음이라고 하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은 그 개체가 번성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결정짓는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 행(行)함이 가히 숭고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수컷이든 암컷이든 모든 개체들은 하나같이 가장 억세고 건강한 후손을 얻기 위해서 가장 바람직한 종류의 유전자들을 짝 짓고 혼합하기를 원한다.

그러함에서 기인한 동물적인 수컷들의 거개 행태와 습관은 하루하루의 매사가 전투인 나날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한 승리하기 위해서 말 그대로 전사(戰士)처럼 보여야 하고 전사처럼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북반구 바다를 휩쓸다시피 하는 어부들의 그물을 피한 대구 암컷은 한번의 번식기에 600만개나 되는 알을 낳으며 미국 굴의 능력은 자그마치 한 차례의 번식기에 무려 1억 1,500만개의 알을 낳으며 1년동안 다섯차례나 같은 양의 알을 반복해서 낳는다 한다.

굴 한 쌍은 그래서 평생동안 7억개의 알을 낳지만 그 중에서 불과 한 쌍만이 살아남아서 그 수컷과 암컷이 죽은 후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는데 이러하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물들의 종족은 그토록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처럼 악착같은 생존본능의 끈기로 인해 지금껏 보존되고 있는 것이리라.

박쥐와 고슴도치와 많은 종류의 설치류 수컷들은 자신의 종족보존을 위한 방법으로 암컷과의 성교 시에 딱딱하게 굳는 정액을 생산하는데 이는 교미가 끝난 후에 이 액체가 다른 경쟁자들의 정액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는 고도의 테크닉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동물들의 일부일처제의 행태를 살펴보면 이것 역시도 경이롭고 흥미로운데 교미하는 나비와 나방은 하루종일 붙어있으며 '리티니누스 수르쿠피'라는 바구미 수컷은 암컷과의 결합을 풀지않은 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견디었다는 기록이 있다니 참으로 이 세상은 경이의 세계도 많구나... 함을 새삼 느꼈다.

'각다귀'라는 모기 수컷은 자신과 교미를 하는 암컷 각다귀에게 수컷의 정액 속에 들어있는 암컷의 신경물질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을 일부러 방출하여 자신과 교미한 암컷이 다른 수컷과의 교미에 대한 관심을 사라지게 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하니 이 역시도 참으로 경이로운 신비의 세계였다.

그런데 우리 인간에게도 이러한 물질을 존재한다면 아마도 배우자가 바람을 피워 가정이 결딴나는 따위는 발생하지 않을 터인데... 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져 나왔다. 또한 수컷과 교미를 나눈 암컷 사마귀는 짝짓기가 끝나자마자 자신과 교미를 나눈 상대인 수컷을 자신의 양분으로 삼고자 즉시 잡아먹는다 한다.

이쯤 되면 사마귀는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걸어야만 하는 가히 '죽음의 교미'를 해야 할 터이고 양육(養育)의 경우를 살펴보면 바다에 사는 해마는 육지의 캥거루처럼 육아주머니에서 자식들을 키우며 '시크리드'라는 물고기는 새끼들을 자신의 입 속에 넣어서 보호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서식하는 '레오바트라키스 실루스'라는 개구리는 암컷이 알을 삼키는데 이 경우 암컷의 위장 활동은 수주 동안이나 정지한다. 즉, 이 개구리는 자신은 굶어죽을 각오를 하면서까지 실로 눈물겨운 자식 키우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에레시드' 라는 거미는 알을 보호하는 임무가 끝나면 새끼들이 자기를 죽여 몸을 파먹게 하는 일종의 자살을 하는, 말 그대로 가시고기와도 같은 거룩한 살신성인을 실천한다고 하며 핀치나 박새같은 작은 새들의 어미와 아비는 하루에 무려 600여 차례나 둥지를 오가며 매번 다육다즙한 영양분이 풍부한 곤충을 잡아 날라 자식들에게 먹여 기른다고 한다.

<동물의 사생활>은 그 리얼리티가 마치 갓 잡은 생선처럼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컬러화보가 또한 압권인데 작금에 우리네 인간사에는 온갖 해괴망칙하고 인면수심的인 작태와 친족살인 따위의 온갖 패륜 따위가 횡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인간들에게 특히 이 책을 꼭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과연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라는 의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져준다.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라며 사뭇 우쭐대고 교만하긴 하지만 우리가 쉽게 간과하기 쉬운 이들 미미한 존재일 수도 있는 동물들에게서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분명 실재(實在)하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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