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 해외로 유학하는 까닭은?
美 대학생, 해외로 유학하는 까닭은?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03.08.2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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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의 미국, 대외정책 다양하지 못해 우려

 
   
  ^^^▲ 하버드 대학의 한 학생'세계속의 미국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해외 유학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 사진/harvard.edu^^^
 
 

외국에 머물면서 학문이나 예술 등을 공부하는 것을 유학(留學)이라고 한다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흔히 유학하면 후진국 학생들이 선진국의 문물(文物)을 배워 고국에 돌아와서 알차게 배운 내용으로 조국의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요즈음에 보면 고전적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 학생들의 유학은 그러한 고전적 의미보다는 도피성 유학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대학 졸업장은 실업자를 상징하는 시대요, 한국경제는 앞날이 밝아 보이지 않아 취업은 요원하게 느껴지니 해외로 가서 공부도 하고 시간도 벌어 보겠다는 부정적 유학 의도도 없지 않다.

유별나게 한국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하는 것 자체도 서운하게 생각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다. 학구열(學究熱)이란 학문을 닦는 데 골똘 하는 열의를 말하는데 솔직히 말해 일부 학문에 정진하려는 유학생들 이외에 상당수의 우리 젊은이들은 도피성 유학이 많다. 심지어 조기유학이라는 말이 성행하듯이 외국어 특히 영어를 배우기 위해 일찌감치 미국이나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심지어 필리핀에까지 영어권 국가로 어린아이들을 내몬다. 조기유학의 성공여부를 떠나 영어를 잘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한국 유학형태는 다양성이 부족


그런데 우리는 유학의 근본 목적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수많은 학생들이 유학, 언어 연수유학, 학문을 닦기 위한 원래 목적의 유학, 여행을 겸한 단순한 유학(遊學 : 객지에 나가서 공부하는 것)을 떠난다. 그런데 학문이든 여행이든, 언어 습득이든 너나 할 것 없이 영어권으로만 주로 유학을 가려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 아랍세계, 동구권 국가, 아시아 국가 등으로 가는 다양한 문명을 접하게 하는 유학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치열한 경쟁 속의 대한민국에서 생존하려면 보다 더 앞선 국가로 가서 배워 와야 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그리 틀린 말도 아니다. 하지만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요, 정보의 시대요, 관광의 시대요, 일종의 서비스의 시대이기도 하다.

21세기는 직업의 세계도 다양하다. 그리고 새로운 직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획일적 유학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정물화를 볼 때 잘 사실적으로 잘 표현된 물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함께 보아야 그림 전체를 제대로 본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듯이 여백, 달리 표현하면 세상에는 수많은 여백, 즉 다른 것, 틈새들이 많다는 것이다. 경쟁이 심하다는 것은 한정된 동일한 것에 더 많은 사람들이 덤벼 서로 차지하려는 게임을 말한다.

그러한 새로운 것, 틈새를 꿰뚫어 보고 앞날을 대비해야 하는데도 특히 우리 학부모들은 현실의 이익에 갇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경쟁 상황만을 염두 해 두고 아이들을 키우려 드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2001년 9.11테러 발생 이후 미국의 젊은 대학생들은 미국 밖으로 유학을 떠나는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9.11테러 전이나 후나 큰 변화가 없다고 말하는 쪽도 있지만 분명히 조금씩 해외 유학이 늘어나고 있다고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라크 전쟁 후 미 대학생 해외 유학 늘어나


미 텍사스 오스틴 대학 관계자들은 동 대학 학생들의 해외 여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왜 해외 유학을 가느냐는 물음에 일반적으로 '세계를 보기 위해서'라고 답한 반면 일부는 '세계 속의 미국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9.11 테러 이후 세계 속에서 미국의 역할이 무엇이며, 미국이 세계에 어떤 이미지로 비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유학을 떠난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미국 대학생들은 여행목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해외 유학을 가기도 하는데 특히 주목할 대목은 '미국의 고립, 미국의 독자행보'가 세계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 가를 살펴보기 위한 유학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유학 목적과는 꽤나 차이가 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강이요 최고의 선진국이므로 선진 문물을 배울 필요가 없어서 우리와 다른 차원의 해외 유학을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선진 문물, 선진 기술도 공부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미국학생들이라고 모두 다 선진 기술, 선진문물을 학습해서 습득하는 것이 아니다.

해외 유학 목적 새로운 시각 대두


최근 미국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 소위 일방주의, 흑백논리와 같은 선과 악의 2분법 논리에 의한 대외 정책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을 발생시키고 그 전쟁으로 인한 고통받는 해당국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세계 속에서의 미국의 미래상을 그려보기 위한 유학이 점증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년 들어서 미 대학생들의 유학이 확실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뉴욕에 있는 국제 교육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과거 5년간 해외 유학생 수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고 말하고 있다. 97년 이후 5년간 미 대학생들의 해외 유학은 정체됐었는데 일부 대학에서는 금년 들어 55%까지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의 경우 지난해 해외 유학생이 7% 증가했으며, 텍사스 오스틴 대학도 4%가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해외 유학 목적은 아직까지는 자기 집에서 하도 자신들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할 겸 '세상을 보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학생이 상당수지만, 과거에 없던 유학 목적이 두드러지게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위 지구촌이라는 말, 다시 말해 세계화 속에서 미국 학생들도 새로운 세계에서 직업을 가져 보겠다는 시각이 움트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이 다른 세계를 향해 의심을 가지고 경멸하는지, 그 반대인지도 보기 위해서 유학을 간다는 학생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생활, 그들의 미국에 대한 생각, 그들의 문화의식 등 다양한 다른 세계를 겪고 미국의 미래를 설정해보겠다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다.

그면 3월 개시된 이라크 전쟁 이후 미 대학생들의 일부는 왜 이라크가 그렇게 항미, 반미를 하는지 파악하고 싶기도 하다며 미국이 다른 국가에서 고립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한 대학생의 유학담이 그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라고 국제 교육연구소 직원 말한다.

"왜 세계 사람들은 미국을 좋아하지 않을까? 왜 미국의 이미지가 추락한 것일까? 우리는 세계 속에서 미국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다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고 오스틴 대학의 한 학생이 말했듯이 9.11테러 이후 그리고 금년 이라크 전쟁 이후 많은 학생들이 비슷한 동기를 가지고 유학을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미국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큰 눈을 뜨게 하고, 다른 세계의 문화를 더욱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자각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미시간 주립대학의 피터 맥퍼슨(Peter McPherson)교수는 말한다. 그는 이라크 재건을 위한 미국의 재정 코디네이터로 이라크에 머문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세계와 미국의 역할 에 대한 사고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교훈을 학생들에게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 대학생들은 "우리에게는 기회가 많다. 동시에 책임도 있다" 그리고 "우리 미래의 외교정책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를 논의할 때" 라고 영국에서 공부한 한 미국대학생의 말이 점점 확산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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