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진 불안에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17일 밤(한국 시간) 핀란드 라티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강호 스페인을 맞아 두 골을 먼저 잡아내는 등 선전을 펼쳤으나 결국 2대 3으로 무릎을 끓었다.
이로써 한국은 남은 시에라리온 전 결과와 상관없이 8강 탈락이 확정됐으며 우리와 같은 조의 미국은 이 날 시에라리온에 2대 1로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선착했다.
후반 중반만 하더라도 한국의 8강 진출은 불씨가 되살아 나는 듯 했다. 전반 45분 한국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양동현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 인사이드 슛을 성공시킨 것. 플레이메이커 안상현이 미드필더에서 찔러준 스루패스를 절묘하게 인사이드슛으로 연결시킨 것이었다.
첫 골 이후 한국은 기세를 살려 스페인 골문을 잇따라 두들겼고 후반 들어서도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후반 14분에는 스페인 수비수 산체스의 자책골로 2대 0으로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우승후보로까지 꼽히던 스페인은 역시나 전통의 강호다웠다. 자책골 이후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으나 절대 경기의 분위기만은 한국에 내주지를 않았다. 오히려 2골 이후 파상공세로 밀어붙이며 한국의 수비진을 휘저었다.
워낙 기술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보니 한국의 수비진은 체력에서 오래 버텨내지를 못했다. 교체 투입 된 실바에게 후반 20분 첫 골을 내주데 이어 28분과 31분에도 잇따라 골을 허용하며 결국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수비진의 경험 부족은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었다. 전반 크게 흠잡을 데 없었던 협력, 커버 플레이가 오히려 상대로부터 자책골을 얻어낸 이후에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체력 문제는 전반 눈에 띄는 선방이 많이 있었던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2골을 앞선 상황에서도 상대의 파상공세 만으로 우리 선수들이 먼저 당황하는 모습은 다소 문제가 있어 보였다. 첫 골을 내준 이후에도 왜 실바에 대한 경계를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도 의문으로 남았다.
한국 청소년팀의 수비의 주전술인 포백에 대해서도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으로 꼽혔다. 미국 전에서도 상대의 스루패스 한 방에 포백 수비 라인이 그대로 무너져 버린데 이어 이번 스페인전에서도 이런 모습이 그대로 재현됐다.
선수들의 수비 집중력 이전에 전술적인 면에서도 다소 문제가 있었던 부분이다. 또 정보면에서도 이름 한 번 거론되지 않았던 실바에게 내리 세 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날린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팀은 8강 탈락의 아픔 이상으로 얻은 것 또한 많아 보인다. 16년만의 아시아 대회 우승 등 절정의 상승세로 다소 자만했던 분위기를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스페인에서 활약하게 될 스트라이커 양동현 또한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또 미국의 아두나 스페인의 디바드 같은 어린 스타들을 보며 우리도 유망주 양성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대회로 남았다. 한편, 한국팀은 20일 밤 시에라리온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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