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의 사나이’ 이동국
최고의 스타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양팀의 승부는 치열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공격력만을 놓고 보면 이동국, 최성국, 정조국을 앞세운 남부팀이 조금 우세한 모습이었다. 이동국은 전반 18분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고 후반 40분에는 김현석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시키며 남부팀의 쐐기골을 이끌어 냈다.
남부팀은 후반 25분에도 에드밀손(전북)이 헤딩골을 35분에는 도도(울산)가 추가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중부팀은 후반 37분 다보(부천)가 만회골을 넣지만 영패를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미 두 차례나 올스타전 MVP에 오르는 등 유독 올스타전에 강했던 이동국은 1골 1도움으로 생애 세 번째 MVP에 등극했다.
‘그 때 그 모습’ OB 올스타전
2003 올스타전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으는 일이 있었다. 프로축구연맹이 프로축구 탄생 2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OB 올스타전. 80년대 올스타팀과 90년대 올스타팀으로 나눠졌으며 예전 추억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80년대에는 최순호, 허정무, 박성화, 박항서 등이 참가했으며 90년대에는 황선홍, 황보관, 이상윤 등이 경기에 나섰다.
승부는 90년대 올스타팀이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해 월드컵 주역인 황선홍 등 은퇴한지가 얼마 안 되는 90년대가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으나 80년대 스타들 역시 만만치는 않았다. 그러나 역시 승부보다는 추억을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팬들은 크게 만족한 모습. 특히 몸이 많이 불은 조윤환 감독이 급한 나머지 발 대신 손으로 드리블을 하자 관중석에는 폭소가 넘쳐났다.
‘기록 제조기’ 김현석 눈물의 은퇴식
이 날 경기 후에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 프로축구의 살아있는 역사 김현석(울산)의 은퇴식이 열린 것이다. 올스타전에서 특정 선수의 은퇴식이 열린 것은 지난 2001년 고정운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프로축구에서 그의 비중을 감안케 한다. 팬들은 은퇴식 단상에 오른 그에게 김현석이라는 이름을 외치며 박수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해줬다.
김현석은 이 날 경기에서 후반 교체투입 되 1골 1도움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후반 25분 절묘한 센터링으로 에드밀손의 슛을 만들어 냈고 후반 41분에는 아크정면에서 직접 강슛을 때리며 마지막 무대의 아쉬움을 달랬다. 프로 14년차의 김현석은 통산 최다골, 최다 출장, 최초 50-50 클럽 가입 등 한국 프로축구의 기록제조기로 불려왔다.
올스타전 이모저모
이 번 올스타전은 다소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나온 것이 사실이었다. 월드컵의 영광이 그대로 묻어나 흥행에 전혀 염려할 것이 없던 지난해와 달리 국내 프로축구가 다소 침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날 경기는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해 현장 구매를 하려는 팬들로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북적거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서울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과 관련, 관중석 하단 중앙에는 “아빠! 왜 서울에는 프로축구팀이 없는거야?”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서울프로축구팀 창단 촉구 100만명 서명 운동이 열리기도 했다. 관중들은 서울팀 창단에 크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서명 운동 창구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