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승리의 주역은 전반에만 지옥과 천당을 오고 갔던 미국의 오웬스. 최후방 수비수로 나선 그는 전반 10분, 한국팀의 이용래가 사이드서 올린 날카로운 센터링을 자기 지역 문전 앞에서 가슴 트래핑으로 볼의 스핀을 죽이다는 게 그만 자책골로 이어졌다.
허나, 어이없는 자책골을 기록한 오웬스는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오히려 담담하기까지 했다. 이는 분명 한국 선수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결국 그의 태연스러움은 다시 한번 그의 의욕을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고, 전반 26분경, 승부의 분수령이 되는 역전골까지 기어코 뽑아냈다.
후반 들어서부터는 최후방 수비는 물론, 최전방 아두와 왓슨 등에 절묘한 대각선 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등, 중앙선을 넘어서며 공격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 섰다.
특히, 후반 8분경 최전방 왓슨을 겨낭한 칼날 같은 크로스 패스와 후반 13분경 중앙선 부근에서 헤딩 경합중 흐른 볼을 정확히 왓슨의 발앞에 떨구는 대각선 패스, 다시 후반 43분경 중앙선 부근에서 한국 페널티 지역을 향해 뛰어드는 왓슨을 겨낭한 절묘한 대각선 패스는 가히 예술적이었다.
이중 후반 8분경과 후반 43분경은 모두 골로도 연결되었으니, 오웬스로서는 전반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실적을 올린 셈이다.
여기서 오웬스가 미국 승리의 주역이라면 조연은 단연 '아두'였다. 아두는 후방에서 오웬스의 적절한 지원사격과 투톱 왓슨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첫경기에서 결코 하기 힘든 해트트릭의 대기록을 세웠다.
아두의 첫골이 터진 시각은 전반 15분경, 중앙선에서부터 폭발적인 드리블로 한국의 최후방 수비진들이 업사이드 전술을 실행하며 나온 틈을 타 기습적인 돌파를 단행, 최종 수문장까지 제치며 그림같은 동점골을 작렬 시켰다.
뒤이어 후반 43분경,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드리블중 총 두 번을 접으며, 한국 골키펴 차기석의 중심을 흐트린 뒤에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가볍게 득점했다. 또한, 경기종료 직전, 게이블이 얻은 페널티 킥을 아두 자신이 직접 성공시킴으로써 떠오르는 예비 스타로서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상대적으로 한국팀은 선수들이 전체적인 컨디션 저하와 집중력 등의 부재등이 맞물리면서 쓰라린 대패의 멍에를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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