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국정기조의 근원적 변화를 꾀하겠다며 ‘중도강화론’을 내세우며 재래시장 등 서민들의 현장에 들러 이러 저러한 느낌과 말들을 쏟아 내고 야당의 서민 중시 공약을 가로채면서 발 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이에 범여권이 그토록 갈망하고 염원하던 미디어 3법은 지난 22일 수많은 문제점을 남기며 일방통행으로 나름대로 통과시키는 기동성을 발휘했다. 빠른 것은 좋았으나 민주주의의 근간인 ‘민주적 절차의 무시, 미숙함’ 등을 연출하며 갈망하던 신문재벌 및 재벌 신문 그리고 대기업의 방송시장 진출을 아낌없이 도와 줬다.

이로써 대통령과 집권 한나라당은 국민들 대다수가 반대하고, 시급한 민생 법안도 아닌 미디어 법을 서둘러 강압적 통과시킴으로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사회적 갈등을 일거에 봉합하면서 이른바 그들만의 ‘대통합’을 일궈냈다.

갈등은 사라지고 이제 재벌신문과 대기업들에 방송 진출이라는 역사적 선물을 하사(?)하며 차기 정권 확보의 가장 중요한 기반을 다졌다며 미소를 짓고 있을 터이다.

지난 22일 국회에서의 미디어 법통과는 국민의 반대의사도, 전문가들의 반대 의사도, 야당의 의사와 수정안도 안중에도 없이 패거리 이익집단을 위한 금자탑을 쌓는 결과를 낳았다.

휘황찬란한 그 금자탑은 일시적으로 빛을 발휘 할진 모르겠으나 국민들의 마음에 대못을 밖은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지 모르는지 여름 휴가철을 맞이해 우선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다. 한나라당 그들은 옛날부터 그러한 행태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MB식 소통의 결정판’을 휴가 전에 시원스럽게 국민들에게 보여 준 것이다.

미디어의 선진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미디어 선진국을 지향한다며 실상은 한 목소리만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려는 시도로 이는 장기적으로는 한국사회가 과두적(寡頭的)시장지배 체제로 본격적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돼 갈 것이다. 다양성의 사회, 공존의 사회, 나눔의 사회, 배려의 사회, 약자를 보듬는 사회는 이제 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말로 전락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소영, 강부자, 친 재벌(비즈니스 프랜들리), ‘어륀지(Orange: 영어몰입식교육)'발언 등 중산층과 서민을 바닥에 깔고 하늘 높은지 모르고 훨훨 높은 곳을 향하여 질주하다 여러 번 사고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해관계에만 매몰돼 국정을 어지럽게 하고 서민들의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그들만의 소통방식과 행동양식이 참으로 세상을 서글프게 만들고 있다.

현 정권이 그토록 집요하게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형성하는 언론을 장악하려는 것은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보수언론과 대기업 그리고 현 정권의 3박자가 한 치의 오차 없이 굴러가는 톱니바퀴처럼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엔 그들만의 목적과 목표만이 존재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디어 3법에 재벌, 대기업들이 마냥 좋아 할 ‘금융지주회사법’도 내친 김에 ‘덤(Bonus)'으로 얹혀주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만 한 선물을 받은 측은 그 고마움에 눈물겨울 것이다. 영원한 삶을 같이 하자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미디어 3법에 금융지주회사법이 일괄 처리됨으로서 현 정권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을 스스로 보여주게 됐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계몽시대의 국민들이라고 생각하며 무시하며 맘대로 독주하고 있는 현 정권의 그 상징으로 무식한(?)국민들이 알게 해 줬으니 교육적인 정권이라고 칭찬이라도 해줘야 할까?

이제 꿈에도 잊지 못할 관련 법 통과로 동일한 이념으로 뭉친 집단이 지상파와, 종합편성, 그리고 IPTV를 통해 사회 전반에 비슷비슷한 정책들이 별다른 사회적 저항 없이 실행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또 그들은 그것을 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21세기의 한국 사회는 현 정권이 생각하는 그런 과거 지향적 사회가 아닌 놀랄 정도의 다른 사회로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정치인, 국회를 통한 소통은 물 건넜다. 이제 국민들이 소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때이다.

국민들은 소통(疏通)이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는 뜻이지 자그마한 통이라는 뜻의 소통(小桶)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 때이다.

제 논에 물 댄다는 아전인수(我田引水), 우물 안 개구리라는 뜻의 정저지와(井底之蛙), 쇠귀에 경 읽기라는 우이독경(牛耳讀經)정권과 집권 여당에게는 진정한 국민들의 절실한 알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