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왜 ‘소통’이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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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왜 ‘소통’이 어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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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원칙과 도덕성, 일관성이 생명

 
   
  ^^^▲ 이명박 대통령^^^  
 

요즘 ‘소통’ 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진보’니 ‘보수’니 하는 ‘진영 논리’가 담론을 넘어서 심각한 사회갈등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 ‘소통’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

우리나라에선 진보와 보수 사이에 ‘소통’이 안 되고 있다면서 ‘소통’을 잘하면 불필요한 대립과 분쟁이 줄어 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부가 국민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현 정권이 이른바 ‘보수’이기 때문에 보수는 소통을 하지 못한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일반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보수는 원천적으로 불리하다. ‘보수’가 내세우는 아젠다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보수’라고 부르는 이념 또는 철학은 대체로 다음 세 가지 줄기가 있다.

첫째는 공산체제에 반대하고 안보를 중시하는 ‘안보 보수’, 둘째는 개인의 자유와 경쟁을 중시하며 민간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최소화 되어야 한다고 보는 ‘사회경제 보수’, 그리고 인간사회의 항구적 가치와 윤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윤리 보수’가 그것이다.

미국에선 낙태, 동성간 결혼, 존엄사 등을 허용하느냐 마느냐를 둘러 싼 윤리 문제가 보수와 진보의 중요한 의제가 되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선 그렇지 못하다.

북한의 김정일 체제가 존재하고 있는 한 ‘안보’는 우리나라 보수에게 있어 계속 중요한 의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민생과 관련이 깊은 분야는 뭐니 뭐니 해도 사회경제 정책인데, 보수가 대중과 소통하기 어려운 분야가 바로 사회경제 정책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진보는 소외계층을 돌보고 국민에게 복지혜택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는 데 비해, 보수는 강력한 노조와 복지병(病)이 경제를 망친다고 보며 세금을 낮추어 투자를 활성화 해야만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한다.

진보는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하는데 비해, 보수는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과 교육에서의 경쟁을 강조한다. 진보는 부자가 도둑놈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보수는 부자가 일자리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정서에 호소하는 진보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성에 호소하는 보수는 ‘철(鐵)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보수에게 설득과 소통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아젠다를 쉽게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보수는 도덕과 윤리 측면에서 본질적 한계를 갖고 있다. 1980년대 보수의 시대를 열었던 마가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은 연설을 잘하는 소통의 달인이었을 뿐더러 품격과 도덕성을 갖춘 지도자였다. 이들이 이끌었던 보수정권에선 이렇다 할 부패 스캔들이 없었다.

반면 우리나라 보수는 오랫동안 권위주의적 정부와 정경유착에의 그림자 속에서 안주해 왔다. 그러다가 김대중-노무현 정권 동안 비로소 광야에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 보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 오랜만에 야인의 입장이 되어 제대로 목소리를 냈었다. 한나라당은 기회만 있으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부패’를 비판했고, 고위공직자 후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진보를 비판하는 보수 담론이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보수가 비로소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정권이 바뀌었지만 보수는 오히려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현 정권이 보수에게 엄청난 모순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수도이전과 혁신도시 건설이 무모한 토목공사라고 비판했던 보수경제학자들이 대운하와 4대강사업에 침묵하고, 한 건의 위장이전과 논문표절을 이유로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켰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보다 열배 백배나 하자가 많은 현 정권의 고위 공직자를 옹호하는 한 보수가 ‘소통’을 말할 수는 없다.

대통령이 품위도 없고 생각도 없는 발언을 남발하는 한 이 정권은 대중과 소통을 할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진보에 비해 ‘항구적 가치’를 존중하는 보수에게 원칙과 도덕성, 그리고 일관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 선 후에 ‘보수’라고 주장하는 집단은 원칙, 도덕성, 그리고 일관성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고, 그래서 소통을 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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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꼬요 2009-07-20 11:54:39
이명박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그

하하하 2009-07-20 11:56:32
죽은 정권 + 주둥아리 정권(Oral

ㅋㅋㅋ 2009-07-20 14:09:52
소통을 못하는 이유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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