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통편
27일 오후1시. 집을 나서는 양노인(양모씨. 여. 67세)의 걸음이 재다. 내일 장사에 쓸 물건을 사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삐 걸어 도착한 버스정류장에서 2대의 버스를 놓쳤다.
"정류장에 버스만 서나... 서울서 오는 시외버스, 거기다 예식장에서 나오는 사람들 태우느라 택시들이 종일 서있으니..."
분명, 정류장이지만 정작에 버스는 정류장에서 20 - 30 미터가 떨어진 곳에 정차해 승객을 승.하차 시킨다. 걸음의 무게가 어눌한 양노인이 뛰어 버스에 닿으면 어느새 버스는 출발한 뒤다. 이렇게 두 대의 버스를 보내다 시간에 쫓긴 양노인은 버스를 타기 위해 도로 안으로 뛰어 든다.
무질서하게 정차한 택시들 사이를 가로질러 어렵사리 버스에 올라타면 버스 안의 운전기사 또한 거리의 형편처럼 냉랭하다. 무임승차가 못마땅한 듯 괜한 심술로 양노인이 앉기도 전에 급발차로 버스를 출발시킨다. 버스의 심한 흔들림에 양노인의 부실한 무릎은 꺾이고, 쓰러지듯 빈자리에 앉는다. 다행히 빈 자리가 있다.
전철 매표소에서 팽개치듯 전철표를 받은 양노인은 개찰을 한다. 하지만 왕왕 걸리게 되는 불량 전철표에 무안 한 듯,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다시 매표소 앞에 선다. 사정 얘기를 한다. "표가 안 먹네... 불량인가 봐..."
매표소 안쪽에서 들려오는 대답은? ".......!" 아무런 대꾸가 없다. 기계보다 더한 차가운 시선으로 표를 던지기만 할 뿐 이다. 그런 매표소 직원을 향해 양노인은 꾸벅 미안함을 표하듯 고개를 숙인다.
"웬 걸... 그래야 나중에 표 하나라도 더 주지... 어쩔 때는 무서워서 말도 못 부쳐. 바빠서 그런 건데 뭘... 늙은게 죄지..."
플랫포옴 까지는 아직도 멀다. 하차하는 승객들에 휩싸여 쉽게 계단을 오르지 못한다. 길 하나 내 줄 만도 하련만, 양노인은 셀 수 없는 사람들의 틈새를 보며 서 있을 뿐이다. 어렵게 계단을 올라가자, 전철 문이 열린다. 사람들 틈으로 몸을 섞어 뛰어보지만 뒤로 밀릴 뿐이다.
"뛰어서 저걸 탔어야 하는데... " 하지만, 양노인은 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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