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르는 잡초의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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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르는 잡초의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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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끈질긴 생명력에 놀라다

하도 신기해서 한참을 보다가 나도 내 길을 떠나오고 말았다. 하루에 수만의 발길들이 스쳤을 장소에 그것도 전철 승강장에 전철이 서고 떠날 때마다 하늘하늘 훗날리는, 불과 3cm의 세 잎을 가진 잡초 하나가 하루 종일 떨고 있었다.

승강장과 열차의 공간 대리석 끝 부분 사이, 그 좁은 공간에서 더구나 하루 수만의 발길이 스치는 곳에서 살아있는 풀 한 포기, 포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작은 잎새 누구의 발길이 어떻게 스칠지 모르는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풀의 질긴 생명력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 본 풀잎에서 내 얼굴이 보이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잡초처럼 살아온 내 인생 때문이겠지 하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하루였다.

장조카의 병 문안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이가 환갑, 진갑 다 지나고 법적 노인의 나이에 육박한 서글픔 때문일까? 아니면 격정의 세월을 되돌리고픈 욕정일까? 하여튼 나는 잡초 몇 잎의 감동으로 나도 모르게 이 글을 쓴다.

인동초에 비유된 대통령의 등극, 닭 머리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국민의 공감을 일게 하고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통령의 어록 등. 이 순간에 스쳐가는 격정의 파노라마, 그 와중에 이 풀잎에 비유되는 사람은 누구누구? 수많은 사람 들이겠지요, 제행무상의 진리. 빙긋이 입가엔 웃음이 돈다.

어느 누구라도 한 번쯤은 자신으로 비유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쓸쓸한 고독의 순간을 맛볼 수 있다. 고뇌의 순간 속에서 아름다운 내생을 음미하며 흐뭇함으로 행복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떨까?

감사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행복해야 할 일들도 너무나 많다. 거듭되는 난제들의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짐 지우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는 것 같아 미안하다.

정치는 정치인들에게, 경제는 경제인들에게, 사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맡기고 나는 정말 염치없이 하루 세끼 밥을 축내고 있다.

깨끗한 옷매무새도 남을 위한 배려고, 이 세상 살면서 내가 나를 위한 것이라고는 사실은 먹는 것, 잠자는 것 외에 별로 없는 것 같다.

무력하게 살아가는 것도 남을 위한 생활이라면 역설이 될까? 우주 만물의 섭리에 나를 맡기고 역행하는 일 없이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항상 자문하면서 오늘도 살아간다.

풀잎을 보고 온 오늘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너,생명아! 메아리 되어 오는 산울림을 들으며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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