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안의 핵심은 종이신문의 방송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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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안의 핵심은 종이신문의 방송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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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울음(鹿鳴)

 
   
     
 

1992년, <주간매경>의 첫페이지 “오늘을 생각한다”라는 칼럼난에 같은 제목의 글을 썼었다. 당시 나의 장편소설 < 유리성(城) >이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되자 그곳 국장이 내게 고정칼럼 필진을 제의 했었다. 그 첫 칼럼이었다.

이백의 “소이부답(笑而不答) 심자한(心自閑)”과 함께 “녹명(鹿鳴)”은 내가 좋아하던 시경(詩經)의 시어(詩語)였다. 그 칼럼이 나가고 당시 “녹명(鹿鳴)”이라는 시어(詩語)는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었다.

그 17년후인 2009년, 오늘을 생각할 때, 나는 다시 이백의 시(詩)구절과 함께 시경의 시어인 <녹명(鹿鳴)>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하여 푸른산속에 사느냐 묻지만, 내마음이 한가로우니 대답않고 미소만 띄우리라” 란 이백의 시구인 “소이부답(笑而不答)”은 지난 대선때 이명박 당시 후보자가 써서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 희자되었다.

“사슴의 울음” 이란 뜻의 “녹명(鹿鳴)”은 2008년 4월1일 새정부의 방송 통신위원장이 된 최시중씨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좌우명, 혹은 화두로 시경(詩經)의 이 시어를 말했었다.

“돼지는 먹을 것을 보면 새끼고 어미고 머리부터 디밀어 혼자 더 먹으려 정신이 없다. 그러나 사슴은 들판에서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지않고 먼저 하늘을 향해 아름다운 울음을 운다. 주위와 멀리 있는 동료들을 불러모아 같이 나누어 먹기 위해서다. 사슴도 그럴진대 하물며 우리 사람들이야 ...” 대략 그런 의미의 글이었다.

시경(詩經)소아편의 녹명(鹿鳴)은 다소 다르게 해석하지만 나는 17년전의 그 칼럼에서 내 자의로 아름다운 울음을 운다고 표현했었다.

2008년 4월1일 최시중 방통위원장 역시 나누는 삶의 의미로 그의 좌우명, 혹은 화두(話頭)인 녹명(鹿鳴)을 얘기한 것 같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 라고 덧붙였다는 당시의 기사(記事)다.

우연히 삶의 화두가 같다는 점에서 나는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었었다. 지금도 나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그때의 그 아름다운 초심(初心)을 잊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2009년 3월 오늘,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것일까?

1992년의 칼럼 “녹명(鹿鳴)” 에서 나는 우리모두 방향을 잃은 비키니섬의 거북이 같은 심정으로 그렇게 질문을 했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2009년에 또다시 똑같은 질문을 해야하는 이 잔인한 봄이 나는 정말 가슴 막막하고 슬프다.

출구조차 볼수 없는 카오스적 혼돈은 창조를 잉태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혼돈은 끝이 보이지 않고 점점 더한 분열과 적대감과 이제는 발톱까지 다 들어내서 적나라하게 할퀴고 번득이는 살의(殺意)로 비정하게 악화되어 가고만 있다.

인간의 목숨은 이미 목숨도 아니다. 제동장치가 부서진 불붙은 마차가 낭떠러지를 향해 굴러가고 있는 상태거나, 총알 한방을 장전한채 돌아가면서 자신의 머리를 쏘는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 모든 것의 근원은 한마디로 갈갈이 찢어진 국민들과 정부, 언론과 정치권등 서로에 대한 불신(不信)이다.

그들이 각각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분열을 획책하고 그들이 투쟁의 전선을 키우려 분노를 확산하고 부채질 하기위해 이념을 교활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념을 말할 자격도 없는 얼치기일수록 입만 열면 좌파니 우파니 부추기는대로 살기(殺氣)에 미쳐 날뛰고 있는것이다.

불신의 원인은 원칙의 무너짐이다. 그리고 뻔뻔함이다. 그 기저(基底)에 탐욕이 웅크리고 있다. 그 모든 소용돌이의 핵심에 구체적으로 <미디어 법안>이 있다. 참으로 이해할수 없는부분이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 발사를 카운트 하고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경제는 바닥을 지나 더욱 심연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 왜 그런 문제들과 별 상관이 없는 미디어법안에 이명박 정권과 여당과 야당, 국회와 국민들은 목을 매고 분열하고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내전상태로 가야 하는가?

이제 그 미디어법안의 베일이 한겹 벗겨졌다. 재벌의 참여는 제로로 해도 좋다는 여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제안이 있었다. 그러나 신문의 참여지분 20%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박희태 대표가 단언했다.

재벌들에게 줄수 없다고 아우성치던 언론노조들이 맥이 빠졌을 것 같다. 그렇다면 재벌기업들은 여태 억울하게 둘러리 선 것에 불과할수도 있다. 오페라의 유령처럼 2월국회의 혼돈에서 실체가 들어난 것이다. 결국 미디어법안의 핵심은 종이신문들의 방송 겸영이다.

그것을 위해 정부고, 개개인이 입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들이 목숨바쳐 용병으로 보일정도로 명분도 불분명한(?) 싸움을 싸우고 있는 것인가? 명색이 국회의원인데 스스로를 돌아보면 한심하지도 부끄럽지도 않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온 나라와 국민들을 몇 달동안이나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들면서까지, 대통령이 국민들의 불신을 감수하면서 미디어 법안통과가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것이라고 말하는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이제는 미디어법안이 경제를 위해서라는 말에서 여당도 슬그머니 물러서는 모양이긴 하지만.

오히려 정부보다 조,중, 동을 이해 하기는 더 쉽다. 인터넷과 TV방송으로인해 종이신문은 분명히 쇄락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막강한 힘을 여전히 지니고 있고 바보가 아닌데 그대로 몰락할 리는 없을것이다. 당연히 자구책이 아니라, 훨씬 더 비상(飛上) 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을 여러 가지에서 강구했을 것이다. 인터넷 뿐아니라 당연히 방송겸영의 기회를 가지려고 할 것이다.

요즘와서 국회와 여,야당을 공격하고 확고하게 이념전선을 구축하도록 하려는듯한 사설이나 칼럼이 노골적으로 성해지는듯 하는 모습도 이해가 간다. 그것은 신문기업 그들의 생존전략이고 생리다.

반대하는 사람은 모조리 자기도 모르게 맹목적 용병을 자처하는 얼치기들을 부추겨서 좌파로 몰아가 버리는 것이 가장 치열한 전선을 형성할수 있고 명분도 서는듯한 쉬운 방법일수도 있다.

인터넷 게시판마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이념만 부추기면 아우성 쳐대는 얼치기들은 양쪽 다 많다. 그들마저 놓치면 안된다는 초조함 조차 이해한다. 이념! 하면, 와! 하고, 좌파 죽여라! 우파꼴통! 하면서 머리 터지게 싸워주는데, 겉으로는 이념전쟁으로 알고 국민들이 죽을판 투쟁해주는데 그것이야말로 더할나위 없이 좋은 방법일수 있다.

인터넷 약화, 통제할수 있는 <사이버모욕죄>나 신방겸영문제가 엉뚱한 이념전쟁으로 계속 묻지마로 가 주는게 좋을 것이다. 그런데 잘 싸워주던 얼치기 이념중독자들이 이념이라는 유령의 빙의(憑依)에서 깨어나서 너무 현명해지고 이성적이 되면 그들을 활용하느라 부추기던 어느 곳이 골치 아파지고 곤란해 진다는 것 까지도 이해한다.

그래서 갈갈이 더 분열시키고 더욱 적대감 부추기고 나라가 하루도 잠잠하지 않도록 대리투쟁 시켜야 하는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국회가 그 일에 열일 제치고 나선다는 것은 명분자체가 약하다. 왜냐하면 <미디어 법안>은 경제살리기에 그리 큰 효과를 주는지가 솔직히 애매하기 때문이다. 한국어권의 한계성이 있는데, 국제적 미디어그룹 육성으로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라는 당위성도 그동안의 선동같은 선전보다는 많이 약해진다. 인터넷과 방송겸용(IPTV), 각종 콘덴츠 문제는 꼭 신,방 겸영이 아니라도 이미 얼마던지 발전, 국제화, 수출, 글로벌 경쟁 할 수 있는 문제다. 일자리는 오히려 더 줄어들 가능성마저도 보인다.

현재 미디어법안에 반대 투쟁하고 있는 수천명의 젊은 언론노조들이 과연 신방겸영때, 더 나아가서 만에하나 그들이 지금 몸담고 있는 기존의 방송국이 민영화되어 신문 겸영으로 갈때 과연 현재의 방송 엘리트들인 그들이 아무리 실력이 좋더라도 자신의 그 자리를 보존할수 있을까? 그에대한 방어를 그들은 아마 지금 목숨바쳐 지켜내려 할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총체적 경제위기와 안보적 불안감에서 끊임없이 치열한 남남갈등과 망국적 분열을 획책하는 폭풍의 핵인 <미디어 법안>에 대해 이명박대통령의 멘토라 불리우는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또 한사람의 가장 신뢰하는 측근인 미디어 전공의 K교수에게 권유하고 싶다.

첫째. 대통령께서 무리하게 순리를 거스리지 않도록 보좌해 달라는 얘기다. 국민들은 정부나 정치권, 대통령 측근들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더 수준이 높고 이성적이다.

인터넷과 미디어문제의 발상 자체를 너무 단순한 시각으로 보지 않았는지 점검 할때다. 미디어법안의 문제는 통과가 된다해도 그 저항이 사그러들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패착이다.

그래서 아느 정도의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힘들게 된다.

특히 K교수의 대통령에 대한 염려를 안다. 신촌의 한 케이크점에서 K교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MB후보가 무언가 약해보인다. 지금쯤 <부시>미대통령을 만나 같이 찍은 사진이 나간다면 근사하고 좀더 위엄 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라던. 그때 MB의 미국행을 이미 발표하고 고민하고 있던 K교수에게 나는 “그런 무리수 두지마라”고 충고했다. 미국 대통령이 다른나라의 대통령후보를 만나주는 예는 거의 없다. 무리한다면 비선으로 지나치면서 악수정도는 할수 있겠지만 그 사진을 발표 한다는건 국제외교관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서둘지 마라고 했고 결국 그일은 우습게 무산되었다.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었지만 의외로 불신감이 크다. 참모나 멘토나 측근들의 생각은 대통령의 권위를 비판없이 최고조로 살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견고한 권력? 그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미디어 법안> 밀어붙이기는 승리의 오만과 착각,국회 여당 숫자등 단순한 계산의 너무도 단순한 발상임에 틀림이 없다.

둘째. 신문에 대한 지나친 애정, 혹은 보은의 성격으로 보일수 있다는 점이다. 취임 후 거의 모든 인사정책이 그런 평가를 받고 있다.

잘보이는 사람에게만 잘해준다. 비판에는 냉정하게 돌아선다는 걸로 보인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그런 면이 본의 아니게 국민들에게 불신감을 주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법치의 원칙도 형평성과 원칙 ,법정신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비판자에는 냉혹하고 주변에는 관대하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셈이다. 신뢰를 회복하기위해서는 주변에 더 엄격하고 비판에는 귀를 기울이고 관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법앞에 만인이 공평하다는 법원칙과 정의를 세워야 한다.

신문방송 겸영에 대해 정부로서 지나치게 편애,향적으로 보이는부분이 저항의 불씨가 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국민의 대통령이다.

셋째. 왜 대통령과 정부가 신문방송겸영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관여하는것처럼 보이는가도 문제다.

언론장악이라는 오해를 받는 부분이다. 독재나 파시즘적 발상으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대통령의 입지가 점점 더 약화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신문 방송 겸영이 현재 안대로 된다면 차츰 몇 개의 거대권력으로 언론 독과점이 거의 반드시 올수 있다 (필요할때 설명하겠다) 그렇게 되면 더욱 막강해진 언론권력에 모든 정치권과 대통령이 오히려 보이지않게 종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런건 나라나 국민을 위해 대통령과 정치권을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넷째. 대통령과 정부가 <미디어 법안> 문제에 지나친 집착과 관심을 보이는 납득할수 없는 이유중 하나에 엉뚱한 의혹도 있다.

대통령측이었던 누군가가 지난 대선때의 엄청난 극비 문건을 어느 신문에 넘겨 주었다는 소문은 작년부터 있어왔다. 물론 어느정도 나도 들은적이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내게도 그 신문의 경쟁 신문쪽 기자가 찾아왔던 적이 있다. 이유는 그들보다 더 큰 비화를 듣고 자신들도 무언가 한 두가지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사화가 아닌, 대통령과 정부에 협상용으로.. 나는 이 모든 의혹이 단순한 루머이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쫓기는듯 지나치게 신문을 위해 신방 겸영에 경제를 위해서등등 코멘트하고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집착 하는듯한 이유가 그런식의 문제 때문이라는 본의아닌 의혹을 국민들에게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정부와 측근들이 알아야 할것 같아서다.

다섯째. 대통령과 정부가 국회에 속도전을 주문하는것처럼 보이는 것은 또다른 한가지의 의혹을 국민들에게 줄수 있다.

사이버 모욕죄로 인터넷을 통제하고 비판의 싹을 자르고 국민 70%가 납득하지 않는 미디어 법안을 대의정치니 민주주의니 하면서 국민들의 동의없이 숫자로 통과 시키는데 혈안이 된것 처럼 보이는 것은 모든 언론에 비판을 차단한채, 공기업 민영화등 해서 외국기업이나 재벌 기업에 팔아 넘기는 일을 국민의 저항없이 더욱 용이하게 하려는게 아닌가라는 불신감을 키운다는 점이다. 막대한 리베이트.

당연히 이명박 정부는 그럴 생각이 아닐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경제와 안보 불안으로 고통받고 지쳐있는 국민전체를 위한것도 아니고 단지 몇 개 신문의 방송겸영을 위한 미디어법안의 통과에 정부나 국회 여당이 지나치게 집착하는 듯 이미 보이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국민들의 오해는 생길 수 있다.

더구나 사이버모욕죄는 숫자로 밀어붙여 통과되어도 그대로 헌법재판소로 누군가가 달려 갈 문제다. 그런 유치한 법을 고집 한다는건 국민을 감히 무시하는 태도다. 국민이 정치권보다 수준이 훨씬 높다는 것을 정치권은 곧잘 잊고 있는듯하다.

지금은 2009년이지 1960년이나 70년대가 아니다.

후배를 위해 길을 열어주지 않고 무리하게 틀어쥐고 있는 정치권이나 공공단체들의 올드보이들이 2009년의 현실을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30년전의 자신들이 부러워 하면서 흠모하던 구태적 권력에의 향수에 길들여져 있는 형태가 오늘의 대한민국 모습이다.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앞으로 가고자 하는데 정치권만이 현실을 모르고 낡은 꿈속에서 과거로 회귀하며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취임 한달만에 머리가 하얗게 센 40대의 <오바마>미국 대통령은 그의 연설에서 말한 “낡은 도그마를 깨기위한” 접근으로 정치권과 사회 지도자들의 도덕적 자세를 가장 먼저 요구 했다. 국민혈세 단 1달러라도 헛되이 쓰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탐욕의 1%를 질타하고 사회약자들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며 99%의 국민을 위한 아직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의 행보를 내딛고 있다.

자신과 주변, 지도층에게는 더욱 엄격하고 약자와 국민들에게는 좀더 관대하려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진정한 위엄이 젊은 <오바마> 대통령과 흔들거리는 미국을 지탱하게 하고 신뢰하게 만들고 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가고 있는 길이야말로 미국민에게는 바로 “사슴의 노래(鹿鳴)” 인 것 같다.

휘청거리는 세계경제의 침몰에서 이제 지나친 탐욕은 분명한 죄악이 되고 있다. 이미 미국이 겪고 실패하고 버린 길을 한국이 반복해 따라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조,중,동이나 신문 방송겸영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하고 어느정도의 공감대를 이루는 선에서 다시 협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좌,우 양쪽 신문들 칼럼을 아주 오랜만에 한번씩 읽어 보았다. 그들도 글에서 국민의 분열을 망국의 위기로 보고 있었다.

우수한 우리 국민들을 한덩어리로 묶어낼수 있다면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과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정부가, 지도층이 먼저 도덕적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법치도 바로선다고 했다. 다 옳은 얘기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 한줄씩 슬쩍 자사의 이익을 위해 난데없는 이념적 공격을 해서 얼치기 이념 중독자들을 극렬 선동하고, 민주주의의 근원을 지켜보려는 국회의장을 위하는 척 슬쩍 공격하고, 은근히 분열을 획책하여 맹목적 극단주의자들의 전의(戰意)의 불씨를 부채질하고, 신성한 국회를 용병쯤으로 부리려 속도전을 부추기는 눈에 뻔히 보이는 모순을 스스로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고나 있는지 실로 궁금하다.

글의 첫머리에 17년전에 썼던 칼럼의 제목을 다시 떠올려서 제목으로 써야하는 오늘의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프다고 했다. 내가 평소 좋아했던 시어(詩語) “사슴의 노래(鹿鳴)”를 지난해 봄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삶의 좌우명? 혹은 화두라고 얘기했다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국민을 거스리는 무리한 일을 하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앞에서 말한 대통령 최측근인 K교수가 한말이 다시 생각난다.

MB를 돕지만, 그리고 후배들과 주변의 실력있는 사람들을 추천하고 밀어는 주지만, 자신은 절대로 정치, 정부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교수로서의 길만을 가겠다고 했다. 이유는 YS정권 시절, 이미 권력의 맛과 그뒤안길, 쓰디 쓴맛을 이미 다 맛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K교수는 아직 50대인것 같다. 나는 생(生)에 약간은 초연할수 있는 K교수의 그런면을 당시 좋게 보았다. 비슷한 기질로 생각했었다.

그랬던 그가 혹시 정권 퇴임후, 다음 정권까지를 염려해서 권력을 좀더 견고하고 강화해 놓기위해, 혹은 평소 그가 생각했던 염려인 무언가 겉으로는 약해보이는 대통령을 더 위엄있게 할것이라는 생각에서 <사이버 모욕죄>와 <미디어 법안>에 조금이라도 관여했다면 나로서는 약간은 실망이다.그의 철이른 경험대로 권력은 결코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위원장과 K교수는 다시한번 진정으로 국가와 대통령과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 사려깊게 점검 해 주기를 감히 권유한다. 이제 더 이상 국민을 그런것으로 더 괴롭혀서는 안된다.

돌이켜보면 나라가 이토록 시끄럽고 분열되고 혼란에 흔들리고 살의에 차서 극악해지고 극렬해 지는건 어쩌면 매번 무리한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이 외부보다 정권, 정치권이 던지는 무리수 때문일수도 있지 않은가?

무리하게 되면 반드시 더 큰 저항이 오고 궁극적으로 그런상황은 대통령에게 모든 비난과 무거운 짐이 다 가게 된다. 아무리 반대하고 비판하는 모든 사람들을 이념적으로 몰아가려해도 그러면 그럴수록 무리한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미디어 법안>문제는 이념문제가 아니라 탐욕의 문제가 그 바탕이다. <미디어 법안>문제는 이제 더 이상 경제희생이니 일자리 창출이니, 이것 통과 안되면 다른 민생법도 안한다는 식의 그야말로 떼법적 억지를 부려서는 안된다.

어째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미디어 법안>이 최고의 중점 법안인가? 몇 개 신문사가 방송을 가지지 못한다고, 혹은 조금 늦게 가진다고 나라가 작살나고 국민이 몰살 되는건 아니지 않는가? 그것 빨리 직권상정 않는다고 국회의원들이 떼지어 국회의장을 공격한다니 말이 되는가?

대의민주주의 아니라 무엇이라도 이 미디어법안 문제는 어느정도의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되기 전에는 안하는게 옳다. 숫자로 밀어 붙인다 해도 그 뒤가 더욱 처절해 진다. 단순계산이란 지적이 바로 그런문제를 전혀 상상하지 않고 여당 의석수 믿고 밀어붙이기, 날짜단축 끼워넣기등의 꼼수만 계산했다는 말이다.

똑똑하고 순수해 보이던 젊은 정치인이 하루가 다르게 유들유들, 교활하고 징그럽게 변화해 가는 조로 현상을 보고 있는 국민들은 안타까워 혀를 찬다. 결국 목에 끈달린 전위부대 원숭이에 불과 한데도 자신만 모른다.

그리고 본인은 자신이 여전히 아름답게 보일것이고 아주 좋은 머리를 잘 돌리고 확실한 라인에서 권력에 현명하게 충성하고, 현실에 능력 탁월하고, 정치력도 엄청 있고, 장래도 보장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얼마간 그런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미 마음속으로 그를 경멸한다. 이제 그의 빛나던 미소마저 역겨워 진다. 그의 영혼은 이미 하수구를 헤매는 매춘부이기 때문이다.

그게 천심이다. 국민은 안보는 것 같아도 다 보고 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다.

“사슴의 노래(鹿鳴) ”라는 아름다운 시어(詩語)를 아직도 잊지 않고 가슴에 지닌 최 위원장일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훗날, 보필하는 이명박 대통령도, 최시중 위원장도 본인의 말처럼 정녕 아름다운 뒷모습이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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