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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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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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의 여름나기 피서법이라고나 할까?

^^^▲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고사탁족도는 선비가 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탁족 행위는 단순히 더러워진 발을 씻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혹시 "탁족"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예전에 선비들이 더운 여름날 가까운 친구들끼리 심산유곡 깊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시조를 읖기도하고, 담소를 나누었던 것을 탁족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선비들의 여름나기 피서법이라고나 할까?

조선 시대의 세시 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 유월조(六月條)에,“삼청동 남북 계곡에서 발씻기 놀이를 한다.” (三淸洞... 南北溪澗 爲濯足之遊)는 기록이 있다.

'동국세시기'가 당시의 풍속을 기록하고 있는 문헌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아 탁족놀이가 일부 특수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유행했던 여름 풍속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일반 서민들에게 있어서 탁족놀이는 단순한 피서의 한 방법에 지나지 않았지만, 선비들에게 있어서는 피서의 차원을 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그들이 실제로 즐겼던 피서 방법에는 ‘탁족’ 외에도 ‘물맞이’나 ‘목물하기’등 여러 가지가 있었겠으나, 그런 것들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오직 ‘탁족지유(濯足之遊)’만을 소재로 그림으로 그리고 또 감상하기를 즐겼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비들이 특별히 ‘탁족지유’에 부여하고 있는 의미는 중국 고전인 《초사 楚辭》의 내용과 관련이 깊다. 《초사》 어부편(漁父篇)을 보면 어부와 굴원(屈原) 사이의 문답을 서술한 마지막 부분에, “어부가 빙그레 웃으며, 노를 두드리며 노래하기를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을 것이요,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을 것이다’ 라고 하면서 사라지니 다시 더불어 말을 하지 못했다.” (漁父莞爾而笑 鼓而去 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 不復與言)라는 구절이 있다.

후세 사람들은 이 부분을 특별히 〈어부가 漁父歌〉, 또는 〈창랑가 滄浪歌〉라 이름지어 불렀는데, 이 노래에 나오는 ‘탁족’과 ‘탁영(濯纓)’이라는 말을 특별한 의미로 새겼다.

어쩌겠는가? 점잖은 선비 체면에 덥다고 버선 벗어 버릴수도 없고,웃통 드러 내놓고 목물 칠수도 없고... 해서 생각해낸 것이 탁족이 아닐런지.

심산유곡 깊은 계곡에서 버선과 두루마기를 훌훌 벗어버리고 다리춤은 둘둘 걷고서 시리도록 차가운 계곡물에 마음 맞는 동무들과 발을 담그고 앉아 시조를 읊노라면 온갖 세상 시름과 더위는 저만치 물러갈수 밖에 없었으리라.

예전 선비들이 즐겼다는 탁족뿐 아니라 여름이면 강가에 나가 즐겼던 천렵, 시원한 부채바람,대나무로 만든 죽부인등...

자연을 이용한 선조들의 여름나기는 요란하지 않고 화끈하지 않고 정겹고 은근해서 참 좋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옛것을 추억하게 되는것도 이 때문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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