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의료 보안 환경을 탐색함에 따라 쿼드(Quad)는 협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 전문 매체인 ‘더 디플로매트’는 2일 기사에서 ‘쿼드’라는 4개국 민주 연합이 과연 세계 보건의료 보안 환경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인가를 조명했다.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 팬데믹)으로 인해 건강 위협에 대한 세계의 취약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졌다. 세계 각국들이 새로운 전염병, 항생제 내성(AMR=Antimicrobial resistance), 기후 변화로 인한 위협과 씨름하는 가운데, 강력한 글로벌 보건 안보(global health security)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호주, 인도, 일본, 미국 간의 비공식 전략적 파트너십인 쿼드(Quad)의 부상은 인도 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보건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잠재적인 촉매제를 제시하려 하고 있다.

쿼드 파트너십은 2004년 인도양 쓰나미 이후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를 조율하려는 4개국의 공동 노력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인도주의적 협력에 중점을 두었지만, 2007년 제1차 쿼드 정상회담은 해양 문제로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 계획을 추진하는 기본 원칙은 모든 회원국에게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었다.

당시 일본 총리 아베 신조(Abe Shinzo)는 인도 의회 연설에서 이 개념을 강조하면서 인도양과 태평양이 ‘단일 전략적 공간(a single strategic space)’으로서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쿼드 외교를 통한 협력은 2007년 이후 인도와 호주가 쿼드를 중국에 대한 견제 도구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우려로 인해 변동을 겪었다. 2017년 11월 쿼드는 협상 후 다시 설립되어 쿼드 2.0(Quad 2.0)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러한 부활은 중국의 부상과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향력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 Quad 2.0은 또 재해 구호, 개발, 금융, 사이버 보안, 대테러,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글로벌 보건 보안’을 포괄하는 비전통적인 보안 문제를 포함하도록 범위를 확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파괴적인 영향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 보건 안보는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됐다. 팬데믹은 국경을 초월한 의료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했으며, 새로운 건강 위협을 예방, 감지 및 대응하기 위한 집단적 조치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따라서 쿼드가 해당 지역 내외 인구의 안녕을 보호하고, 새로운 건강 위협에 대한 회복력을 보장하려면 글로벌 건강 안보 협력이 필수적이다.

* 건강 안보 플레이어로서 잠재력 있는 쿼드

쿼드는 글로벌 보건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결합된 경제적 자원, 기술 역량 및 지정학적 영향력을 통해 쿼드는 세계 보건 안보 강화를 목표로 하는 노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잠재적으로 불안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주요 보안 문제로서 건강 위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한다. 2021년 3월 사상 최초의 지도자 정상회담에서 쿼드는 “지역은 새로운 목적으로 우리를 소환하고 있다.”며, 이 시대를 형성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2022년 쿼드 정상회담에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을 촉진하기로 약속했으며, 질병 발생에 대한 공동 해양 감시, 개발도상국의 백신 제조 역량 구축과 같은 구체적인 보건 이니셔티브를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특히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문제에 대한 쿼드 협력의 주요 동인은 중국의 백신 외교에서 비롯됐다. 2020년 중반까지 중국은 글로벌 백신 외교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시노팜(Sinopharm)과 시노백(Sinovac)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 백신의 주요 공급업체로 부상했다.

이에 대응하여 쿼드는 중국의 ‘백신 이니셔티브’에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이로 인해 2022년 말까지 인도 태평양 지역에 12억 회 분량을 기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쿼드의 백신 이니셔티브가 촉발됐다.

그러나 쿼드의 이러한 백신 배포는 지연됐다. 이러한 좌절을 초래한 요인에는 팬데믹의 완화와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 증가 등이 포함되지만 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드 멤버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글로벌 대응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인도는 90개 이상의 국가에 거의 3억 회 분량의 백신을 공급했고, 일본은 12억 9천만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원을 제공했으며, 미국과 호주는 물류 지원과 연구 협력을 제공했다. 개별적인 노력도 상당했지만, 쿼드의 조율된 접근 방식은 영향력을 증폭시켜 향후 협업의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초기 백신 이니셔티브는 미래의 전염병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백신 및 연구 협력을 위한 잠재적인 방법을 탐구한 쿼드전문가 회의를 통해 추진력을 얻었으며, 쿼드 건강 안보 파트너십(Quad Health Security Partnership)이 형성됐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미국과 일본이 규제 혁신에 초점을 맞춘 그룹을 주도하고, 호주와 인도가 팬데믹 대비 및 대응 역량에 집중하는 또 다른 그룹을 구성하는 하위 작업 그룹이 형성됐니다. 후자 그룹은 백신 배포 지연으로 인해 효과적인 계획과 리더십이 훼손된 코로나19 발생과 같은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기 때문에 쿼드의 건강 의제 내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쿼드 보건 당국은 전염병 탐지 및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지역 보건 인력 교육을 포함해 전략적 관리 전략을 새롭게 강조하면서,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과거의 ‘공황과 방치(panic and neglec)’ 패턴의 악순환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 간 긴급한 조치와 협력이 필요한 또 다른 글로벌 공중 보건 위협은 항생제 내성(AMR)이다. 쿼드는 글로벌 건강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AMR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통해 쿼드 회원국은 항균 관리를 장려하고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며 새로운 항균제의 연구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AMR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쿼드는 공동 자원과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AMR의 영향을 완화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항균 치료의 효과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MR이 점점 커지는 위협으로 인식한 쿼드는 2023년에 인도 태평양 AMR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이러한 공동 노력의 목표는 데이터 수집을 개선하고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며 지역 전체에서 책임감 있는 항생제 사용을 장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집단적 행동은 이 조용한 팬데믹이 본격적인 위기로 확대되기 전에 이에 맞서 싸우는 데 매우 중요하다.

기후 변화는 기존의 건강 문제를 악화시키고 매개체 매개 질병 및 수인성 질병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기후로 인한 건강 위협을 해결하는 것은 공중 보건을 보호하고 전 세계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보장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쿼드는 기후 변화와 건강 사이의 상호 작용을 인식하고, 이러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사전 조치를 취하고 있있다. 쿼드 회원국은 공동 노력을 통해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고 기후 관련 보건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상 이변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에 대한 투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의료 관행 장려, 기후 회복력이 있는 건강 인프라에 대한 연구 및 혁신 지원이 포함된다.

나아가 쿼드는 큐 챔프(Q-CHAMP, 쿼드의 기후 변화 적응 및 완화 패키지, Quad Climate Change Adaptation and Mitigation Package)를 통해 지역사회가 변화하는 환경 조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식 공유 및 역량 구축 이니셔티브를 촉진하고 있다. 기후로 인한 건강 위협을 우선시하고, 국경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쿼드는 인도 태평양 지역과 그 외 지역 주민의 복지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잠재적인 과제와 우려 사항

세계 보건 안보에서 쿼드의 역할에는 한계와 잠재적인 우려가 없지 않다. 일부 비평가들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맞추면서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의 핵심 행위자가 배제되어 잠재적으로 단편적인 글로벌 보건 대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쿼드가 개별 구성원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일치하는지에 대한 우려로 인해 지정학적 의제보다 글로벌 보건 요구에 대한 투명한 의사소통과 우선순위 지정이 필요하다.

장기 전략 계획을 염두에 두고 쿼드는 강화된 조정 및 협력을 통해 진행 중인 글로벌 보건 보안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의료 시스템의 취약성과 백신 배포의 복잡성을 극명하게 일깨워주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지연된 대응의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미래의 전염병을 피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또한 “조정은 하되 중복하지 말라(coordination but not duplication)”는 원칙도 필수적이다. 쿼드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보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동맹 상태와 통합 협력이 부족하지만, 회원국 간의 노력과 자원의 중복을 방지하려면 내부 조정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중국의 증가하는 영향력이 처음에는 쿼드의 건강 대응에 박차를 가했을 수도 있지만, 그룹의 수명은 향후 조정을 위한 지속 가능하고 포괄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코로나19에서 알 수 있듯이 전염병에는 국경이 없으며, 이는 건강 안보의 보편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보건 안보를 우선시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공 혜택을 제공하면 안보 협력을 넘어 쿼드의 지역적 위상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쿼드가 아직 세계 보건 안보의 주요 주체로 완전히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그 잠재력은 부인할 수 없다. 경제, 과학, 외교의 결합 된 영향력과 공유된 자유주의 규칙 기반 가치에 대한 집단적 헌신이 결합되어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 역량 구축, 공동 연구 육성, 기후로 인한 건강 위협 해결에 집중함으로써 쿼드는 보다 탄력적이고 공평한 글로벌 건강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제와 지정학적 의제의 함정을 피하려면, 투명성, 포용성 및 세계 보건 우선순위에 대한 진정한 헌신이 지침 원칙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세계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건강 보안 환경을 탐색함에 따라 쿼드는 협력의 기회를 제시하지만, 그 성공은 “모든 사람의 웰빙을 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행동”인 베란투워퉁스볼스 한델른(verantwortungsvolles Handeln : 책임 있는 행동/논의와 타결)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