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박하사탕이란 영화를 감동 깊게 보았다. 주인공이 외치던 단말마적인 절규. “나는 돌아가고 싶다.” 영화를 따라 주인공의 과거로 거슬러 가면서 우리는 그가 어떻게 망가져왔는가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게 단순히 그 사람만의 절규일까? 그 시절에는 지금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있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 추억은 추억으로 족한 것이다. 오늘은 내일의 또 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 바로 과거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고, 미래의 시점에서의 지난날의 과오를 지우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만 보고 살아간다. 과거를 돌이킬 여유가 있으면 미래를 꿈꾸어 보라.
미래의 어느 시점에 내가 꿈꾸어왔던 그 모든 아름다움을 가져다 놓고, 열심히 달려가 보라. 그것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의 과거에 나는 늘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라고 했었지 않았는가, 그래서 아직은 남아있는 시간들 어디쯤에 내가 하고 싶었던, 살고 싶었던 삶을 정해놓고 달려가고 싶다.
삶의 순간순간 나도 힘든 고비에 부딪힌다. 그때마다 나도 소리치고 싶다. “돌아가고 싶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아니다. 나는 이 고비를 넘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꿈꾸었던 그 모든 아름다움을 이루고야 말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모든 고통을 경험할 것이며, 세상의 모든 비밀을 탐색할 것이며, 세상의 모든 감동을 내 가슴에 가득히 담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언젠가 내 아들에게 아빠가 어릴 적부터 담아왔던 꿈이며, 소망들을 하나씩 하나씩 어떻게 이루어 왔는가를 말해줄 것이다. 그리고 어떤 소망들은 왜 잘못된 것이었으며, 왜 버렸는가를 설명해줄 것이다. 아직은 어린아이에 불과하지만 성격이 나를 쏙 빼 닮은 내 아이는, 나와 같은 삶을 살지는 않겠지만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나를 이해해줄 것 같다.
녀석이 박하사탕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기특하다. 그래. 그렇게 자라가는 거다. 해맑게. 아름답게. 그리고 그 맑고 투명한 바탕위에 세상이라는 것을 하나씩 쌓아가면서. 아파하고 나름대로 힘들어 할 것이다. 그리고 좀더 튼튼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돌아가고 싶다.” 고 외치는 삶이 아니라, 보람과 희망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세상은 어릴 적 생각했던 것보단 제법 힘들고 만만치 않지만, 여전히 세상은 아름답다. 때 뭍은 내 두 손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슥슥 딱아가며, 식 웃는 웃음에는 아직도 어린시절의 그 투명함이 남아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렇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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