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적과의 동침’ 시작되나?
부시, ‘적과의 동침’ 시작되나?
  • 김상욱
  • 승인 2008.07.19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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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 문제 자세 변화 움직임

^^^▲ 임기만료가 다가오면서 북한 및 이란이라는 적에 대한 정책에 변화를 꾀하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
ⓒ AP^^^
북한, 이란 등에 ‘악의 축(axis of evil)'이라 말하며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며 강경자세로만 일관하던 부시 미 대통령의 북한 및 이란에 대한 대응자세가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18일(현지시각) 이란과 북한을 적(敵)으로 간주하던 부시가 자신의 정치 시계(political clock)를 똑딱 똑딱 움직이면서 이란 및 북한과 고위급 대화 채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냈다.

윌리엄 번즈(William Burns) 미 국무부 차관은 19일 제네바에서 이란과 유럽연합(EU) 간 핵협상에 참석시키기로 하고, 테헤란에 이익대표부 설치 계획을 밝히는 등 미국-이란 간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으며,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미 국무부 장관은 오는 23일 싱가포르에서 처음으로 북한 외무상을 만날 예정으로 있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부시의 정책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외교전문가들은 부시가 그동안 추진해오던 자신의 정책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른바 실용주의적 외교정책으로의 변화를 도모하면서 보다 관대한 ‘포용정책’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하고, 일부 분석가들도 미 행정부가 지난 몇 달 동안 이란과 북한과 고위급 대화를 하라는 국제적 압력과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의 초당파적인 압박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침공을 결정하면서부터 많은 동맹국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으나 이번에는 다자간 협상 안에서 직접 대화를 시도하는 등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네드 워커(Ned Walker) 전 이스라엘 및 이집트 주재 미 대사는 “대통령이 우리의 낡은 정책들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구석으로 몰려왔다”고 지적하고 “비판적인 문제에 대한 근거들을 상실해 왔다”고 말하는 등 부시의 대외정책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밝혔다.

네드 워커는 이어 “(부시의 대외정책의) 변화 이유는 항상 미국의 적들과는 반대 입장을 취해오던 행정부 내 경직된 신보수주의자들(네오콘, neoconservatives)의 수가 대폭 줄어든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 소재 전략 및 국제문제연구소(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존 올터맨(Jon Alterman)중동문제 전문가는 강경보수파인 전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를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로 교체함으로써 보다 실용적 접근이 용이하게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한 라이스 국무장관의 목소리도 보다 영향력을 갖게 됐으며 게이츠 국방장관 및 국방부 고위관리들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보다 온건한 입장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올터맨은 덧붙이면서 “(미국의) 이란과의 회담 참석은 협력은 이익을 가져오고 저항은 (전쟁과 같은)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당파인 미 평화연구소(U.S. Institute of Peace)의 다니엘 서워(Daniel Serwer)도 “(이란과의 회담에) 미국이 참석한다는 것은 이란과의 연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 및 독일과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라이스 장관의 북한과의 최초 ‘비공식 논의(informal discussion)’와 번즈 차관이 이란이 조건들을 충족할 때까지 협상을 하지 않고 경청하겠다는 자세로 보아 지금까지 총체적으로 물밑으로 잠수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그 물 자체를 시험해 보겠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외교적 단계가 정책 변화는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번즈 차관의 제네바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일회성 거래’라고 라이스 장관은 말하면서도 만일 이란이 민감한 핵 개발 작업을 포기한다면 ‘본격적인 협상(full-blown negotiations)’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말하는 등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

숀 매코맥(Sean McCormack) 미 국무부 대변인도 “외교적 전술상 약간의 변화가 있다. 우리는 어떠한 이점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나 본질은 변한 게 없다”며 정책변화에 대한 전면적 부정은 하지 않았다.

실제로 미 외교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이란 관리들과 만나 왔으며, 미국은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 6자회담에 참여해 왔으며 이번에 라이스 장관이 북한 외무상과의 회동은 북-미간 직접대화로서는 최초의 일이 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적과의 대화를 하는 것은 무조건 항복은 아니라고 말한다.

한편 부시의 대외정책 변화의 이유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과거와 달리 보다 공개적이고 적극적이며 포용적 대화 자세는 현재 민주 공화 대선 후보의 입장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공화당 후보인 존 매캐인(John McCain)은 선제 조건 없는 이란과의 대화를 반대하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Barack Obama)민주당 후보는 포용정책을 오래전부터 옹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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