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 특종' 시인한 동아일보,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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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 특종' 시인한 동아일보,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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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오보인정 이후] '중견기자 줄사표' 사태와 맞물려 '넘버3' 자리도 위기

 
   
  ^^^▲ 죽어가던 오마이뉴스가 산 동아일보를 잡다
ⓒ 오마이뉴스 화면캡처^^^
 
 

죽어가던 오마이뉴스가 산 ‘동아’를 잡았다. 이 말은 최근의 '동아일보 오보사태'와 관련하여 삼국지에 나오는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잡다’란 말을 적절히 바꾼 것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제갈 공명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애석하게 죽을 때 사마의와 위나라 군대의 추격을 우려해서 자신의 목상(木像)을 만들어 두고 후퇴할 때 일부러 복병을 숨겨두고 자신의 목상을 앞세워 사마의와 위나라 군대를 겁주라는 말을 남겼다.

정말 머지 않아 공명은 눈을 감았고 사마의는 촉나라 군대의 후퇴를 보자 급히 촉나라 군대를 추격해 왔다. 그러자 복병과 함께 공명의 목상이 모습을 드러냈고 사마의는 기겁을 해서 위나라 군대를 데리고 도망을 쳤다.

그것이 세인들에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사람들은 사마의를 비웃으며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를 잡았다’란 말을 만들어 냈다. 지금 2003년의 한국의 언론계에서 그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죽어가던 오마이뉴스'가 '산 동아일보'를 잡다

개혁성향 매체의 선두 주자로 자타가 공인하는 오마이뉴스의 세력이 한 풀 꺾이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정부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부터 였다. 노 대통령의 시행착오는 지지층 가운데 충성도가 약한 계층의 이탈을 불러왔고 그 때부터 오마이뉴스의 행보는 차츰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 이후 노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을 방문해 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평소 소망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자 노 대통령 지지층의 분열은 가시화되기 시작했고 이는 오마이뉴스로 하여금 스탠스를 잃고 방황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돌출된 정치적 악재로 고생하던 오마이뉴스는 또 다른 거대한 악재들을 연이어 만나게 되는데 그것들은 바로 “국정원 핵심 간부 사진 공개 사건”과 증명도 되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 박지원 비자금 유입설”이다.

지금은 새로운 이슈의 돌출로 인해 까맣게 세인들의 머리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지만 국정원 사진 사건과 증명도 되지 않은 비자금 유입설이 오마이뉴스에 가한 타격은 상당했다.

뿐만 아니라 오마이뉴스가 ‘댓글’ 규정을 바꾸면서 오마이뉴스를 지키던 수많은 ‘댓글족’들 가운데 상당수의 ‘오마이뉴스 충성도’가 떨어지면서 오마이뉴스는 점점 비틀거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무렵, 오마이뉴스를 기사회생 시켜주는 최대의 호재가 등장했다. 바로 동아일보의 ‘굿모닝 사건 정치인 실명보도’였다.

 

 
   
  ^^^▲ "김원기 문희상 이해찬 신계륜씨에게 로비명목 거액 건넸다"'동아일보 오보사태'를 불러온 문제의 굿모닝시티 사건 정치인 실명보도
ⓒ 동아일보 기사화면^^^
 
 


재주는 '동아'가 넘고, 돈은 '오마이뉴스'가 챙기고

동아일보의 보도가 나온 이후로 오마이뉴스는 즉시 특유의 속보에 강한 근성을 발휘해 네티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동아일보 보도의 진실 여부를 파고 들어갔다.

동아일보 보도에 관련한 소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네티즌들은 다시 오마이뉴스를 찾았고 오마이뉴스는 동아일보 덕택에 완전히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격’이 되었다.

오마이뉴스가 동아일보 덕택에 ‘나팔을 불고’ 있는 동안 동아일보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동아일보는 이번 보도 때문에 언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공신력이란 면에서 치명상에 가까운 타격을 입게 되어 한동안 그 사회적 영향력이 크게 줄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이번 오보 사태를 지켜 본 ‘동아일보 소비자’들이 동요를 일으켜 그들이 동아를 버리고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동안 동아일보는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이름으로 굳혀져 가고 있는 신문시장 판도를 깨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 왔었다. 한때 동아일보가 신문시장 최강자로 군림했던 적도 있었기 때문에 ‘넘버 3’라고 하는 지금의 위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동아일보 입장에서는 대단히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일으킨 이번 ‘동아 오보 사태’로 인해 동아는 ‘넘버 3’의 자리마저 위협받게 되었다.

동아일보의 '위기' - "동아 중견기자 줄사표"

미디어오늘 신미희 기자의 기사를 보면 최근 동아일보에서 신임이 두터운 10년 차 이상의 중견 기자들이 잇따라 떠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신미희 기자는 지난달 25일에 발행된 동아일보 노보 '동고동락'을 인용하고 있는데 ‘동고동락’의 1면 ‘중견기자들이 떠나고 있다‘는 동아일보의 지금 상황을 잘 집약하고 있다고 기사에 썼다. 다음은 신 기자 기사 내용의 일부이다.

 

 
   
  ^^^▲ 미디어오늘 '동아 중견기자 줄사표' 기사
ⓒ 미디어오늘 홈페이지^^^
 
 

노보는 "더 심각한 사실은 여러 명의 기자들이 지금도 퇴사를 준비중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떠나는) 이들의 공통점은

첫째, 동아일보 내에서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던 상징적 인물이고 둘째, 동아일보에 대한 애정이 강했고 셋째, 기자가 아닌 다른 인생의 항로를 찾고 있는 것'이라면서 "무엇이 이들을 동아일보 밖으로 내몰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노보는 "더 이상 정체조차 불분명한 '코드'로 기자들을 옭매지 말라"며 "동아일보에 오래 남고 싶은 기자들도 '조직의 논리''윗사람의 뜻'이란 애매 모호한 일상의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동아일보를 그만 둔 한 기자는 떠난 이유에 대해 "최근 동아일보 보도와 그 배경을 보면 알 것"이라며 "밖에서 보는 동아일보 그대로 상식적인 판단으로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기자는 "힘이 부치긴 하지만 안에 있는 기자들이 많은 노력을 한다."고 말해 여전히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역시 사표를 낸 다른 한 기자는 "기자를 많이 했다"는 답으로 퇴사의 변을 대신했다. 그는 아예 기자 직을 그만 두는 것과 관련, "기자를 못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기자 복귀 여부는 시간이 지난 뒤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후배 기자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한 후배기자는 "누구보다 기자로서 열심히 뛰었고, 귀감이 되는 선배들이 떠나는 게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며 "노조 중심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배 기자는 동아일보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의미가 큰 사건으로 평가했다. 그는 "기자들을 떠나게 하는 배후의 분위기가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자는 "최근 그만둔 이들은 기자의 본질적인 임무를 고민하다 떠나는 것"이라면서 "기자들의 역할과 의무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좌절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신문업계 중견기자들의 대거 이동과 관련,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신문의 위기보다는 '기자의 위기'인 시대인 듯하다."고 말했다.

지금 제시된 미디어오늘의 기사는 동아일보의 문제를 어느 정도 말해주고 있다. 평소 미디어오늘의 보도가 일부 갖고 있는 다소 특정 당파에 치우쳐 있는 듯한 부분을 감안해서 기사를 읽더라도 동아일보 내에 뭔가 문제가 있으며 그 문제가 동아일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동아일보 구성원들의 사기가 상당히 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국 동아일보 운영에 악영향을 줄 것이고 동아일보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일조 할 것이란 지적이다.

동아일보의 ‘넘버 3’위치를 위협하는 것은 위의 내용과 같은 동아일보 내적인 문제 뿐 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독자 수를 늘려야 하는 언론 시장의 현실과 동아일보가 갖고 있는 논조의 특성상 새로 신문시장의 소비자로 진입하는 ‘신문을 읽는’ 젊은이들에게 호평을 받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점점 강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온라인 매체들도 동아일보의 위치를 집요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아일보, 어디로 가나

많은 이들은 동아일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독자-당사자에 사과드립니다'김원기 문희상 이해찬 신계륜씨에 굿모닝시티서 돈 전달 진술없었다'
ⓒ 동아일보 기사화면^^^
 
 

네티즌 고 모씨는 “동아일보의 문제점은 동아일보 만의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과거 동아일보가 군부 권위정권의 탄압을 받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던 시절에는 동아일보만의 뚜렷한 정체성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신문과 비교해 다른 것이 없고 오히려 다른 보수 언론의 뒷북치는 보도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는 이번 오보 사태를 계기로 좀 더 대중들의 변화하는 욕구를 받아들여 다른 보수언론과 맞서기 위한 내부 개혁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 네티즌들은 젊은 세대의 욕구를 소화할 수 있는 젊은 언론으로 동아일보가 거듭나 주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20대 중반이라고 밝힌 네티즌 오 모씨는 “젊은 세대들은 젊은 세대의 현실적 문제를 명쾌하게 다뤄줄 수 있는 언론을 찾고 있다.”라고 말하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대간의 의사소통 흐름이 원활하고 사회적 문제가 빨리 고쳐져야 하는데 아젠다 설정과 정확한 정보의 공지 외에도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사회 전반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케 하고 거기서 나온 생산적 아이디어를 아젠다 설정의 연장선상에서 독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편으로 동아일보의 발전을 위해 동아일보에 독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독자 편집위원회 설립’이란 방안을 동아일보 발전을 위한 시급한 조치로 제시했다.

한편 네티즌들 가운데는 동아일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문 편집 자체의 차별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 시민 오 모씨는 “동아일보를 수년 째 구독하고 있지만 다른 신문과 뚜렷한 편집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라고 밝히고 “동아일보가 주요 타겟으로 하는 독자들의 구미에 맞는 보다 탄력적인 편집을 선보여서 신문 자체의 정보 가치를 갖고 승부를 하는 것도 동아일보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네티즌들 가운데는 동아일보가 다른 언론들처럼 부수 경쟁에 치중하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란 주장을 펴는 이도 있었다.

네티즌 정 모씨는 “이제 인터넷 언론시대가 도래해 사실상 부수 경쟁이 어느 정도 의미를 상실했다.”고 본다며 “물론 부수 문제로 광고 단가가 결정되는 등의 문제가 있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신문 자체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히고 “신문이 내실있게 발전하기 위해 무리한 경품 경쟁과 같은 판촉경쟁을 줄이고 보다 기존의 독자를 잘 관리하고 독자 곁으로 보다 다가가서 독자의 삶의 질을 낫게 해줄 수 있는 다정다감한 신문으로 동아일보가 발전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 가운데는 아직도 동아일보에 대해 따뜻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그간 동아일보가 꾸준히 신문 업계 상위권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동아일보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이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게 보였다.

동아일보는 많은 독자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번 오보 사태가 동아일보 파멸의 기폭제가 되어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 많은 이들은 동아일보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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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G 2003-07-26 15:13:50
오마이뉴스가 무슨 돈을 어떻게 챙겼나요?
상보부탁드립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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