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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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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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소피스트’ 를 갈망하며

'소피스트'라는 말은 그리스어 sophistes에서 유래했으며, '영리한' 또는 '능숙한 사람'을 뜻했다.

점차 '현인'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지만 한때 '직업적 교사'라는 뜻과 함께 ‘궤변가'라고 명명되기도 했다.

직업적으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그 시대를 풍미했던 철학자들에게 궤변가라는 오명을 떨쳐내기 위해서 다양한 시대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극도의 노력을 했다.

작금의 교육 현장에서의 선생님의 위치가 마치 소피스트에 대한 반박이 심했던 그 시대와 유사하여, 선생의 전성시대인지 수난시대인지가 의문이다.

5월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달로 ‘어린이 날’, ‘어버이 날’에 이어 ‘스승의 날’이 있다.

그런데 유독 스승의 날만은 긍정과 부정의 요소가 해마다 불거져 화제가 되어, 최근에는 임시 휴교를 하는 학교까지 있다.

모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70년대 전후의 농업 종사에 해당하는 숫자와 현재의 교육계에 종사하는 인구가 거의 맞먹는다고 한다.

교육의 홍수 시대에 걸맞게 선생이 도처에 넘쳐나는 시대이다. 교육계에 종사하면 어김없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주어진다. 어쨌든 선생님은 더 이상 ‘공부’ 이상의 것을 요구하기엔 너무 직업적인 그야말로 교사로 남겨졌다.

1주일에 10분을, 매일 1시간 정도를 공부 기술을 연마시키는 방문 교사에게 선생님, 공교육의 산실 교실에서도 휴대폰에 주눅이 들어 주어진 교과서 내용 이외에는 한 마디의 조언도 하지 않는 교사도 선생님이고, 진정한 지혜를 가르치는 이도 선생님이라고 불리운다.

하물며 관공서에 민원인까지도 공공연하게 선생으로 불리운다. 그야말로 선생님 전성시대이다. 그래서 존경하는 스승에게 관공서 민원인도 해당하는 선생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송구하기까지 하다.

‘선생님’은 불림을 받는 쪽보다 부르는 쪽이 더 간절한 심정이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고 순서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는 아이들이 태어나서 ‘엄마’ ‘아빠’라는 낱말을 배움과 동시에 ‘선생님’도 함께 읊게 된다.

서두르는 부모는 기저귀도 떼지 않은 자식에게 방문 교사를 맺어주는 것이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방문 교사의 섬김을 받으며 공부를 시작하고, 어린이 집에서도 유치원에서도 교사의 섬김을 받으며 자라난다.

초등학교 입학을 해도 학원에서 선생님에게 섬김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자라난다. 결국 선생님은 학습자를 섬겨주는 자로 전락한 것이다.

개인의 직접적인 교육비가 투자되는 사교육만이 아니라, 공교육 현장인 학교에서도 학생과 선생은 거의 동등한 인격체로 서게 된다.

동등함은 무척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지만 사제지간에서 강조되면 자칫 균형을 잃어 본말이 전도되기 십상이다.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제자는 선생님에게 공부 이상의 것을 배우기 위해 자세를 낮추는 것은 배우는 자의 근본이다.

그러나 어릴 적부터 범람하는 직업적 교사, 이른바 선생님은 학습자에게 섬겨주는 자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이 현실에 선생님은 직업적 교사 이외의 인격도야나 진리를 가르치기에 힘없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이 의지할 곳 없는 시대는 진정한 소피스트를 갈망한다.

존경받는 선생님은 직업적 교사나 궤변가가 아니다. 보수를 받고 기술을 전수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편적인 진리와 지혜를 가르치는 현인이 선생님으로 불리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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