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은행이 액면가 5만 원인 돈표를 올해 초 발행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6일 전했다. 방송이 입수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중앙은행 돈표’ 오만원 권 사진 앞면에는 백두산 천지로 추정되는 배경으로 발행연도가 ‘주체 111(2022)년’으로 명시돼 있고 숫자 ‘50000’, 한글 ‘오만원’ 표기가 병기돼 있다.
해당 돈표의 발행 규모, 실제 유통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사진을 제공한 J·M선교회는 자유아시아방송에 5만 원 돈표가 올해 초 발행돼 평양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복수의 대북소식통들도 북한이 올해 초 고액권 돈표를 새로 발행했다고 말했다. 북한 내 시장,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것이 아닌 기업 간 거래용으로 발행됐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북한이 돈표를 발행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당시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하태경 의원은 돈표에 대해 임시 화폐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북한 돈표와 관련된 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북한 내 현금유통에 차질이 발생했고 재정적자로 자금난을 겪는 북한 당국이 현금발행 수요에 대비하는 목적으로 돈표를 발행했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현금발행 수요에 대응해 실제 화폐를 추가 발행할 경우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돈표를 발행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북한 돈표가 북한 당국의 강제로 기업 간 자재 거래의 결재수단으로써 기능하고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유보 현금을 북한 당국에 집중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고액인 5만원 권 돈표를 새로 발행한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의 실제 화폐 가운데 최고액 권종은 5000원권이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폐 발행을 위한 자재 수급에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 돈표 발행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화폐 유통이 경색되고 현금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고액권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 북한 내 시장경제와 계획경제 사이의 불균형을 잡으려는 의도,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즉 위안화와 달러화 등이 북한 화폐를 상당 부분 대체한 상황에서 북한 화폐 유통 비율을 증가시키려는 의도 등 다양한 분석들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북한이 최근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적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액의 돈표를 추가로 내놨다는 것은 5000원 권 발행을 통해 뭔가 소득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당국이 시장을 활용, 혹은 억압하려는 의도인지, 두 가지 의도가 모두 있는 것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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