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홍세화님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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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 현실 타개책을 찾아서

^^^▲ 홍세화님
ⓒ 박소영 기자^^^
며칠 전(14일 저녁) 과천시 부림동에 자리한 부림문화의집 대강당에 평소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던 '파리의 택시기사' 홍세화님이 방문했습니다. 제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시민들이 그를 맞았지요. 아마 주최측이 과천·안양지구 전교조여서 회원들이 많이 왔지 싶습니다.

강연 주제는 '프랑스 공교육을 통해 본 한국의 교육 현실'이었습니다. 제가 입맛을 다실 만한 주제였죠. 학교 교사도 학부모도 아닌 제가 그분의 강의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아주 단순했습니다.

저서와 언론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만남을 직접적인 만남으로 바꿔보려는 욕심, 바로 그것이었지요. 좀더 포장해서 말한다면 그분의 소위 '진보적인' 사상을 제대로 확인해 보고싶었다, 정도 되겠군요.

아무튼 제 작은 물음들은 단 한 순간에 끝이 났습니다. "안녕하세요, 홍세화입니다!"라는 인사말 뒤에 피어난 미소! 저는 그 짧은 순간에 사회적인 명망의 허름한 꿈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꽃을 피워내는, 자신의 소신에 성실한, 맑은 영감이 스민 얼굴을 봤습니다. 그분의 첫인사는 그렇게 아름다웠지요.

이제 그분의 강의가 시작되는군요. 홍세화님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프랑스에서 자녀를 키운 데서 비롯됩니다. 그는 귀국 후(1995년) 자칭 '미친(crazy) 교육'에 대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 지금은 강의 중아, 우리 교육의 서글픈 현실이여!
ⓒ 박소영 기자^^^

국내 교육 현실은 먼저 철저한 공교육 중심의 프랑스와 많은 차이를 드러냅니다. 그곳은 만 3세부터 유치학교가 공교육의 출발점으로 자리잡습니다. 중·고등학교도 카톨릭계의 사립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립이며, 대학도 모두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대학 문도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음은 물론 등록금도 아주 적답니다.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학 전 교육입니다. 다섯 살배기 아들녀석을 둔 까닭이죠. 프랑스의 경우 탁아소와 유치원에서 유아교육이 실시되고 있는데, 2세에 입학시켜 4년간 3개의 반으로 나뉘어 '노는' 교육을 받는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미술학원에서조차 영어와 숫자 등 전과목을 두루두루 '공부'해야 하잖아요? 참 부럽습니다. 그런데 그네들의 자유로운 교육 방침에도 불구하고 월반과 낙제, 즉 유급제도가 있다는군요. 하지만 유급 또한 일반화되어 있어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도 어느 학교를 나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몇 학년까지 이수했는가에 역점을 둔답니다. 대학 졸업장이 4년 동안 등록금을 꼬박꼬박 냈다는 표시의 다름 아닌 우리나라 현실과는 꽤나 대조적입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하나의 중요한 수단으로서만 기능하는 우리 교육의 현실. 그 뿌리에는 교육 이념의 특수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홍세화님의 주장입니다. 국가 권력이 사회구성원을 통제하는 데에 교육을 수단으로 삼으면서, 교육비는 개인에게 물리는 웃지 못할 교육이 우리네 교육이었다는 겁니다.

^^^▲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청중그들의 가슴을 시원케 할 교육이 이 땅에 도래하기를.
ⓒ 박소영 기자^^^

지금도 예외는 아니라고 진단합니다. 노골적인 국가주의 교육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줄서기'를 통해 질서의식의 내면화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 강의를 듣는 내내 우리 교육의 섬뜩함에 여러 번 놀랐습니다.

실제로 우리네 유치원에서는 매주 월요일이면 애국조회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도록 강요하고 있지요. 일부 학부모들은 조기 유학에 열을 올립니다. 최근엔 이른바 전문직 여성 엄마들이 고가의 '미국 엘리트 교육'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입니다.

'가난할 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지요. 우리 사회에서 부모세대에게 물려받은 것이 별로 없는 저 같은 사람들에겐 진실로 힘이 되는 말이지요. 교육을 통해 비정상적 신분 상승을 꾀하도록 만드는 우리네 교육구조를 바로 직시해야겠습니다.

'없음'을 '있음'이라고 우겨대지 않고 '없음' 그대로 바라보는 정직한 희망을 가져봄이 어떨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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