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한국의 차례지내기를 체험하는 외국인들.^^^ | ||
교과서를 통해 단일민족이라고 명시했던 나라치고는 꽤 많은 이방인들이 섞여 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서울의 몇 곳에는 외국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는 외인촌(外人村)도 생겨났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 일대의 옌벤 거리,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의 ‘국경 없는 거리’,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 일본인들이 많은 동부이촌동, 몽골·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인들이 많은 광희동 일대, 그리고 예전부터 외국인들이 많았던 이태원동 등이다.
2만여 명의 한인 중국동포들이 모여 산다는 서울 가리봉동 옌벤 거리는 마치 중국의 어느 길거리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6만-7만명에 달하는 다국적 사람들이 모여 사는 안산시 원곡동 일대는 미국을 방불케 하는 다인종, 다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명절, 설날은 이들에게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다. 다양한 한국인의 풍습을 볼 수 있는 데다 고궁 등을 여유 있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긴 휴일과 두둑한 보너스가 좋아
스리랑카인 라크말(27·회사원) 씨는 “비록 설 명절을 타국에서 보내지만 긴 휴일과 두둑한 보너스 덕분에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연휴 기간에는 동료들과 함께 고궁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2년째 한국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출신 소냐(22·어학연수생) 양은 “한국의 설은 역동적인 한국인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내는 풍습”이라면서 “한국인의 근성과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어 올해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외국인 중에서 전통적으로 음력 설을 쇠는 사람은 중국 한족과 조선족 정도로 많지 않다. 하지만 가리봉과 안산 등 외국인 타운에서는 한국의 설 풍속에 맞춰 각자 고유의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노래자랑을 포함한 공연을 여는 등 그들 나름대로 분주한 설맞이를 하고 있다.
중국의 음력 설은 우리의 ‘민족이동’보다 더하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중국인 손요 씨도 매년 설 명절마다 부모님이 있는 칭다오로 떠난다. “중국은 음력 설을 새해로 치는데, 한국은 연말에 종 치는 행사를 굉장히 크게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중국 사람들이 설날을 더 챙기는 것 같아요.”
2003년 경희대 무역학과에 입학해 오는 2월에 졸업한다는 손요 씨는 한국에서 보낸 지난 5년을 “인생의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TV 출연과 모델 경험은 물론 스스로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하며 중국에서 생활했으면 얻지 못했을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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