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읽는 코드 열 두 동물
스크롤 이동 상태바
운명을 읽는 코드 열 두 동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인의 민속문화에서 띠 짐승의 의미는?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이 '운명을 읽는 코드 열두 동물'을 내놓았다.

본서는 서울대학교출판부에서 기획한 총서 ‘SNUP 박물관교양강좌’ 중 첫 번째 책이다.

저자는 그 동안 한국 민속문화 속에서 띠 동물의 의미를 연구해 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열 두 띠 동물은 우리 문화와 상호 삼투되어 독특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특히 강력한 방위신(方位神)으로서 한국인만의 의식구조를 지배하고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에서 열두 띠 동물이 지닌 특이성은 방위신 개념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중국은 당나라 때부터 십이지 동물로 시간만을 나타내고, 사신(四神)을 따로 두어 방위를 나타내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통일신라 때부터 시간과 방위를 동시에 열두 동물로 나타내고 있는데 이것은 능묘의 호석과 불화, 석탑, 석등, 부도 등 불교 건축물에 다양하게 나타난다.

또한 방위신으로서의 십이지 동물은 민간 신앙으로까지 뿌리내려 '띠 동물'로 자리잡게 됐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십이지의 기원에 대해 인도 발생설로부터 중국 발생설에 이르는 동서양 학자들의 많은 연구를 섭렵한다.

그 중에서 우리의 십이지 개념은 중국 한족에게서 시작됐다. 십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과 십이지(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글자를 아래위로 맞추어 날짜의 이름으로 사용한 것은 3천 년 전부터다. 중국 갑골문에 병자(丙子), 계미(癸未), 을해(乙亥), 정축(丁丑) 등의 글자가 보이는 것으로 알 수 있다.

60갑자는 황제헌원씨(皇帝軒轅氏) 때의 사관인 대요(大撓)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이것으로 연대를 표기한 것은 한나라 때인 기원전 105년인 병자(丙子)부터라고 한다.

중국 동한 때에는 십이지에 열 두 동물을 분배하여 기년(紀年)을 나타냈다(十二支生肖). 당나라에 이르러서는 동물 형상의 머리와 사람 몸의 형태, 즉 수수인신상(獸首人身像)이 잠깐 유행하다가, 청나라 말에 와서야 도화병풍(圖畵屛風)으로 만들어진 예가 있을 뿐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저자는 우리만의 독특한 양식과 형식으로의 십이지 동물을 통일신라-고려-조선시대를 비교하며 소개한다. 통일신라의 경우 능묘 안이 아니라 무덤 둘레에 호석(護石)으로 열두 동물을 조각하고, 석탑, 석등, 부도 등 불교건물에도 다양하게 사용했다. 이는 십이지상을 무덤에만 사용했던 당나라와 구별되는 점이다. 또한 도포를 입고 손을 모아 넓은 소매 속에 감춘 뒤 가슴에 모은 당나라 십이지상과는 달리 통일신라 십이지상은 평복에 무기를 들고 있거나 사천왕상의 복장을 하고 있다.

고려시대에 와서는 십이지상이 머리에 복잡하고 높은 관을 쓰고 치마와 바지를 입었거나, 여러 색의 넓은 소매옷을 입고 홀(忽)을 쥔 모습들을 하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석관(石棺)의 이면(裏面)이나 바깥에까지도 수수인신의 형상에 홀을 쥐고 있는 십이지상을 배치했다.

조선시대에는 능묘 호석에 나타났던 십이지상이 사라지는 대신 궁전 주위나 불화에 주로 사용했다. 경복궁 근정전 석축대 위에는 동서남북의 위치에만 자(子), 묘(卯), 오(午), 유(酉)의 십이지상이 세워져 있고, 조선 후기 불화를 보면 십이지 동물들이 약사여래의 권속으로 표현됐다.

저자는 세대에 세대를 이어 온 띠 동물의 이미지가 우리 잠재의식 속에 머물면서 자아의 내면세계를 형성한다고 보고 있다. 그 때문에 새해가 될 때마다 그 해의 운명과 개인의 운명을 띠라는 고리로 연결시키고, 결혼할 때 궁합을 본다는 것이다.

저자가 그 과정을 설명하는 방식은 재미있다. 우선 우리의 조상인 어떤 사람이 띠 동물의 타고난 형상과 습성을 개인의 운명과 성격에 결부시키게 되고 그것이 민간에 전승됐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후손들은 윗세대로부터 대대로 자신의 띠와 띠 동물을 관련시키는 말을 듣게 되면서 띠 동물의 특성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어른들로부터 전수된 띠 이미지는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의 경험과 지혜가 어우러진 것으로 집단무의식처럼 작동하다가 성장과 더불어 각 사람에게 내면화되고 자기화된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자신의 알 수 없는 성격이나 행동의 이유를 띠 동물에 기대어 찾음으로써 심리적 안정을 얻게 된다. 여기에 운명을 읽게 해 주는 열두 띠 동물의 의의가 있는 것이다. 12,000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