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순위 2위로 올라섰다. 2006년 이후 줄곧 대기업집단 3위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현대차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SK의 공정자산 규모는 약 271조원으로 현대차를 21조원 가량 앞섰다.
대기업집단 1위 삼성은 독주체제를 굳건히 했다. 2위인 SK보다 공정자산 규모가 200조원 가까이 많았다. 삼성의 공정자산 규모는 약 468조원이다. 그동안 대기업집단 2위 자리를 지켰던 현대차그룹은 공정자산 250조원으로 한 계단 내려갔다.
9일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1일 현재 소속 계열사들의 공정자산(작년 3분기 결산기준)을 합계해 대기업집단 순위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은 2494조9080억원으로 2020년 2336조4200억원 대비 158조4880억원(6.8%) 증가했다.
기업별로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였다. SK하이닉스는 64조710억원에서 75조4039억원으로 11조3329억원(17.7%) 증가했다. 인텔의 낸드사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및 실적성장으로 인한 잉여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다음으로 삼성전자가 11조200억원(4.8%) 증가해 뒤를 차지했다. 10조원 이상 공정자산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뿐이다.
뒤를 이어 △포스코(6조5586억원·11.5%) △HMM(6조4876억원·75.2%) △LG화학(4조3375억원·16.8%) △에메랄드에스피브이(3조5870억원·신규설립) △SK이노베이션(3조5023억원·19.8%) △네이버(3조2549억원·36.9%) △GS칼텍스(3조36억원·15.9%) △두산중공업(2조8790억원·25.8%) 순으로 공정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SK의 도약이다. SK는 작년 3분기 기준 공정자산 270조7470억원으로 2020년 239조5300억원보다 31조2170억원(13.0%) 증가하며 최초로 대기업집단 순위 2위에 등극했다. 종전 2위였던 현대차를 20조7330억원 앞서며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SK의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148개에서 176개로 28개 늘었다.
기업구조개편에 따라 한진·중흥그룹·호반그룹 등이 약진했다. 한진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공정자산이 33조6000억원에서 49조5230억원으로 15조9230억원(47.4%) 증가했다. 순위도 14위에서 12위로 두 계단 올랐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순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중흥그룹은 47위에서 21위로 26계단이나 상승했다. 공정자산은 작년 3분기 기준 19조8800억원으로 2020년 9조2070억원보다 10조6730억원(115.9%) 늘었다.
호반그룹 역시 대한전선 인수에 따라 37위에서 3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공정자산은 12조1630억원으로 2020년 10조6980억원에 비해 1조4650억원(13.7%) 증가했다.
국내 IT 기업의 대표주자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19조9520억원에서 25조4900억원으로 5조5380억원(27.8%) 증가했다. 순위는 18위에서 1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지난해 대기업집단 순위 22위였던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따라 공정자산이 3조596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에 인수되며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된다. LX는 LG에서 독립해 공정자산이 9조8740억원인 46위로 신규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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