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느낌표' 과연 괜찮은 프로그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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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느낌표' 과연 괜찮은 프로그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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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느낌표' 부정적 측면이 더 크다

"토요일 저녁, 온갖 오락 프로그램만 홍수처럼 넘쳐나는 가운데서도 MBC '느낌표'는 꽤 괜찮다는 평가라는 '오해'가 있다."

물론 건전한 오락, 건전한 교양을 강조하는 취지와 책을 읽어야한다는 국가적 관심사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측면, 그리고 '아시아, 아시아'라는 프로그램에서는 돈없는 외국인 노동자의 소원아닌 소원을 해결해 주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오해(?)로 인해 맹목적인 '느낌표' 시청하기를 조장하는 등 프로그램의 효용에 비견되지 못할 수단적인 측면만을 강조 혹은 왜곡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우선 '책을 읽자'라는 코너의 경우, 책의 선정 기준에 대한 경위 설명에 있어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없지 않다. 코너 내에 등장하는 '책교수님'이라는 탐라대학교 교수가 새로운 신간을 소개함으로서 혹시나 그의 입김이 크게 좌우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까지 한다.

더불어 최근 방송분(7월 12일)에서는 통판 20번째 느낌표 도서를 발표하였는데 그것은 한국 작가가 아닌 캐나다 작가에게로 눈을 돌렸다. 도서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 입장으로서 왈가왈부하기에는 한계가 없진 않으나, 한국의 도서 현실과 미래를 고려해 보았을 경우 외국의 작가를 소개하고 판매를 촉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이것은 판매 수익금을 기적의 도서관이라는 의욕적인 사업을 추진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차치하고서 설명하는 것이다).

한국 도서 가운데서도 청소년이 꼭 읽어야할 도서의 존재는 비교적 넓은 저변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공영방송(민영방송과의 구분은 애매모호한 것이 문화방송이다)의 청소년 시청 시간대에 애써 한국의 작품을 외면하는 것은 '느낌표'의 영향력을 고려해 보았을 때 재고해 보아야할 것이다. 20번째 도서까지 진행된 것은 대체로 청빈, 겸손, 공공적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내지는 작품이 실렸기 때문인데 납득할 만한 설명없이 최근의 도서를 외국도서로 선정한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아시아 아시아라는 코너에 관한 반론이다. 이번 방송분에서는 '건천'이라는 네팔 여성 노동자의 고향을 찾아가는 장면이 20여분 이상 방송된다. 하지만 네팔 도착에서부터 네팔의 빈민촌과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네팔 국민이 시청했을 경우 약간은 자존심 상할 정도의 장면들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네팔은 힌두교와 불교의 성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네팔인들은 고대의 유구한 문화유산등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또한 네팔 수도의 한 강변에 위치하고 있는 빈민가를 아무런 자막이나 양해없이 그대로 방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과연 네팔에는 잘 관리되지 않고 있는 문화재만 존재하는 것이고, 네팔에는 빈민 관리 대책이나 정책은 부재하는 것일까.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네팔이 한국에 비해 저개발 국가라는 암묵적 우위의식이 제작자와 진행자에게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선진 개발 국가에서 한국의 올바르지 못한 모습, 혹은 한국의 극단적 저개발 행태 등을 보도했을 경우 우리 국민 혹은 방송 당국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잣대에서 비롯된 보도 혹은 방송행태인지를 재고해 볼 필요있다.

그리고 지나친 '확대 포장'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 가운데 흔히 눈에 띄는 것이 다음 코너에 대한 홍보를 위해 '곧이어 대단한 출연자가 나타납니다. 기대하십시오'라는 문구가 화면의 절반을 채우고 성우에 의해 시청자에게 '채널 고정'을 강요하고 있다. 서울 외국인 소개소를 찾았을 때 역시 '곧 이어 깜짝 놀랄 게스트가 등장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화면이 몇 초간 정지되어 시청자로 하여금 당혹감을 금치 못하게 한다.

다음에 등장하는 인물은 인기 개그맨이었다. 과연 그 개그맨이 외국인 소개소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깜짝 놀랄만한 일인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오히려 개인적인 입장을 밝히자면 '왜 인기 개그맨이 한명 뿐일까, 그 개그맨 정도의 영향력이라면 그와 관계된 많은 인맥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을 자신의 활동에 포함시켜줄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의 당혹감으로서는 '다음주 예고' 부분에서 극을 달했다.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서 다음주에는 '청소년 여러분들이 반드시 시청해야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청와대의 영향력은 다른 어떤 국가기관에 비해 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강요받아야하는 것일까 하는 데에는 당혹감을 감출수가 없었다.

혹자는 느낌표와 같은 프로그램이 더 많이 신설되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문화적 상대주의를 인식하지 못한 오락 프로그램은 기존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데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작자와 진행자는 내용의 충실성과 공감대를 갖는 근거를 정확히 설명해줄 수 있는 의식의 전환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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