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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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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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경찰서 공공안녕정보경비계 김석민 경위 기고
횡성경찰서 공공안녕정보경비계 김석민경위
횡성경찰서 공공안녕정보경비계 김석민 경위

볕이 좋은 날, 공원 산책로를 따라 가벼운 나들이를 나선 가족들의 이야기 소리가 귀에 다정하게 들린다. 이제는 구경하기가 어렵지만 국민학교 시절 가을 소풍날이면 풀밭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수건돌리기 게임을 했었다. 규칙은 단순하고, 규칙만 잘 지키면 술래가 되든 아니든 소풍의 끝판왕 보물찾기 전까지 흥을 돋우며 기분 좋게 놀 수 있었다.

요즘 세간의 화제는 당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전 세계 83개국에서 모두 1위를 하고, 처음 17일간 전세계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을 했다. 그 드라마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같은 반가운 게임들이 나왔다. 그곳에도 규칙은 있다. 하지만 보물찾기처럼 공책과 연필, 운만 좋다면 받을 수 있는 이단 변신 필통이 아니라 돈과 목숨을 맞바꾸다 보니 폭력과 속임수, 배신을 사용하는 무리가 힘이 약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며 아수라장이 되어간다.

대한민국은 헌법에 따라 모든 국민에게 집회결사의 자유를 주었다. 그 적법한 자유를 보호·보장하기 위한 규칙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26가지 조항에 명시되어 있다.

집회는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지켜야 나의 권리와 이익이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얼마 전 열린 한 집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로 50인 이상의 집회가 금지되자 약 20개 장소에 49명씩 집회 신고를 하고, 집회 당일 신고내용을 무시하고 질서유지선과 펜스를 넘어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 1천명의 인원이 한 장소에 모였다. 다수의 힘을 이용해 규칙을 깨고, 정해진 절차와 단계를 무시해버리고, 목적으로 수단을 정당화시키려 할 때, 그 자리에 모인 집회참가자들 사이에 어쩌면 ‘나는 강하다, 우리가 이긴다’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막을 찢는 앰프의 소음에 손으로 귀를 막고 걸어가는 학생들, 불법점거된 도로에 갖혀 버린 버스 안 시민들의 초조한 눈길을 보았다면, 그런 생각은 곧 착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들의 주장처럼 불평등이 있다면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불법 또한 마찬가지는 아닐까? 집회시위 자체가 목적인 건 아닌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공감을 얻고, 그 공감을 기반으로 변화를 끌어 낼 수 있는 집회는 규칙을 지키며 평화적인 의사 표현이 전제가 된다. 집회를 통해 이루려는 목적, 권리와 가치가 서로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가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사회고, 우리는 그런 건강한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기를 원한다. ‘오징어 게임’에서 별 볼 일 없던 평범한 소시민이 게임과 함께 성장하면서, 마지막까지 사람에 대한 애정과 인간성을 지키려고 했기에 살아남았다. 힘과 폭력, 편법을 쓰던 이들은 결국 사라졌다. 그리고 주인공은 마지막에 이야기 한다.

“잘 들어. 나는 말이 아니야. 사람이야.”

겨울이 다가온다. 아직 볕이 좋을 때, 얘들에게 아빠가 예전에 했던 비석치기를 알려줄까.. 손으로 던지는 일단부터 떡장수처럼 머리에 비석을 이고가서 아래로 떨어뜨려 맞추는 마지막까지, 규칙을 차근차근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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