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춤춘 북 군인들, 정치범관리소行
스크롤 이동 상태바
BTS 춤춘 북 군인들, 정치범관리소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두산 답사 도중 체포…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엄벌
북한 여군들. 자료사진

북한 인민군의 백두산 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여름, 공군 및 반항공군사령부 직속 구분대 군인 3명이 방탄소년단(BTS)의 ‘피 땀 눈물’ 안무를 따라 췄다는 이유로 답사 도중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데일리NK가 25일 전했디.

이 사건은 2020년 8월 5일 밤 함경남도 속후역에서 발생했다. 백두산 답사에 나선 군인들을 태운 평양발 혜산행 열차가 정전으로 멈춰 선 차에 오락회가 진행됐는데, 여기서 이 군인 3명이 춤을 췄다가 별안간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답사 동행을 위해 기차에 타고 있던 총정치국 선전부 선전원과 보위국 과장은 이들의 춤을 보더니 속후역 보위소대를 불러 이 군인들을 끌어냈다. 당시에는 이들이 부대로 호송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후에 전해진 바로는 이들은 군 보위국에 넘겨졌다.

이들이 끌려간 이유는 “선열들의 혁명정신을 따라 배우러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으로 답사가는 도중에 퇴폐적인 남조선(한국) 춤을 흉내냈다”는 것, 즉 ‘부르죠아(부르주아) 날라리풍’에 물들었다는 것이었다.

붙잡힌 군인 3명은 군 생활과 훈련에서 모두 모범적인 군인들이었다. 그러나 군 보위국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된 6개월간의 예심 끝에 이들의 모든 정치적 명예와 공민적 권리를 박탈시키고 사회안전성 산하 개천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두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붙잡힐 때만 해도 6개월 노동연대 처벌이나 생활제대(불명예제대) 정도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예상을 완전히 비켜 간 강도 높은 처벌이었다.

이 군인들을 관리소에 보낸 군 보위국의 결정 근거는 이렇다.

우선 혁명의 성지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 과정에 일어난 퇴폐적인 반동사상문화 현상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더욱이 이 일이 다른 부대 군인들도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을 뿐만 아니라 총정치국과 보위국 간부가 직접 문제 삼아 사건 처리 결과가 엄중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군 보위국은 그 외 조사 과정에서의 군인들의 언행도 문제 삼았다. 이들이 ▲”남조선 춤인지 몰랐다”며 솔직하게 임하지 않은 점 ▲”부대 내에서 배웠다”, “입대 전 사회에서 남조선 춤이 유행해 따라 췄을 뿐이다”라는 등 진술이 엇갈리는 점 ▲”평상시 군중문화 오락시간에 췄을 때는 넘어갔는데, 이번에만 문제 삼느냐”며 항의하는 그릇된 인식과 태도를 보인 점 등이 참작됐다.

이렇듯 군 보위국은 이번 사건이 단순하게 넘길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군인들을 관리소에 보내기로 결론내렸다.

무엇보다 이 군인들이 예심을 받고 있던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제정되면서 이 일은 반동사상문화배격 질서 침해 범죄에 관한 군의 첫 본보기 사건으로 강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매체는 풀이했다.

이 일이 있고 난 뒤 군 내부에서는 “보위국은 어떻게 춤 동작만 보고 남조선의 노래 제목까지 정확하게 지적해 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군 보위국이 군인들의 춤을 보고 단번에 방탄소년단의 안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건 그들도 남한 영상물을 봤기 때문이 아니냐는 게 핵심이었다.

군 보위국은 실무 원칙에 따라 외부 영상을 일주일에 3시간씩 시청하기 때문에 큰 문제로 불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군 보위국은 인민군 백두산 답사 대열에서 반혁명분자를 색출해 낸 공로로 표창을 받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