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대학이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 조각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가 10일 전했다.
중국 톈안먼 시위를 추모하는 이 작품은 엉키고 뒤틀린 시신 수십 구의 모습을 묘사했다.
홍콩대는 이와 관련해 "최근 리스크 평가와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라고만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들어 홍콩 통치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톈안먼 시위'는 중국에서 강력하게 검열되는 주제다. 원래 홍콩에서는 매해 톈안먼 시위 기념일 추모 행사가 열렸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2020년부터 시위 금지 조치를 내렸다.
올해 초 민주화 운동가 9명에게는 금지한 2020년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6~10개월 사이의 징역형이 내려졌다.
덴마크 조각가 옌스 갤치옷이 작업한 '수치심의 기둥'은 24년 동안 홍콩 대학의 캠퍼스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 측은 연례행사를 조직했던 홍콩동맹에 13일까지 조각상을 없애 달라고 요청했다. 홍콩 동맹은 현재 해체됐다.
대학측은 또한 조각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캠퍼스에서 철거되지 않는다면 버려진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갤치옷 작가는 홍콩자유통신(HKFP)과의 인터뷰에서 홍콩동맹에 선물로 준 동상을 철거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4년 동안 그곳에 있었던 걸 일주일 만에 없애라는 지시는 공정하지 않다"라며 "너무 빨리 옮기면 작품이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89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은 개혁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몇 주 동안 광장에 진을 치고 시위를 이어갔지만, 6월 3일 군대가 진입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중국은 200명의 민간인과 보안요원이 사망했다고만 언급했을 뿐, 공식적으로 공개된 사망 기록은 없다. 목격자들과 외신 기자들은 이 수치가 3,0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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