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한 지 1년 4개월이 지난 가운데 경제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올해는 김정은 집권 이래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VOA가 4일 전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경제성장의 동력인 무역과 시장 활동의 위축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2017년 본격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 국경 봉쇄가 겹치면서 지난해 북한의 무역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올해 무역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극도로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브라운 교수는 지난해 보다 올해 경제난이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며 “한동안 기존에 수입한 물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갈되고, 이에 더해 무역업에 종사하던 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일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악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된다는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또 김정은 집권 기간 국영경제가 축소되는 와중에도 그나마 활발했던 장마당 중심의 사경제마저 지난해 국경이 봉쇄되고 수입이 중단되면서 위축됐다고 말했다.
식량 사정도 올해가 최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올해 식량 상황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에 가장 나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24만 t 감소한 440만 t에 그친 가운데 올해 식량 부족분은 최대 135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북한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권태진 원장은 올해 말까지 식량 사정이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5월 이후 계속 흐리고 비가 와 모내기가 늦어지고 생육에 지장이 있다면서, 올 가을 작황도 출발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국장은 “올해가 북한 주민들에게 상당한 고난의 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워츠 국장은 북한 장마당에서 지난 몇 달간 쌀 가격은 안정적이었지만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는 “쌀 보다는 옥수수를 주로 먹는 많은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다”고 말했다.
워츠 국장은 또 국경 봉쇄가 길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쓸 수 있는 현금 보유량도 줄고, 식량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미 어려웠던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매든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북한 특권층들이 북-중 국경 지대에서 금과 백금을 팔고 있다는 북한전문 매체들의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든 연구원은 북한 권력층을 연구하는 웹사이트 ‘노스 코리아 리더십 워치’를 운영하고 있다.
매든 연구원은 이런 소문이 사실이라면 특권층이 오랜 기간 비축했던 귀금속을 파는 것이거나, 보석에 접근이 가능한 최상위 계층이 거래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천40만 명의 북한 주민이 외부 지원을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도 지난 3월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을 식량 지원이 필요한 45개 나라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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