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통일모형이 한국형 통일모형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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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통일모형이 한국형 통일모형이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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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지 못한 산모의 젖으로는 두 자식 못 키워

 
   
  ^^^▲ 독일의 통일^^^  
 

참여정부의 통일 정책은 그 근거를 통일 독일에서 가져왔다. 통일 독일을 모델로 차용하여 세워진 통일론은 점진적 통일론에서 정점을 이루고 있다.

투자형 통일론, 평화적 통일론, 독일적 교육모델 등 참여정부가 채택한 대북포용정책의 기조에서 독일을 떼어 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최문성 교수는 “통일한국의 교육체제에 관한 일 고찰”에서 점진적 통일론을 전제로, 문용린 교수의 흡수형, 연방제형, 표준형으로 구별하면서 표준형을 가장 바람직한 모형으로 제시했다.

점진적 통일론이니, 투자형 통일론이니, 연방제형 통일론이니, 통일비용이니 등 청와대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는 모두 독일형 교육모델에서 차용해온 용어이다.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 시절에 연구되었으나 용어 사용에 있어 눈치를 보며 조심해왔던 연구내용이다. 이 연구 내용들이 노무현의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거침 없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중 가장 큰 문제이며 중대한 문제 두 가지는 의도적으로 삭제되었다. 첫째는 누진성의 원리이며 둘째는 상반된 체제의 문제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현실에서 독일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이 문제를 다루기 전에, 현재의 독일의 보편적인 문제와 갈등의 문제부터 살펴보자.

통일 독일은 동독과 통일이 되고 난 이후 이전에 번영했던 서독의 모습은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2차 대전 당시 U-Boat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독일의 과학과 제품은 세계 최고의 견고함과 내구성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통일 이후 독일제의 이미지와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급속히 추락했다. 세계시장은 벤츠 등 기존의 확실한 서독 제품에만 신뢰를 보낼 뿐, 중소기업에서 출시되는 독일 제품에 대해 냉정했다.

과거 쌍둥이 칼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의 주부들에게 사랑을 받던 쌍둥이 칼도 동독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가격은 떨어졌는데 구매력은 급속히 추락했다.

쌍둥이 칼은 얼음탄공기법을 적용하여 절삭력과 강도, 그리고 요리시에 나는 독특한 소리로 인해 전 세계의 주부들로 끊임 없는 사랑을 받아 왔다. 따라서 쌍둥이 칼이 세계 시장에서 외면을 받는다면 독일제품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뜻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서독이 동독을 흡수하면서 동독에 들인 공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정도로 애절했다. 무려 10년 동안 매년 1조 달러씩 10조 달러나 되는 돈을 동독 발전에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독의 사정은 현재 20%대의 실업률에 머물러 있고, 통일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1%대에 머물고 있다. 원인은 공산주의의 가치관에 물들어 있는 동독인들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체제로 50년이 지나는 어간에 자유나 시장경제원리 등의 용어는 부르주아 사상으로 단죄를 받아 용어의 사용 자체가 금기시 되었다. 용어조차도 사용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로 인한 가치관은 전혀 생성될 수가 없게 되어 있는 것 아닌가.

결국 서독은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동독인들의 가치관 교육부터 새로 시작해야 했다. 그러나 최고의 공산주의자로 길러진 공산주의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거대한 벽에 부딪쳐 난항만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해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 동독 공산주의자나 교육을 하는 서독당국이나 서로 반발과 불평만 터져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 무슨 재주로 교육이 되겠는가. 50년 동안이나 단절된 두 개의 사상체계에서 같은 생각이 나올 수는 없다.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동독은 50여 년 동안 공산주의 사상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사상교육에 치중해 왔다. 사상적 출신 성분과 충성도에 따라 순차별로 국가의 고위직에 중용되어 지도층이 되었다.

이 기간 중에 상대적으로 창조적인 사고방식과 경제관은 도태되고 말았다. 그 상태로 수십 년이 지났다. 결국 현재에 와서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고 말았다. 경제와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창조적인 사고방식은 붕괴되고 말았다.

구소련의 경우를 보라. 구소련이 무너진 직접적인 원인은 두 가지였다. 사상으로는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없다는 경제문제가 첫 번째요, 사상으로는 빵을 빌어 먹을 수도 없다는 외교적 고립이 두 번째 원인이었다.

이 두 가지 중대한 원인은 그대로 동독의 가장 큰 문제였고 현재까지 모든 공산주의 국가가 겪고 있는 가장 큰 딜렘마이다. 북한도 예외 없이 이 문제에 걸려 있다.

충성도와 사상을 가지고는 경제가 창출되지 못하는데 굶어 죽어가면서 사상과 충성도를 최고의 가치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독일의 경우와 같이 공산주의 체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동시에 공존하는 형태로 통일이 이루어질 때 나타난다.

서독의 경우 서독인 한 가정이 동독인 한 가정을 책임지겠다는 각오와 역사적인 소명의식까지 부여하여 숭고한 책임으로 떠맡았으나 벌써 10여 년 동안 매년 1조 달러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음에도 동독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동독인과 서독인이 한 국가 안에서 공존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독이라는 빈곤계층을 아무런 조건 없이 끌어 안음으로 해서 국가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은 우선적으로 동독이라는 빈곤계층에 투입되었다. 이로 인해 성장 동력은 급격히 소실되면서 양쪽 국민은 갈등의 요인을 해결하지 못한 채로 침륜의 늪에 빠져 들어가게 되었다.

그것이 아무리 통일비용이니 동포애적인 측면에서 감당해야 할 거룩한 책임이니 해도 깨진 독에 물붓기이다. 때문에 서독인은 통일증후군에 시달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도대체 앞으로 몇 년 동안이나 더 쏟아 부어야 할지 그리고 과연 원하는 대로의 변화를 이끌어낼지에 대하여 그 누구도 예측을 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역사학자는 하나의 역사를 중심으로 하나의 문화권이 토착화 되어 생산을 일으킬 수 있으려면 3대는 가야 생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본다.

2대 까지는 토착화 되는 것이고 3대째 부터 생산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한 세대를 20년으로 볼 때, 60년 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끔찍하게도 앞으로 50년간 매년 1조 달러씩을 동독에 퍼부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해서 동독과 서독의 수평이 맞아진다면 그 수평의 질은 대체 어떻게 나타날까. 경제학의 대가인 사무엘슨(P.A. Samuelson) 이 경고한 ‘누진성의 위험’이 바로 이것이다.

반대로 동독인은 동독인대로 통일이 되면 그날부터 서독인과 동일한 삶의 질과 풍요를 기대했으나 조금 나아졌다는 것 외에 얻은 것은 없다.

대신 정부를 잃었고 전혀 다른 교육 환경과 살벌한 시장경쟁체제로 내몰리고 있다는 절박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돈이 없으면 그 어느 것도 자신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가혹한 현실과 돈에 따라 사람의 가치도 평가를 받는다는 자유경쟁체제에 대한 당혹감은, 당장에 현실적으로 적응되지 못하기 때문에 절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출신성분과 사상만으로 출세를 보장 받았던 동독의 기득권자들은 통일 전, 좋았던 동독시절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다.

결국 양쪽 다 왜 통일을 했느냐는 원론적인 불만만 증폭되고 있다. 이로서 통일 독일은 체제의 문제는 돈으로 해결되지 못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겼다.

젖이 충분하지 못한 산모는 두 자식을 키울 수 없다. 젖을 동냥해서 키우지 않는 한 두 자식을 키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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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자 2007-10-16 00:40:24
국민에겐 독일식 통일을 한다고 하였으나 월남식 공산화식으로
과정 거치고 있는중이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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