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일, 개인전 ‘바람이 지나는 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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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일, 개인전 ‘바람이 지나는 길’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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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일, 바람이 지나는 길, 2020 / 고득용기자 [dukyong15@naver.com] ⓒ뉴스타운
김건일, 바람이 지나는 길, 2020 / 고득용기자 [dukyong15@naver.com] ⓒ뉴스타운

화이트블럭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9년 동안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국내 작가 16명에게 작업실을 지원했다. 이후 2018년부터는 천안시 광덕면에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을 개관해 16명의 작가에게 2년간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작업 환경 마련에 그치지 않고,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입주 이후 지속해서 활동하는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을 지원한다. 2019년 한재석 작가에 이어, 올해는 2017~2018년 4기 입주작가로 활동한 김건일 작가를 초대해 개인전을 개최한다.

회화 작가 김건일의 개인전 《바람이 지나는 길》이 2020년 9월 5일부터 10월 11일까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열린다.

WHO에서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을 선포한 지 6개월에 접어들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사회 각지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 중이다. 첨단 방역 개발과 일상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쏟아지는 가운데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판 뉴딜’ 청사진이 발표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고용 위기 극복이 주된 관심사인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전통 매체를 다루는 예술 작품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IT 및 온라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뉴 노멀’로 도래하는 오늘날에도 누군가는 묵묵히 가던 길을 간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은 이러한 시기에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예술 창작의 본질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 김건일에 주목한다.

《바람이 지나는 길》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펜데믹 상황에 움츠린 감각을 깨워보길 바라며 기획한 전시다. 전시명에 담긴 ‘바람’은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김건일의 마음 동향을 드러낸다. 작가노트를 빌어 김건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몇 년 전부터 작품에 여유를 두기 시작했다. 단박에 그리기보다는 시차를 두고 호흡을 고르며 세상과 작품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 나갔다. 쫓기듯 열심히 그리는 것보다 작품을 통해 ‘자유’를 경험하는 게 궁극적으로 더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의 내러티브를 어떻게 전개할지에 고심하던 습관은 잠시 미뤄뒀다. 결과물에 집착하는 대신, 작업 과정의 즐거움과 창작자로서의 ‘진심’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유화로 숲을 표현해온 김건일은 지금까지 빽빽하고 울창한 숲을 그려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숲 풍경에서는 비교적 여백이 눈에 띈다. 캔버스를 온통 초록의 빼곡한 잎사귀나 나무로 채우는 대신, 신작에서는 바람으로 휜 나뭇가지, 흐르는 물길 따위가 강조된다. 그동안 김건일이 그린 숲 그림에는 다양한 의미가 숨어있었다. 따라서 서사와 개념, 작업 기법을 알면 작가의 숲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회화를 대하고 작업 과정을 마주하는 데 있어 한결 편해졌다고 밝히는 작가의 태도 때문일까? 작년부터 그가 그려온 숲은 그 자체로 바라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김건일은 “바람은 때로는 따스하게, 때로는 차갑게 다가와 매번 나의 다른 감각을 일깨운다.”라며 최근 보이지 않는 대상을 감각할 때 느끼는 자극에 주목한다. 자유로운 바람이 일으키는 마음의 동향에 집중해 보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완벽하게 채우고 마감한 숲 그림보다, 여백이 있고 재료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연스러운 숲의 풍경에 주목할 만하다.

전시는 김건일 작가의 회화와 설치 작업뿐만 아니라 향, 그리고 시가 함께한다. 전시장에는 작가의 작업을 보고 영감을 받아 만든 향이 가득하다. 허브와 테라피를 연구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도 하는 공간, ‘모호한곳(Moho Space)’이 김건일 작가의 이번 출품작을 떠올리며 숲을 연상시키는 여덟 가지 허브 에센셜 오일을 섞어 이번 전시만을 위한 향을 개발했다.

시인 고우리는 김건일 작가의 숲을 떠올리며 시를 창작했다. 작가가 바람을 통해 느낀 마음을 캔버스에 시각화한다면, 향은 숲에 부는 바람을 상상하며 후각을 자극한다. 시는 푸른 숲을 문자로 천천히 짚어 보길 시도한다. “창작자로서의 진심을 되찾고 싶다”고 말하는 김건일 작가의 마음을 따라 숲을 표현한 그림과 향, 그리고 시를 음미하며, 우리에게 곁을 주지 않았던 올해 여름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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