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기존 아베 정치’ 전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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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기존 아베 정치’ 전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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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타초’는 일본 정치의 1번지라는 곳으로 일본 정치의 중심이며, 일반 당원을 배제하고 의원들끼리만 모여 총재를 선출한다는 논리이다. 이럴 경우, 당 내에서 세력이 큰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거의 확실시되며, 따라서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 배제되는 악영향이 있다.(사진 : NHK화면 캡처)
‘나가타초’는 일본 정치의 1번지라는 곳으로 일본 정치의 중심이며, 일반 당원을 배제하고 의원들끼리만 모여 총재를 선출한다는 논리이다. 이럴 경우, 당 내에서 세력이 큰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거의 확실시되며, 따라서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 배제되는 악영향이 있다.(사진 : NHK화면 캡처)

전쟁이 가능한 일본 만들기에 온 힘을 써왔지만 끝내 건강상의 이유로 자신의 2기 임기 20219월을 약 1년 앞두고 도중하차했다. ‘아름다운 일본이 곧 전쟁이 가능한 일본으로 묘사될 만큼 일본 민족주의, 극우주의에 함몰된 것으로 보이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828일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관저에서 사라졌다.

물론 새로운 총리가 선임될 까지는 총리직을 대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이제 어디까지나 공식 총리는 아니다. 새 자민당 총재가 선출되기까지는 약 2주일 정도 걸리는 모양이다. 자만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관행이다. 아베가 사라지면 일본 극우정치가 사라지는가? 총리 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을 보면 오히려 더 강력한 극우성향의 인물도 있다.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로 아베 총리가 사임을 한 이유라고 밝혔다. 건강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므로 총리직 사임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전쟁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는 이른바 평화헌법 9조를 뜯어 고쳐 전쟁 가능한 일본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인 아베이다. 그는 헌법을 무시할 정도로 거침없는 행보를 해온 아베가 사라지게 돼 일본 정치가 아베 정치를 전환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아베는 28일 퇴임 발표 기자회견에서 “8월 초순 궤양성 대장염의 재발이 확인되었고, 국민들이 맡긴 책임을 자신 있게 감당할 수 없게 된 이상, 총리 자리에 계속 앉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112월에 정권에 복귀한 아베 총리는 201911, 1차 내각과 합친 통산 재직일수가 헌정사상 최장이 되고, 2020824일에는 제 2차 내각 이후의 연속 재직일수도 자기 삼촌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전 총리의 2,798일을 넘어 사상 최장 기록을 갱신했다.

집권 자민당 총재로서의 임기는 20219월까지 이며, 따라서 총리로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으로 야심차게 일본부흥을 목표로 내걸었던 도쿄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2021년으로 연기됨에 따라, 멋지게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마치고 임기를 채운 후 떠날고 싶었을 것이다.

아베 스스로 아베노믹스(Abenomics)'라고 부른 경제회생 대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물건너 갔을 뿐만 아니라 일본 국민들의 신망까지 상당히 사라져버렸다. 그의 전후 외교의 총결산이라는 이름의 북방 영토 반환이나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도 조금도 진전이 없었다. 그는 1차 내각에 이은 이번 두 번째 사퇴의 계기가 건강 문제여서 통한의 극치라고 표현했다.

어찌됐던 이번 아베의 퇴진으로 아베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전환할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은 일본 정치에 호기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일본 내 건전한 시민 사회와 이웃국가들이 좋아할 만한 일본 정치, 외교정책이 나올만한 일본 정치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아베 총리는 지난 78개월이라는 2기 임기 동안, 특정비밀보호법, 카지노 해금법, 공모죄의 취지를 담은 개정 조직범죄 처벌법 등, 국론을 양분하는 법률을, 국민이나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순차적으로 성립시켜 왔다. 아베의 뚝심이 돋보이는 일들이다. 그 뚝심이 국민들에게는 크나 큰 상처일 뿐이었다.

또 역대 일본 내각들이 위헌으로 규정해온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아베 내각의 판단으로 용인, 다른 나라끼리의 전쟁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보장 관련법도 통과시켰다.

아베 내각은 헌법을 무시하는 일본 유일의 1강 정권이었다. 1야당인 민주당도 있지만 힘을 쓸 수 있는 정당이 못된다. 자민당의 압도적이고 장기적인 집권은 오만의 극치, 극도의 제국주의의 부활 양상 등 이웃국가들을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나아가 헌법 53조에 근거한 임시국회 소집 요구도 거부해 오는 등 자만, 오만의 정치를 해왔다는 게 일본 극우세력을 제외한 건전한 시민사회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는 임시국회를 소집하지 않았고, 2017년은 소집 요구를 3개월 이상 방치했으며, 소집일에 중의원을 오히려 해산시켜버렸고, 2020년 신종 코로나와 폭우에 대한 국회의 대응이 요구되는데도 소집을 거부했다. 한마디로 민생 정치는 방치된 셈이다.

누구보다도 한 나라의 지도자는 무엇보다도 헌법을 존중하고 옹호해야 할 입장에 있는 아베는 전쟁 가능한 일본 만들기용 개헌을 주장하는 등, 헌법조차도 장난감처럼 만지작거리는 행태를 보였다.

자민당이라는 장기 정권은 아베 1이라는 정치 상황을 낳았고, 여당 의원들과 관료들 사이에는 아베를 사랑하는, 아베의 측근들로 가득 찬 일종의 아베들의 행진정권이라 말할 수 있다. 헐값 국유지 매각이 문제로 부각됐던 모리모토 학원(森友学園)파동에서 관료기구의 수장으로 군림해온 재무 관료가 공문서를 위조에 손을 대기까지 했다. 아베 정권은 이렇게 무소불위(無所不爲)정권이었다.

또 아베 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가계학원대학(加計学園大学) 수의대 신설 의혹과 공적인 행사인 벚꽃맞이 모임()의 개인화 문제도 ‘1강 아베 정치의 폐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법무 관료의 불법 도박 마작이나 재무 차관의 여기자 성추행 등 아베 정권 아래 통치기구의 고질병(malaise)이라 할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도 낳았다. 아베를 잇는 후임 총리는 이 같은 아베의 정권의 이른바 적폐 청산이 과연 가능해질까?

현재 포스트 아베(Post-Abe)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등이 출사표를 던지고, 아베 정권을 계속 지탱해온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물망이 오르고 있다.

당 총재 선거는 일반적으로 임기가 만료될 경우 일반 당원을 포함한 선거가 되지만, 중도 사퇴 등 긴급을 요할 때에는 국회의원과 지방대표가 참의원, 중의원 양원 의원 총회에서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국회의원들의 표의 비중이 무거워 나가타초 논리(永田町論理)”에 따른 총재 선출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일본 언론의 관측이기도 하다.

나가타초는 일본 정치의 1번지라는 곳으로 일본 정치의 중심이며, 일반 당원을 배제하고 의원들끼리만 모여 총재를 선출한다는 논리이다. 이럴 경우, 당 내에서 세력이 큰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거의 확실시되며, 따라서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인물이 배제되는 악영향이 있다.

일부 일본의 진보 성향의 언론은 아베 총리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되거나 국민의 뜻과 동떨어진 총재 선출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문하고 촉구하면서, “가능한 국민에 가까운 당원들의 뜻이 반영되는 총재 선거가 돼야 하며, 당내 유력인사들의 논의에 의한 선출 따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문이 과연 현실화될지는 과거 일본의 정치 행태로 보아 낙관적인 생각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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