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 선보인 극단 76의 연극 <엔드게임>이 다시 돌아온다. 부조리극의 대표작가인 사무엘 베케트의 57년 작품인 이 작품은 바깥세상과 단절된 네 사람이 관념적이고 가학적인 유희를 반복하며 권태를 보내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대의 문제를 실험적인 무대로 풀어낸 연출가 기국서와 배우 기주봉이 관객모독 이후 오랜만에 신작으로 다시 만났다.
2020년에 만나는 연극 <엔드게임>은 그 어느때보다 부조리한 현실을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오늘과 가까이 다가올 암울한 미래를 예감하게 만든다.
연극 <엔드게임>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인 <고도를 기다리며>의 연장선에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반복되고 분절된 대사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은 여전히 난해하고 무겁지만 연출가와 배우, 관객을 매료시키는 부조리 연극의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이기도 하다.
'엔드게임'의 프랑스어 원제는 '승부의 종말Fin de partie'이나 최종장, 게임의 종말 등으로 번역되어 왔다. 지난해 극단76의 무대에서는 작가 사무엘 베케트가 영어제목으로 썼던 'End game'을 선택하였다.
극단 노을의 예술감독이기도 한 오세곤 교수는 이 작품을 번역하면서 원작의 어감과 사무엘 베케트가 남겨둔 다중적 의미를 최대한 한국적으로 표현하였다. 연출가 기국서는 초연에 이어 재연에서도 사무엘 베케트의 무거운 부조리를 보다 유쾌하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특히 극단76에서 함께 작업해온 배우 기주봉과 박윤석의 투입으로 전작과는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해졌다.
연극 <엔드게임>은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에 신체가 구속된 채 공연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독설을 간직한 독재자이지만 의자(혹은 휠체어)에 갇힌 '햄'역할에 출연하는 기주봉과 다리를 저는 연기를 해야하는 '클로그'역의 박윤석 그리고 늙은 부부로 등장하는 배우 정재진과 임지수 모두 갇히고 유폐된 역할이다. 한국 연극계를 이끌어가는 관록의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사무엘 베케트의 어려운 연극도 한결 흥미롭고 유쾌하게 만들었다.
극단 76단의 연극 <엔드게임>은 9월 1일부터 9월 6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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