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진공업국을 향하여(34)
[특집] 중진공업국을 향하여(34)
  • 오원철 박사
  • 승인 2007.07.18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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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장. 기계공업의 태동(자동차) - 23

 
   
  ^^^▲ 일생을 바쳐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룩하신 故 박정희 대통령
ⓒ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
 
 

필리핀과 한국 자동차 공업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보기로 한다.

1990년 10월 기아의 김선홍(金善弘) 회장은 필리핀의 아키노 대통령을 예방했다.

기아는 그때 필리핀과 KD에 의한 자동차 수출을 교섭하고 있었다.

정부와의 교섭은 거의 완결되었는데, 필리핀의 상공장관(콘셉숀 씨)이 김 회장에게 "아키노 대통령의 결심만 남았는데, 아키노 대통령이 '하필이면 한국 자동차냐?' 하며 망설이고 있으니, 김 회장이 직접 설득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김 회장이 대통령에게 "각하! 저는 1970년도에 필리핀의 자동차공업을 시찰하러 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공업은 한국보다 필리핀이 앞서 있었습니다."하고 설명을 시작하자 아키노 대통령은 "그렇다면 우리나라(필리핀)가 한국보다 뒤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하고 되물었다.

"한국에서는 일감을 모아주기 위해 자동차공장을 3개 이상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은 동석하였던 상공장관에게 물었다.

"필리핀에는 몇 개 공장이 있소?"

"9개 회사가 있습니다."

콘셉숀 장관이 큰 잘못이라도 한 듯 작은 소리로 대답하는 바람에 상공부 장관의 신세를 지고 있는 김 회장은 몹시 미안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계속 설명했다.

"각하! 자동차공업은 한국의 예와 같이 단계별로 육성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단계별로 육성하려면 자동차 선진국(미국이나 일본)보다는 한국의 경험과 수준이 필리핀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민차를 제정해서 모델 변경도 자주하지 않는 정책을 쓰는 것이, 필리핀으로서는 좋은 정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필리핀의 국민차가 생겨났다. 기아의 프라이드가 그 원형이다. 기아에서는 KD로 프라이드車 부속품을 수출하게 되었다. 1990년에 2,393대(972.6만 달러), 1991년 4,333대(1,608.2만 달러)가 수출되었다. 1991년 필리핀의 승용차 수요는 26,000대였다. 그중 소형 승용차(국민차)의 수요가 5,400대이고, 기아가 수출한 대수가 4,333대이니, 필리핀의 소형차 수요의 80%에 해당된다. 1992년부터는 필리핀의 외화보유 고갈로 자동차(KD 포함) 수입이 격감하였다가 1993년 이후 다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하간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공업은 필리핀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들 나라와 선의의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흐뭇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동차공업에 정열을 쏟아온 상관, 고생한 동료, 자동차회사와 부품회사의 여러분 그리고 독자 여러분과 그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자랑스러운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자동차공업과 방위산업

군용자동차는 군용장비 중 중요한 분야를 차지한다. 따라서 군용차량 제조업체는 방위산업체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자동차부품 중에는 1/100mm 정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이들 자동차 부품생산업체 중에는 창원(昌原)기계공업기지에 입주해서 자동차부품을 제조하는 동시에 방산품(防産品)도 생산하는 업체가 많다. 이들도 방위산업체이다. 이들 방산업체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컸다. 작업물량, 자금지원 면에서도 혜택이 있었는데, 특히 정밀가공기술에 대한 지원과 정밀가공사에 대한 인적지원이 컸다.

결국 자동차공업의 수준이 급격히 향상하는데 있어 때마침 불어닥친 방위산업에 대한 국가적 육성시책이 큰 효험을 주었다는 뜻이다. 또한 방위산업과 자동차공업을 선도 업종으로 하는 기계공업이 급속히 발전하는데는 남북관계의 긴장이라는 안보상의 문제가 큰 작용을 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註: 「군용자동차 생산」에 대해서는 본 홈페이지 Q/A 참조).

1970년 6월 5일 서해 5도 부근에서 우리 해군의 방송선의 피랍사건이 발생하자, 박 대통령은 이를 북한의 전쟁도발 행위로 보고 김학렬 부총리에게 방위산업 육성을 지시했다. 김 부총리는 방위산업의 모체는 기계공업이라는 인식 하에 「4大 핵공장」건설을 추진하게 된다.

일방 상공부의 테크노크라트들은, 기계공업이라는 것은 공장 몇 개를 건설했다고 해서 육성되는 것은 아니고

① 「기계시설」외에도 「제품개발능력」과 「가공능력」이 필수적임으로 이들 3자(者)를 한 시스템(System)으로 생각해서 육성해야 한다. 즉 「제품개발 기술자와 1/100mm를 가공할 수 있는 기능사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② 기계공업을 구성하는 모든 기초업종이 집단적으로 발달되어야만 정착할 수 있는 특수분야이다.

③ 우리나라와 같은 후진국이 기계공업을 육성하자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창출이다.

이상과 같이 인식한 상공부의 테크노크라트들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공업」을 기계공업육성의 선도업종으로 택하고 총력을 경주하게 된 것이다.

제9장에 등장하는 주역(主役)은 국가원수와 공무원과 기업체였다. 제9장에서는 이들 주역의 역할이 어떠한 것이었으며 어떻게 책임을 완수했는가에 대해서 설명했다.

① 국가원수는 모름지기 Strong Leadership을 가진 Good Leader 이어야 한다.

② 공무원은 부과된 임무에 대해서 실행 가능한 최상의 정책을 수립해야 하며, 이를 집행하는데 있어서는 어떠한 난관도 돌파해야 한다.

③ 기업체(기업가)는 국가정책에 순응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노력할 때만 비로소 그들이 바라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④ 즉 국가원수, 공무원 그리고 기업체는 일치 단결해야만 국가경제를 건설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조선공업 육성」에 대해서 설명한다. 여기서도 똑같은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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