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후보 | ||
홍준표 의원은 지난 2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마지막 경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상상을 초월한 대 히트를 쳐서 시청자나 방청객들에게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과거에 대운하를 찬성하지 않았냐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질문에 홍준표 의원은 “그때 (2005년 당시) 서울 시장 나가려고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그때야 시장되려고 시장님(당시 시장 이명박)한테 잘 보이려고 그랬겠지”라는 대답이 바로 임기응변성 히트 작품의 실체다.
홍준표 의원의 토론전개에 대하여 상당한 매력을 느꼈고, 또 가장 유능하고 확고한 정책비전에 대한 신념을 지니고 있다고 느껴왔던 필자로서는 이번 토론을 보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하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다.
만약 서울시장 선거 때 홍준표 의원이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에 이미 찬성 발언을 해 놓고, 근자에 이루어진 네 번에 걸친 정책토론회에서 계속 이명박 전 시장의 대운하를 물고 늘어지며 반대했다면, 이는 홍준표 의원이 솔직하다는 평가 이전에 이중적 잣대라는 관점에서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만약 2005년도에 대운하에 대한 분석이 찬성이라고 공개적으로 표현을 했으나, 후일 연구 검토해보니 논리적으로나 학리적으로 대운하 찬성이 잘 못된 판단이었다고 홍준표 의원이 인식했다면, 그것을 수정 보완 충전하여 원숙한 논리와 학리로서 대운하를 정정당당하게 반대했었어야 하고, 그래야만 멋들어지고 솔직한 지도자 자질의 단면으로 높이 인정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기본적 자질은 당연히 솔직해야 됨이 우선이겠고, 더불어 정책에 대한 일관되고 확고한 비전과 신념이 전재되어 있어야 한다.
시장이 되기 위해서 당시 시장한테 잘 보이려고 맘에도 없는 운하 찬성을 했다고 말하는 솔직한 홍준표 의원의 화법전개는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정책토론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꼭 아름답게 만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2005년 시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마음속으로는 반대하면서, 겉으로는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이는 이명박 전 시장만을 속인 것이 아니라, 서울시민을 속였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는 대운하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대하면서, 겉으로는 상반된 표현을 하고 있다면, 이는 솔직함보다는 오히려 이중성이라는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논리전개는 토론문화의 적(敵)이다. 그것은 현란한 말의 향연일 뿐이기 때문이다. 일관성 없는 정책 판단이나 비전은 지도자로서 매우 유의해야 할 민감한 부분에 속한다.
시사토론장도 아니고, 더더욱이 대학교 총학생회장을 뽑는 정견발표장도 아닌 거대 야당의 대통령 경선 예비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앞서 얘기한 웃지 못 할 문답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본인도 이완되어 폭소는 지었지만, 과연 폭소로서만 넘어갈 단순한 해프닝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되었다.
경선예비후보의 언행은 곧 한나라당의 수준을 웅변적으로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다.
자유언론인협회장.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사무총장·대변인. 인터넷타임즈 발행인 양영태 (전 서울대초빙교수.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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