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비판 대열에 강준만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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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비판 대열에 강준만까지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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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손상대의 5분 논평]
강준만 교수. STYLER TV 캡처.
강준만 교수. STYLER TV 캡처.

오늘로서 4.15 총선이 일주일 남았다. 여론조사는 연일 범여권 띄우기에 정신이 없지만 민심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여론 조사를 하길래 민심과는 동 떨어진 결과들이 나오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래도 이번 선거 끝나면 우파 쪽에서도 여론조사 기관 하나 정도는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기자 출신이라 민심의 동향을 많이 살피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인데 키피숍에 가나, 식당을 가나, 택시를 타나,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본다.

“요즘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면 열에 일곱 정도는 “요즘 너무 힘들다” “진짜 못 살겠다” 정도는 노래고, 심지어 욕설을 퍼붓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인데, 하여간 여론조사는 당나라 사람들을 조사하는지 발표하는 것을 보면 영 딴판이다.

그래서 오늘 오전 얘기는 좌파 진영의 대표적 스피커들의 공방전을 한번 훑어볼까 한다. 이건 솔직히 돈 주고도 못 만들어 내는 장면들이 좌파 진영에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우파 정당들이 주워 먹지를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쉽게 말하면 적진에 적잖은 내분 같은 것이 일어나면 그것을 교묘히 잘 이용해, 싸움은 붙이고 열매만 따 먹으면 되는데, 우파 정당들에는 이런 전략이 없는 것 같다.

한마디로 좌파진영을 제대로 안 살핀다는 것이다. 그저 좌파들이 공격하면 지레 겁먹고 내 사람 자르기만 하고 있으니 심히 걱정이 된다. 물론 선거를 이기겠다는 발로이겠지만 좀 뒷맛이 씁쓸하다.

좋다. 어떤 경우가 됐건 선거를 이기고 봐야 한다. 지고나면 아무리 변명한들 다 필요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기고 싶은 것이 선거라면 우파 정당들은 먼저 몇 가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 있다.

이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사전선거, 재외국민 투표, 군인들의 투표, 지역구 투표지 분류할 전자 개표기는 당연히 사람들을 붙여서라도 주도면밀하게 감시해야 한다.

여기에다 좌파진영의 자중지란 같은 것도 잘 봐야 한다. 좌파들끼리 싸우는 곳에 어쩌면 좌파들의 아킬레스건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내가 들려드리는 몇가지 공격용 멘트들을 들어 보시고 누가 누구를 공격하는 것인지 잘 한번 판단해보시기 바란다.

“그(문재인 대통령)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최소한의 상도덕마저 지키지 않았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유시민은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있었던) 1984년 9월의 세상에 갇혀 있다” “‘어용 시민’으로 칭하는 이들은 진보언론마저 ‘어용’이 될 것을 요구했다” “유시민은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조직 보위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언뜻 듣기에 우파 인사가 문재인과 유시민을 공격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니다. 바로 좌파 지식인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문재인과 유시민, 그리고 강성 좌파 지지층을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좌파진영에서 문재인을 실명비판하고, 앞뒤 없이 여우 때처럼 달려드는 이른바 ‘문빠’ ‘대깨문’같은 강성 지지층이 가져온 폐해를 적나라하게 지적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 것이다.

좌파 진영에서 강준만 하면 진중권, 유시민 정도 되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문재인과 유시민, 대깨문을 실명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러니까. 깅준만도 친문 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할말을 하는 사람이다”고 보지만 지금이 선거 막바지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친문 비판 대열에 이런 사람이 합류한 것은 좌파 진영으로 볼 때는 큰 손실인 것이다.

여러분도 아다시피 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등이 친문 비판 대열에 나섰는데 중량급 좌파인사가 합류한 것으로 보면 된다.

이건 단순한 것이 아니다. 좌파 진영의 위선을 강하게 질타하는,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의 ‘진영 비판’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좌파진영의 표 떨어지는 소리인 것이다.

강준만은 7일 출간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는 책에서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문재인이 생각을 바꾸지 않자, 지지자들은 ‘조국 사태’를 ‘문재인 사태’로 인식하고 문재인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희대의 ‘국론 분열 전쟁’에 참전한 것”이라며 “조국이 사퇴했지만, 문재인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제2차 국론 분열 전쟁의 불씨를 던졌다.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준만은 또 유시민에 대해서는 “그(유 이사장)는 자신의 한마디로 KBS 사장마저 벌벌 떨게 만들고, JTBC마저 조국 사태 정국에서 ‘어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재인 지지자들의 적으로 전락시킬 정도”라며 “유시민이 타고난 달변으로 분열과 증오 대신 관용과 화합을 외치면서 진보적 개혁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전도사로 활약했다면, 한국의 정치 지평 자체가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공격했다.

강 교수는 특히 “유시민은 아직도 ‘서울대학교 프락치 사건’이 일어났던 1984년 9월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민주화가 이루어질 대로 이루어진 오늘날에도 유시민은 그 시절의 선명한 선악 이분법의 사고틀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아는 분은 알겠지만 서울대 프락치 사건은 전두환 정권 때인 1984년 9월 서울대 학생들이 학교 내에 있던 타 학교 학생 및 민간인 4명을 정보기관 프락치(첩자)로 오인해 감금하고 물고문·폭행 등을 가한 사건이다.

유시민은 당시 이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았고, 이때 쓴 ‘항소이유서’가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유시민의 이런 행동이 마치 민주화 투사로 알려졌는데 내가 뉴스타운 대표로 있을 때 당시 이들에게 폭행을 당한 서울시청 공무원이 이 문제를 폭로해 유시민이 화들짝 놀라게 했던 생각이 난다.

강준만 교수가 말하는 “1980년대의 운동권을 지배했던 사고 가운데 ‘조직 보위론’이란 게 있다”고 했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에서 보위하기 위해 내부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조직 밖에 알려서는 안 된다는 논리라는 것인데 이건 아마 강성 좌파 진영에는 아직도 그대로 잔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나 까기 달인’ 진중권에게 묻는다. 당신이 이 전 판사에 대해 비판한 것을 미래통합당 김 후보가 공보물에 이렇게 써먹고 있다. 지난 이야기지만 탄탄대로 법원 엘리트 코스를 버리고 공익 제보한 사람이 왜 공당의 인재 영입 대상이 될 수 없는가. 당신이 이 후보를 깐 탓에 통합당 김 후보만 신났다.”

누가 진중권을 까는 것이겠는가. 경기 용인정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김범수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이 지역에 출마한 판사 출신 이탄희 후보를 겨냥해 공보물 11번째 장에 진중권 교수의 사진과 함께 “정치 판사가 왜 필요합니까”라는 문구를 넣은 것에 대해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이 진중권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탄희 후보가 2017년 대법원이 판사들 뒷조사를 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공개 제기한 후,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이자 진중권이 “공익제보를 의원자리와 엿 바꿔 먹는 분”이라고 비판한 것을 미래통합당 김범수 후보가 공보물에 그대로 인쇄해버린 것이다.

다시 설명하면 선대인 소장이 진중권을 비판한 것은 “진중권이 이탄희를 비판하는 말을 했기 때문에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것”임을 비난한 것이다.

선 소장은 화가 많이 났는지 “사법개혁의 초석을 놓은 이 후보를 당신이 마구 까댄 덕에 김 후보가 당선되기를 원하는 것인가”라며 “그게 아니라면 제발 그 더러운 입 이제 다물고 당신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반성 좀 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내가 보기에는 어차피 진중권을 대놓고 비난 할 거면 좀 더 세게 퍼부어서 진중권이 맞받아 칠 정도로 해야지 손 소장 당신 비판이 좀 약했다.

이건 누구 말인지 한번 맞춰 보기 바란다.

“가지가지 한다. 남매끼리 결혼한다는 발상도 황당하지만, 누가 아버지에게 주례를 봐달라고 하나.”

이게 뭔 말이냐 하면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제작했다고 알려진 온라인 포스터가 공개됐는데 이걸 비판한 것이다.

해당 포스터에 적힌 문구를 보면 주례자는 문재인 선생님, 결혼 장소는 국회의사당이며, 날짜는 총선 날짜인 4월15일로 돼 있고, ‘더불어 결혼해요’, ‘더민주 그리고 더시민’이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다.

바로 이 포스트를 보고 진중권이 비판을 한 것입니다.

진중권은 “옛날에 용한 무속인을 찾아가는 방송이 있었다. 얼마나 용한지 시험하러 두 남녀를 들여보내 궁합을 보게 했다. 그런데 그 무속인이 크게 노하며 '두 사람은 결혼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닌데?'라고 말했다”면서 “두 남녀는 실은 남매지간이었다”라는 표현으로 해당 푸스트를 비꼬았다.

이뿐만 아니다. 또 하나 보자.

“그분은 우리 제보자분도 말씀하셨지만 좀 편찮으신 분이니까 제가 그것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심지어 무슨 여권이라고 말은 하면서 또 배후에는 제가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 그 의도가 있는 것 같더라. 좀 하여튼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분인 것 같다.”

누구 말인지 모를 것이다. 이건 진중권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MBC의 검언 유착 의혹 보도에 대해 ‘여권발 세팅’이라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진중권을 비판한 것이다.

이건 좀 지켜봐야 하는 것이 진중권의 요즘을 보면 그냥 안 넘어가는 스타일인데 아마 조만간 역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나 더 보겠다.

“그(이철 전 대표)가 사기 치고 다니는 데에 유시민을 비롯한 친노 인사들이 줄줄이 들러리로 동원된 건 사실 아닌가. 이 비싼 분들이 설마 무료봉사를 했겠나. 이철은 무려 7000억짜리 사기 범죄로 징역 14년을 받은 사람이다. 한 마디로 사람들 속이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사기꾼”

이건 유시민이가 이철 밸류인 베스트먼트 코리아 전 대표에게 받은 강연료에 대해 진중권이 유시민을 공격한 것이다.

유시민은 이 강연료 논란에 대해 “한 시간에 30만 원씩 60만 원 줬다고 이철 씨 지인 대리인이 얘기했던데, 저도 사실 그거 몰랐다. 제가 사업자 등록이 돼 있어서 직원이 있다. 그때 얼마 받았느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직원 기억으로는 70만 원이었다고 그러더라”고 해명한다.

이철 밸류인 베스트먼트 코리아 전 대표는 금융사기죄로 수감 중인 전 신라젠 대주주다. 그는 최근 대리인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장과 종편 방송 기자간 유착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보자.

“기자가 협박을 하네요. (협박하지 마시고) 공익에 관련된 내용이라면, 당연히 공개를 해야 합니다. 그걸 들고 다른 언론사랑 지저분하게 흥정을 하려고 드느냐”

이건 미래통합당의 ‘n번방 관련 성명’을 다룬 것과 관련 김어준이가 심상찮다며 음모론을 제기하자 진중권은 “친여 매체 소속 기자가 보수 매체 사주 관련 언급을 했다”며 이를 ‘여차하면 다 공개하겠으니 가만히 있으라’는 흥정으로 판단하며 비판한 것이다.

보수 매체 사주 관련 언급은 MBC 기자가 조선일보 사주를 거론한 것과 관련한 것으로 보인다.

진중권은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와 채널A기자의 접촉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던 지 모씨를 ‘사기꾼’이라며 MBC 방송사를 향해 보수 매체와 흥정할 요량이 아니라면 녹취록을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나는 오늘 살펴 본 이전투구 중에 강준만 교수의 문재인 유시민 비판을 상당히 의미 있게 판단한다.

강준만 교수는 지방에 있지만 <김대중 죽이기> 〈김영삼 이데올로기〉, 〈전라도 죽이기〉, 〈서울대의 나라〉등의 집필은 물론, 각종언론에 칼럼들을 게재하며 일반 대중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자, 좌파진영에서는 진중권처럼 말께나 하는 인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진중권 교수와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임미리 고려대 교수 등에 이어 강준만 교수까지 친문 비판 대열에 합류한 것은 통합당으로서는 큰 호재를 만난 것이다.

이 얘기를 그냥 10대, 20대, 30에게 들려주고, 이 사람들이 왜 문재인과 유시민, 대깨문들을 비판하는지 생각해보라 하면 중도는 물론 좌파진영의 표까지 몰아 올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강준만 교수는 전라도 지역의 교수다. 지금 민주당은 물론 범여권이 전라도 지역을 공략하고 있는데 이것을 전라도 지역에 제대로만 각인시키면 전라도 표심까지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우파의 최대 홍보물 아니겠는가. 우파가 좌파를 비판하는 것도 아닌, 좌파가 좌파를 공격하는 것 이거도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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