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신지식인(新知識人)'이라면서 전문성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노무현 대통령도 참여정부 출범 초기 '뉴 브레인'을 구축하면서 전문성을 우선 순위에 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인체 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외침을 들어보자. 특별히 요도(尿道)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시대의 흐름에 맞장구를 치며 '여성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하니. 요도는 입으로 들어간 물[水]의 시체[尸]인 요(尿)가 실려 나오는 근육성 관(管)이다.
요컨대 요도의 주장은 이렇다. 여성의 요도는 오직 소변만을 위한 것이나, 남성의 그것은 소변과 정액, 죽음과 생명에게 제 길을 내준다는 것. 다시 말해 여성의 요도는 전문화돼 있으나, 남성의 요도는 아직까지 팔방미인의 길을 걷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대를 제대로 읽고 있는 요도를 가진 여성이 주도권을 가질 때가 왔다는 것. 남성들이여, 어떤가? 일리가 있지 않은가.
실제로 여성과 남성의 요도는 분명히 다르다. 우선 길이를 재보면 여성의 요도가 평균 3㎝로, 남성의 20㎝보다 훨씬 짧다. 이와 함께 요도염(尿道炎)과 방광염(膀胱炎)의 유병률(有病率)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남성의 요도는 음경 속에 길게 들어있어 요도염을 일으키는 균이 성행위를 통해 쉽게 침범한다. 임질(淋疾)이나 비임균성(非淋菌性) 요도염 등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 짧은 여성의 요도는 이에 대해 강하다.
하지만 여성의 요도는 세균을 방광으로 쉽사리 옮겨 방광염을 자주 감염시킨다. 남성은 방광염에 대해선 비교적 자유롭다. 세균의 침입이 긴 요도에서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남성의 요도를 좀더 가까이 들여다보기로 하자. 20㎝의 길이를 자랑하는 남성의 요도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전립선 요도(3㎝)와 막양부 요도(2㎝), 음경 요도(15㎝)가 그것.
전립선 요도는 전립선에 싸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 요도 가운데 가장 굵다. 임무는 정액과 소변의 길을 터주는 것. 전립선에서 나온 관과 정액이 흘러나오는 관의 구멍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막양부 요도. 요도 가운데 가장 짧고 가장 좁다. 골반 안에는 요도를 꽉 붙들어 매는 격막(膈膜)이 있는데, 이 격막을 관통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 특히 괄약근(括約筋)을 갖고 있어 소변을 의도적으로 멈출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한다.
음경 요도는 길이가 최장. 하지만 임무는 배수로 역할이 고작이다. 그럼에도 성행위를 할 때, 상승된 혈압으로 단단해진 음경 덕에 여성의 질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행운을 잡는다. 이 대목에서 어째 불공평한 느낌이 든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건만 여행이라니.
아무튼 반이 훌쩍 지나가버린 올해지만 여러 모로 여성이 기를 펼 수 있는 분위기가 짙어지는 것 같다. 부드러움의 상징인 양의 해에다, 적극적인 여성 정책을 펼치겠다는 새 정부의 의욕이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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