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부가 운영하는 국립현충원의 메인화면. 참배객을 맞는 첫 화면부터가 '에러'다. | ||
2003년 6월 25일 새벽 4시. 새벽 잠에서 깨어 잠시 들어가본 국립현충원 사이트는 온통 '에러' 화면 투성이다. 새벽 4시면 야간에 해당하므로 그럴 수도 있겠거니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편치 않다.
아무리 야간이고 그래서 관리자가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수 없는 시각이라도 그렇지.. 국방부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가 어떻게 이렇게 온통 에러 화면을 뿌려댈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오늘은 바로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난 바로 그날, 6월 25일이 아닌가? 오늘과 같은 뜻깊은 날에 이런 모습이라면, 평소 이 사이트가 어떻게 운영되어 왔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엊그제는 국가 안보의 책무를 비밀리에 수행하는 국정원 간부들이 줄줄이 서서 인터넷에 얼굴을 공개하더니, 하필 6.25전쟁이 일어난 오늘은 국방부서 운영하는 국립현충원 사이트가 참배객마저 받지 않겠다는 모양새로 '에러'를 내보내고 있으니.. '안보 의식에 문제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결코 근거없다는 말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일이겠다.
국가 안보는 군대만으로 이루어내는 게 아니다. 국정원과 같은 정보 조직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나라에 대한 국민의 애국 충정이 마음 속으로부터 우러나올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비밀을 생명으로 하는 자가 자신의 얼굴을 인터넷에 버젓이 공개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이가 죽어서도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하는 나라라면, 그런 나라에 애국 충정을 다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단순히 홈페이지 운영자의 실수이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사소하다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는 이 문제가 결코 허투로 여겨지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관계당국의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 할 일이다.
▲ 국립현충원 묘소 위패 찾기 화면 | ||
▲ 국립현충원 사이버참배 화면 | ||
▲ 국립현충원 게시판 화면. 게시판까지 '에러'로 장식되어 하소연할 데도 없이 만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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