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대규모 시위와 경제 위기
레바논, 대규모 시위와 경제 위기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9.11.11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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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사 등에 무거운 등짐 진 듯, 대규모 채무에 압박 받는 경제
- 종파 우선의 부패정치
- 암흑시대로의 회귀 우려
시위 참가자들은 레바논 정부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의 각료가 단 1명이라도 잔류할 경우 실망을 불러올 것이 분명해 보이는 레바논 정국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레바논 정부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의 각료가 단 1명이라도 잔류할 경우 실망을 불러올 것이 분명해 보이는 레바논 정국이다.

레바논 정세가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레바논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수도 베이루트와 기타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에 의한 혼란이 확산되면서, 사드 하리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미 위기 빠져든 레바논 경제는 총리의 사의 표명과 함께 신뢰감마저 흔들리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의 분노는 1975~1990년 사이의 내전 이래 국가를 지배하고 있던 종파주의 (宗派主義, sectarianism) 정치인들의 부패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종파주의란 특정 집단 내부에서 발생한 하위집단들 사이의 우열관계가 차별이나 증오로써 표출되는 것을 뜻한다.

* 곱사 등에 무거운 등짐 진 듯, 대규모 채무에 압박받는 경제

레바논은 수출할 수 있는 제조 상품들이 거의 없는 국가들로, 수출은 거의 없고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국가이다. 비효율성, 낭비, 비리가 원인으로 채무 부담은 세계 최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0년 전의 경우 연 8~9%의 고도성장을 지속했으나, 시리아 내전, 중동 전역의 혼란, 해외로부터의 자본 유입의 감소 등에 따라 레바논 경제 성장은 급격한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1~2%정도 성장을 하는 듯하더니, 2019년 들어서는 성장이 멈춰선 제로 성장의 늪에 빠져 들었다.

국내총생산(GDP)550억 달러인데 비해 국가 채무는 GDP의 약 150%8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외화 조달원이 적은 레바논은 해외 이주자들로부터 국내 송금에 의해 수입대금이나 재정적자의 보충을 지속으로 해왔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 환류는 감속세를 보이면서, 달러 부족상황을 초래, 레바논 파운드는 최근 몇 달 동안 형성된 암시장(Black Market)에서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레바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지출의 대부분은 채무 변제와 비대해진 관공서의 경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레바논 인프라는 매우 허술한 상태이며, 거의 매일 같이 정전이 발생하고, 비용이 비싼 민간 발전으로 겨우 정전 사태의 일부를 메우고 있다. 또 국가의 휴대전화 요금은 상다잏 비싼 편이다.

35세 미만의 실업률은 무려 37%에 이르고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적자 억제를 위한 개혁의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정부는 그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수방관만하고 있다는 외신들의 전언이다.

* 종파 우선의 부패정치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은 정치엘리트 층이 사업과 정치를 연결하는 이른바 정경유착(政經癒着)과 연고주의(緣故主義, nepotism)를 통해 종파주의 패거리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단 한명의 막강한 힘을 가진 통치자가 강권을 휘두르는 수많은 아랍 국가들과는 달리 레바논은 다양한 종파를 대표하는 많은 지도자나 정당이 혼재되어 있다. 레바논에는 할당제 국민의회는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거의 반반, 총리는 이슬람교 수니파, 대통령은 기독교 말론파, 국민의회 의장은 이슬람교 시아파로 구성되어 있는 등 종파 간에 나눠먹는 정치체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레바논식 정치체제는 권력에 있어서 계급제를 항구화해 국가보다는 스스로의 이익을 우선하는 정치인들의 행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종파 간의 할당제이다. 반정부 시위자들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며, 현 정치 지도층을 구성하고 있는 엘리트층들을 배제하라는 요구이며, 제도 자체도 개혁을 하라는 빗발치는 요구가 레바논 정가를 뒤흔들고 있다.

레바논은 분단된 정치체제 때문에 외국의 간섭을 받기 쉬웠고,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국내 위기를 부추켜 왔다.

시리아군이 레바논에서 철퇴한 2005년 이래로 레바논의 정치 분쟁은 대부분 이란이 지지하는 시아파 조직 헤즈볼라와 미국과 걸프 아랍제국 연합이 지원하는 세력과의 대립을 반영하고 있다.

* 암흑시대로의 회귀 우려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의 지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 시위자들의 요구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레바논 정부 당국이 이들의 요구에 답을 내놓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리리 총리가 처음 내놓은 대책안이라는 것은 시위자들에 의해 일거에 묵살됐다.

사드 하리리 총리 등 지도자들은 현재 밀실에서 새로운 정부 수립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 새로운 내각 가운데 최소한 일부라도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개혁을 수행할 수 있는 실무자로 내세운다는 것이 제 1안이다.

그러나 하리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 1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오리무중 상태이다. 현재 연립정부를 수립하는 데에도 9개월 의 협의가 필요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레바논 정부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의 각료가 단 1명이라도 잔류할 경우 실망을 불러올 것이 분명해 보이는 레바논 정국이다.

레바논 파운드가 대폭으로 평가절하 되는 등 경제 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경우, 사회 혼란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30년 전 내전 당시와 같은 암흑시대로의 회귀를 두려워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보다 온건한 시나리오는 새로운 내각이 신속하게 구성되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나 사우디아라비아 또는 카타를 등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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