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열차에 올라 탄 레바논
실패 열차에 올라 탄 레바논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0.08.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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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레바논에 원조와 지원뿐 아니라 지난 8월 4일 베이루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폭발, 다시 말해 태만, 무능, 부패와 이득 챙기기를 통해 실패한 국가의 자국민 학살 사실을 인정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지도록 하는 것이 레바논을 진정으로 지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사진 : 유튜브)
국제사회는 레바논에 원조와 지원뿐 아니라 지난 8월 4일 베이루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폭발, 다시 말해 태만, 무능, 부패와 이득 챙기기를 통해 실패한 국가의 자국민 학살 사실을 인정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지도록 하는 것이 레바논을 진정으로 지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사진 : 유튜브)

미증유의 대재앙이라 할 정도의 레바논의 베이루트의 대폭발을 한 날, 20084(현지시각), 레바논은 실패의 레일 위에 올라탔다. 태만, 부패, 정치에 있어서 종교적 이익의 철저한 배분 등, 이른바 지도 그룹의 부패에 따른 실패한 레바논이 자국 수도를 파괴하고, 자국민을 죽음으로 몰았다.

중동의 파리라 불빌 정도의 베이루트를 강타한 대규모의 폭발 참상은 레바논에 최악의 악몽을 넘어서는 것이다. 레바논 당국자들이 지난 20139월부터 베이루트 항구에 질산암모늄(ammonium nitrate) 2,750톤을 부적절하게 보관했지만, 관리부실에 따른 이번 폭발로 최소 157명이 사망하고 5,0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베이루트 변두리에서도 그 폭발로 건물과 유리창이 깨지는 등 도시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으로 엄청난 충격을 TV화면을 보여주었다.

베이루트는 엄청난 잿더미에서 어떻게 일어날지 아는 도시이다. 베이루트는 5000년 역사 동안 일곱 번이나 파괴되고 재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베이루트는 대재앙에서 다시 당당하게 일어서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의 대재앙은 과거의 어떤 전쟁, 침략, 지진보다도 더 잊혀 질 수 없는 참극을 낳았다. 적대적인 외부세력이나 자연재해가 아니라 이른바 레바논의 지배 엘리트들, 철저하게 같은 이득을 챙기는 지도부 세력들에 의해 발생되었기 때문이다.

7년 전인 20139월 베이루트 항구에 버려진 이후 민간 항구에 무분별하게 방치된 이 가연성 물질의 폭발을 촉발시킨 원인이 아직 구체적이고 완전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용접작업을 하다 불똥이 질산암모늄에 튀어 대규모 폭발로 이어진 것이라는 8일 현재 보도가 있을 뿐이다. 자연재해와 대조적으로 인재(人災)라고 한다. 사람에 의한 사고라는 것이다. 베이루트 폭발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데 문제의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알려질 대로 잘 알려진 레바논은 국가 기관의 부패와 무능, 태만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문화와 뿌리 깊은 연관이 있는 치명적인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베이루트 항구는 레바논 정부의 실질적인 감독 없이 기능을 해왔다. 관세청과 베이루트 항만청이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과 통하는 현상이다.

관세청은 1935년 출생의 현재 나이 86세인 미셸 아운(Michel Aoun) 대통령의 충신들이 장악하고 있는 반면 항만청은 사드 하리리(Saad Hariri) 전 총리의 충성파 관료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이 두 세력은 모두 기술적으로는 레바논이라는 정부의 감독을 받지만, 실제로는 종파 지도자나 그들을 보호하는 단체에게만 보고한다. 이러한 행태는 다른 모든 레바논 당국과 기관들처럼 어떠한 공식적인 위계질서나 의회의 통제를 벗어나 있다. 레바논이라는 한 지붕 아래 탐욕적인 올망졸망한 여러 토후세력들이 일정지역을 나누어 통치하는 형식이다.

레바논 정부의 태만과 부패를 조사하는데 있어 최악의 기록을 볼 때, 정의와는 거리가 아주 먼 뜻한 레바논 국가 최고위층이 레바논 국민들의 비극에 기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닐 수 없다.

이번 베이루트 폭발은 레바논의 오랜 낙후된 경제, 취약한 정치적 현상, 국제적 위상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정부가 이번 폭발로 집을 잃은 30만 명의 이재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폭발사고 여파로 기초 물자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이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어느 누구보다 먼저 레바논을 방문, 사태를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레바논은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원금이나 물품은 부패한 정부에 전달하지 않고 피해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말 했다.

일부 국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현재의 레바논 정부를 몰아내 달라고 부탁까지 할 정도로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황이다.

그러한 레바논이 결국 회복과 재건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기존의 국내외 부채에 더해질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레바논 정부는 외국 원조에 훨씬 더 의존하게 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협상 입지를 더욱 더 약화시킬 것이다. 이 기회를 프랑스가 치고 들어온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외교 정책에 대한 레바논의 기존 분열은 심화될 것이며, 경쟁 정치 단체들은 베이루트가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대외 원조를 요청해야 하지만, 그 요청 대상을 놓고 이들 세력들은 또 한 번 굿판을 벌일 것이다.

미국, 프랑스, 이란은 이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고 있으며, 레바논의 일부에서는 이미 베이루트 항구를 재건하기 위해 중국을 초청하는 아이디어를 즐기는 정치단체들이 있다. 이란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는 착취원조와 착취경제의 대명사 시진핑의 중국도 눈독이 가는 대목일 것이다.

폭발로 인한 참화와 대중의 분노는 레바논에 외세들의 참여 증가를 뜻하기도 하며, 이럴 경우 레바논 정부를 더욱 약화시키고 기존의 국내 정치적 긴장에 더 큰 불을 붙일 것이다. 하산 디아브(Hassan Diab)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은 이 폭발을 사드 하리리 전 총리의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하리리(Saad Hariri)는 드루즈파(Druze)의 지도자 왈리드 줌블랫(Walid Jumblatt)과 팀을 이뤄 레바논 정부와 대통령직을 상대로 캠페인을 벌일 수도 있다. 한편 레바논의 부패한 정치체제의 또 다른 주요 당사자인 헤즈볼라(Hezbollah : 이슬람 시아파의 과격 정파 조직, ‘신의 당이라는 뜻)는 레바논에서 영향력을 종전대로 유지하기 위해 이러한 긴장을 관리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오늘날 레바논 국민들은 전례 없는 비극에 직면해 있다. 파괴적인 경제 붕괴를 경험하고, 한정된 자원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Pandemic)을 막으려고 노력한다지만, 그들은 이제 부상자들을 치료해야하고, 수도와 주요 항구를 재건해야 하는 엄청난 과제에 직면해 있다.

레바논 국민들은 지금 의심할 여지없이 국제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이 비극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레바논의 지배 엘리트 집단들은 또 다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탐욕이 작동할 땐 레바논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는 게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아랍 센터의 조 마카롱펠로우는 말하고, “또 그들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국제적인 원조를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는 구명조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원조물자 등은 지배 엘리트층에 주지 않고 피해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하겠다는 말은 레바논의 이 같이 부패하고 무능한 지도층 집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레바논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했던 프랑스는 레바논에 대한 정보가 상당하겠지만, 다른 국가들은 단순히 이번 베이루트 폭발을 인도주의적 위기로만 보는 시선을 보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레바논을 잘 아는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이러한 대재앙으로 이끌어온 레바논 지도부들에게 레바논의 앞으로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아가 대대적인 개혁이라는 조건을 달아 지원을 하지 않을 경우, 레바논 국민들만 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

무고한 레바논 국민들의 힘을 얻어 부패한 레바논 지재 엘리트층이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게 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들을 과거처럼 또 다른 다양한 부패의 숲에서 놀아날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원조 경로를 거치지 않고 레바논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에 원조와 지원뿐 아니라 지난 84일 베이루트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폭발, 다시 말해 태만, 무능, 부패와 이득 챙기기를 통해 실패한 국가의 자국민 학살 사실을 인정하도록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철저히 지도록 하는 것이 레바논을 진정으로 지원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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