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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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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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두려운 그대를 위해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이 지구인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고, 실험을 위해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고, 실험의 결과에 따라서는 인류를 소멸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한 평범한 사나이 ‘병구’ 가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병적인 절박감에 휩싸여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지구를 지키자’를 보면서 나는 왠지 무슨 ‘메시지’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고통이 인간의 공격적 유전자를 약화시킬 수 있는가를 알아보려는 안드레메다 인의 실험대상이 되어 성장기를 온통 고통만을 받으며 살아오던 ‘병태’가 우연히 외계인의 그 무서운 음모를 알게 된 이후, 지구를 지키기 위해 벌여가는 때로는 엽기적이고 때로는 눈물겨운 노력을 모습을 보면서, 나는 머리 한 구석에서 줄곧 약간 지능이 모자라는 것 같은 주인공이 뿜어내는 저런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번쩍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해답. 그것은 바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랬다. 주인공은 자신이 어려서부터 받아온 온갖 괴로움을 ‘지구를 지켜야 한다’ 는 대승적 목적으로 승화시킴으로서, 단신으로 외계의 음모에 맞서서 그토록 절박하게 혼신의 힘을 다한 사투를 벌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문, ‘왜 병태보다 한결 정상적으로 보이는 대부분의 우리들은 그토록 에너지에 넘친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것일까.’ 단지 우리가 정상적이기 때문일까. 우리가 보통사람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우리들 대부분이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삶이 의미롭지 않다는 사실에 지치고, 절망한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다함께 한번 미쳐보는 것은 어떨까?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그렇다. 지구는 꼭 ‘병태’ 나 ‘독수리 오형제’가 지켜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세상에는 아직도 할일이 많고, 아직도 내가 손을 뻗치면 무언가 조그만 도움이 될만한 여기저기에 널려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할 수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구를 지키자’의 주인공 ‘병태’처럼 삶의 열정에 충만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쩌면 한번 미쳐보는 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지 않을까. 정말 미치기는 힘들다면 ‘미친척하고’ 이제껏 미치거나 특별한 사람들이나 한다고 여겨왔던 일들에, 밥을 벌어먹고 사는 일에 별 보탬이 되지 않는 ‘돈 되지 않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하는’ 일에 한번 푹 빠져본다면, 그것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지 않을까? 그것으로 얼마간의 삶의 보람과 의미를 느낄 수 있다면!

아침.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피곤한 손길, 지친 얼굴, 피곤한 발걸음... 그런 것들을 생기롭고, 의욕에 찬 것으로 바꾸어 볼 수는 없을까? 피곤한 몸을 누이고 잠간의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도 멈추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씩 내 곁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하루의 지겨운 삶이, 더 이상 내 삶을 갉아먹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삶을 보람에 충만한 것으로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그래서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려지는 그런 밤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다. 나는 그 유명한 영화 ‘지구를 지키자’를 뒤늦게 보는 중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텔레파시’처럼 갑자기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메시지의 내용은 ‘나 스스로가 지구를 지키는 용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도 계속되는 별 의미없는 삶에서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고, 무언가 탈출할 통로를 찾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이제부턴 더 이상 삶의 피로에서 비켜갈 생각만 하지 말자. 지구를 향해 서서히 뻗쳐오는 그 못된 마수에서 우리의 소중한 공동체, 우리의 소중한 사회, 우리의 소종한 나라를 지켜내는 독수리 오형제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차피 삭아져 가는 인생이 아닌가. 무언가에 진정으로 전념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구원이 아닐까.

그렇다. 우리 모두 지구를 지키는 용사가 되자. 삶의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안드로메다에서 날라 온 것일지도 모르는 삶의 독소들을 청소해내는 사회의 청소부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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