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제 선택해야 한다
문재인, 이제 선택해야 한다
  • 손상대 대기자
  • 승인 2019.04.1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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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손상대의 5분 논평]

이 정부 들어서 가장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보·경제·인사 등등 뭐 문제가 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정말 외교는 이제는 왜 하는 것인지 이유를 모르겠다.

김정은은 계속해서 세계를 대상으로 대사기극을 펼치려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사기가 통하지 않자 이제는 ‘자력갱생’이라는 대북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검은 속마음을 들어내기 시작하고, 미국은 북한이 완전하게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북제재에 대한 완화는 절대 없다는 완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문재인은 계속해서 ‘우리 정은이만’ 외치고 있으니 세계가 우리를 어떻게 볼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 상황에서 북한은 한 발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내세우면 김정은을 제외한 모든 북한 최고 지휘부 대부분을 물갈이하는 인사를 감행했다.

이번 물갈이 된 인사를 보면 ‘자력 갱생’을 25차례나 강조하면서 당 핵심부에 경제·군수 관료를 대거 발탁했다고 한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말도 잘 지어낸다. ‘굿 이너프 딜’이라는 영변 핵시설 폐기 이상의 상당한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부분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도 기가 막힌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참모진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창피하다.

분명 김정은은 문재인과의 정상회담 때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을 폭파하는 쇼를 보여주고서는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았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핵시설만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다시는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도록 핵시설을 포함한 핵시설, 핵인력, 핵물질 등을 완전히 폐기하고 계속해서 감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비핵화가 아닐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점진적 비핵화라는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우리가 북한에게 속은 게 어디 한두 번인가?

사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미국이 오히려 ‘빅딜’ 즉, 완전한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미·북간의 ‘스몰딜’ 즉, 지금 우리가 주장하는 ‘굿 이너프 딜’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점진적 비핵화이다.

생각해 보라.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으면 가장 위험하고 위협이 되는 것이 미국인가? 우리인가?

사실 미국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이다.

미국은 ‘ICBM’을 폐기하고 다시 못 만들게 하면 북한의 핵 위협은 미국으로서는 지금만큼이나 걱정되는 부분은 아니다.

하노이 회담을 할 때도 우리 측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도 미국이 북한과 ‘ICBM’만을 폐기한 채 점진적으로 대북 제재를 완화해주는 ‘스몰딜’을 할까봐 걱정했다.

그러나 막상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 측은 ‘완전한 비핵화’ 즉, ‘빅딜’을 제안했고, 북한은 예상을 못 했는지 보자마자 김영철이 ‘지금 뭐하자는 거냐?’라고 화까지 낼 정도이니 북한이 얼마나 핵 포기 의지가 없는 것인지를 볼 수 있던 장면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이 모습만 보더라도 그리고 지금은 김정은의 ‘자력 갱생’의 발언만 보더라도, 북한이 얼마나 대북 제재에 대해서 큰 부담과 어려움을 안고 있는지 볼 수 있으며 이것만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수 있는 방법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점진적인 대북 제재를 주장하고 있으니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정말 청와대에서 목적이 있었다면 국민들에게 한·미 간의 북 비핵화를 둘러싼 쟁점마다 두 나라가 정상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한 회담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진짜 이 정부 외교 거의 마이너스다. 이번 정상회담의 시간은 2시간 남짓이다. 사실 비핵화 한가지 주제만 가지고도 결론을 낼 수 없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사실 두 정상이 밤새 회담을 할 수는 없다. 그러기 때문에 실무진들을 두고 그 실무진들이 각 국의 의견을 나누고 그 과정 속에서 협상하고 두 정상은 그 협상 내용을 큰 틀에서 합의 하는 것이 정상회담 아닌가?

외교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나도 이 과정이 외교의 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과연 그런 모습들을 보였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보면 이런 모습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건 분명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모습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그동안 언론에 자신들의 입장을 계속해서 보여주었고, 이는 뉴스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 미국에 문재인이 갔다고 미국이 입장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나? 그러면 외교 실무진이 왜 있는 것인가?

청와대는 문재인이 이 실무진들보다 더 외교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이러니 나만 아니라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목적을 전혀 모르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봤을 때도 청와대는 분명 정신을 차리고 북한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런데 청와대 하는 말 들였나? “하노이 정상 회담 이후 제기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대화의 모멘텀을 살리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청와대는 국민에게 알려달라. 도대체 어떤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어떤 대화의 모멘텀을 구체적으로 되살렸는지에 대해서 알려달라.

이번 정상회담 직후 오히려 국민들은 이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 더 의문을 갖고, 더 걱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 불확실성 하나는 제거했다. 한·미간의 입장 차를 제대로 봤다. 그런데 이게 문재인이 비행기까지 타고 가면서 미국으로 가서 확인을 해야 할 사항이었는지 대해서 그 어떤 국민이 잘했다고 할지는 청와대 스스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니 이 정부가 쇼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국내 정치에 쇼가 통한다고 생각해서 미국에까지 가서 쇼를 하면 우리 국민들과 미국 정부에게 그 쇼가 통한다고 생각한 것인가?

날이 가면 갈수록 그 쇼가 정말 쇼 그 자체로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도 이제 알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미 간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미국에까지 가는 쇼만 계속한다면 우리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우리 스스로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청와대로 영변시설 해체와 대북 제재 완화를 맞바꿔 미·북 협상을 재개한다는 정부의 구상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이것을 인정함이 바로 제대로 안보·외교를 수행할 수 있는 출발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정부의 모습을 보면 인정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대북관까지 의심받고 있는 김연철을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 강행하고 더 나아가 이 정부는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나진 특구 등 북한 전 지역으로 역외가공 적용 범위를 넓혀서 북한의 수출 확대를 지원하려는 로드맵까지 마련을 한 것을 보면 말이다.

청와대는 인지해야 한다. 현재 북한은 우리에게 큰 위험이라는 점을 말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위험국가라는 점을 말이다.

현재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이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대북제대의 구멍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이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정부는 인지해야 한다.

아니 쉽지 않은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각 국의 정상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 하나에게 ‘완전한 비핵화 없이는 대북 제재 완화는 절대 없다’고 설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방법 아닌가?

제발 청와대는 인정하고 그 바탕으로 좀 더 인정하고 수행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정말 국민들만을 위한 길이다.

상황은 이런데 김정은은 12일 최고인민회의 14기 1차 회의 둘째 날 시정연설을 통해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나라의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계속 진지하고 인내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한다.

김정은 앞으로 계속해서 남한을 쪼을 것이다. 자신들의 비핵화는 숨긴 채 김 문재인에게만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의 실질적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을 보면 뻔하다.

김정은은 문재인에게 “미국의 강경 대북 접근법 바꾸려 노력해 달라” “남북 정상 합의 실질 이행으로 정세 돌파해라”는 두 가지 주문을 한다.

김정은은 “미국은 남조선 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 합의 이행을 저들의 대조선 제재 압박 정책에 복종시키려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난한다.

그리고는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여야 한다”면서 문재인까지 씹어댄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을 향해 “미국의 시대착오적인 오만과 적대시 정책을 근원적으로 청산하지 않고서는 북남관계 진전이나 평화번영의 그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때늦기 전에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며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쪽의 군사 훈련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는데 이건 핑게거리를 만들어 두자는 수작으로 보인다.

김정은 “남조선 군부 호전 세력의 무분별한 책동”과 “미국과 남조선 보수세력의 책동을 단호히 저지 파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대남 메시지의 핵심은 뭐겠는가. 문재인한테 미국 쪽의 강경한 대북 접근법을 당신이 바꾸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는 부탁이자 엄포로 봐야 하는 것이다.

결국 문재인의 꼴만 우습게 됐다. 미국은 김정은이 찾아가서 ‘완전한 비핵화 결과’를 가져오라 주문서를 받았고, 김정은으로 부터는 ‘미국의 강경 대북 접근법을 바꾸라’는 주문서를 받아든 것 아닌가.

이걸 보거 ‘오동나무에 연 걸렸다’ 하는 것이다. 양쪽의 주문서 모두 문재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 바로 미국을 택해 북한을 완전히 두 손 들게 해야 한다. 그것이 아니면 해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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