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버느라 7년 만에 졸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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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버느라 7년 만에 졸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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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 후 " 비정규 직" 에 "천만원 빚"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놓고 요즘 학생들은 고민이 많다. 넉넉한 부모를 둔 학생이야 상관 없지만 34% 학생은 재학 중 아르바이트나 학비 대출 등으로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아르바이트도 못하는 학생들은 중도 포기를 하고 있다.

한편에선 4명 중 1명이 대학 졸업자로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는 실력보다는 돈만 있으면 대학을 갈 수 있는 사회라며 꼬집는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등록금 인상' 에서 촉발된 이 문제가 졸업생들의 경험담까지 나오며 연이은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26일 학원강사를 한다는 한 여성 네티즌은 "등록금을 벌며 대학 졸업하기 까지 7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애환을 털어 놓았다. 김아무개가 올린 글이다.

"등록금 버느라 7년만에 졸업했지만"

나는 지방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조그마한 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있다. 4년이면 다닐 대학을 7년만에 졸업하고 겨우 잡은 자리가 비정규직 강사이다. 그렇다고 7년동안 먹고 논 것은 절대 아니다.

바텐더부터 시작하여 온갖 알바 자리를 뛰어야 했다. 등록금 때문이었다. 그나마 나는 문과대였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보다는 나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생활비에 등록금은 나를 옥죄어 왔다.

친구들은 말했다. 차라리 알바하지 말고 장학금 받으라고. 하지만 현금이 있어야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었고, 알바를 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맘처럼 쉽지 않았다.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고 나서야 겨우 대학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에게는 또 하나의 대학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동생의 대학교육이 남아 있었다. 나보다는 공부를 잘해서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1년에 7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맞추기란 너무 어려웠다.

우리 집 보증금은 300만원이다. 그 중에 대부분은 빚이다. 한 달에 30만원의 월세를 내고 생활비, 세금, 용돈, 교통비를 제하고 나면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것이 없다. 열심히 일해도 일해도 가난의 굴레바퀴를 벗어날 수가 없다.

실패한 인생을 산 것 같아 불안하고 초조하다. 아버지 없이 엄마와 내가 동생의 등록금을 맞추고 있다. 한 달에 100만원 남짓의 월급을 받지만 정작 내 손에 쥐어지는 건 20만원 안팎의 생활비이다.

내가 노력해서 살지 않은 탓인가. 어디까지 가야 우리 집이 잘 살 수 있을까. 60 이 다 되신 엄마가 남들처럼 일하지 않고 사는 날은 언제일까. 그래서 나는 지금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집세를 아끼면 그 돈을 집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은 허울뿐인 '형식' 과정, 지식인이란 이름의 '시체' 양성소

대학교육은 우리 사회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가 되어버렸다. 실질적인 인재가 없고 "허울뿐인 형식 과정" 은" 지식인이란 이름의 시체들을 양산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신학기의 설레임이나 면학의 즐거움은 더 이상 대학 교육에서 없다. 대학 교육의 필요성은 강조하고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난하면 대학도 오지 마라"는 식의 대학들은 각성해야 한다. 그만큼의 값어치와 인재를 양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신학기가 다가온다. 불안하다. 납기일은 맞출 수 있을까. 동생에게 능력없는 누나가 되기는 싫은데. 서른이 다 되 가도록 몇 만원에도 허덕이는 내가 싫다. 돈이 차곡차곡 쌓여야 하는 통장은 마치 불다 만 풍선처럼 쪼그라들어 있다. 동생의 졸업이 지나면 그 때는 조금 행복해져 있을까.

이 글이 올려지자 금새 네티즌의 엄청난 덧글들이 올라왔다. 네티즌 고려지기는 " 저 또한 신문보급소, 중국집 등 숙식이 해결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게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어떤 때는 '내가 대학 졸업장 사러 왔구나' 라는 생각 엄청 많이 했습니다." 며 공감의 글을 올렸다.

네티즌 angelo는 "돈 없는 사람과 돈 있는 사람 사이의 소득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잘못된 부의 대물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교육조차 이래서야 될 일 입니까?" 라며 대학들의 의식을 질타했다.

학문과 실력보다 돈으로 만들어진 '학벌주의' 와 부추기는 '과소비'

네티즌 쥐똥군은 "대학 가는게 과소비라 하면서 사회에서 이를 부추기고 있네요. 우리나라는 돈이란 권력이 없으면 크기 힘듬니다. 평생 밑바닥에 있어야 합니다." 며" 그런데 유일한 탈출구는 학벌입니다. 학벌에 의한 인맥을 만드는 것이 한국에서의 유일한 방법 아닌가요 " 라며 교육의 모순을 강력히 비판했다.

네티즌 한경자도 "저두 대학 4년 내내 각종 아르바이르와 강사 일을 하면서 등록금 6번, 생활비 어학연수 6개월 학원비 등을 벌어 5년 만에 졸업했다" 며" 생각보다 연수비가 많이 들어 졸업하고 빌린 천만원도 겨우 갚았다." 고 토로했다. 그녀는 또 "대학때 당장 필요한 차비며 밥값조차 충당하기가 어려울때가 많았다" 고 덧붙였다.

학원강사의 글이 올려지자 수 많은 네티즌은 현재 '대학의 모순점'을 비판하는 글과 공감 덧글 등 논쟁거리로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다음 아고라에는 25일 고3 여학생의 " 돈있는 부모가 부러워요" 란 제목의 글이 올려지자 검색순위 1위가 되어 게시판은 온통 누리꾼들의 성토로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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