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와의 만남(4)-고경태기자의 항의메일
한겨레와의 만남(4)-고경태기자의 항의메일
  • 편집부
  • 승인 2002.08.2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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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웅씨에게

제가 올린 글을 보고 다음과 같은 메일을 한겨레신문의 고경태기자가 보내왔습니다.

심광웅씨(아래 글 전부를 심광웅씨가 애용하는 토론실에 띄워주십시오.)

심광웅씨에게

저는 <한겨레21>의 고경태 기자입니다.
우연히 vietvet.co.kr을 들어갔다가 심광웅씨의 글을 보았습니다. 아주 무책임하게 써놓으셨더군요. 저는 심광웅씨의 생각을 좋은 쪽으로 받아들이려 했었고, 지금까지 심광웅씨가 <한겨레21>쪽에 비판적으로 나왔어도 다른 감정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니 아주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군요. 일부 사실은 날조된 말일 뿐 아니라, 어떤 이야기는 앞뒤를 다 잘라버렸군요.

아무리 토론실에서의 논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싶어도, 사람을 그렇게 이용해선 안됩니다. 더더군다나 당시 우리가 만났을 땐 그건 사적인 만남을 전제로 했던 거구요. 베트남전 문제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자고 심광웅씨가 말했고, 저도 그 목적을 위해서 만난 건데 이런 식으로 신뢰를 깨뜨리는 건 아주 비신사적이고 더군다나 네티즌의 예의가 아니죠. 게다가 거짓말까지 하시면...

제가 '곧 참전군인들을 배제한 진실찾기위원회가 생긴다'라고 말했다는데, 그건 거꾸로 들으신 겁니다. 참전군인들이 포함되는 평화 지향 참전군인 단체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베트남에 진심으로 사죄하려는 참전군인들 말입니다. 심광웅씨가 말하는 '참전군들을 배제한 진실찾기 위원회'(배제한 게 아니라 참여할 기회가 없었겠지만)는 저와 심광웅씨가 만나기 약 6개월 전 이미 생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답니다.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실을 호도합니까. 쓸려면 객관적인 '팩트'부터 확인하고 쓰십시오. 네?

또 이렇게도 쓰셨더군요. "또한... 자신들의 기사가 틀렸더라도, 사과하거나 정정할 생각은 없다고 하더군요. 전혀! 자신들은 '공적기관'인 신문사니까 말입니다. 공적기관은 거짓말을 해도 사과를 안한다는 기가막힌 발상... "

여보세요. 심광웅씨. 설사 , 정말 설사 기자의 속마음이 그렇다라도 누가 이렇게 말하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기자가 있다면 바보지요. 바보.

그런데 전 적어도 그렇게 말할 만큼 순진한 바보가 아니랍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고요. 그렇다면 심광웅씨가 바보일까요?

심광웅씨. 그렇게 사과와 정정을 받아내고 싶으면 '언론중재위원회'로 가십시오. 거기 가면 절차가 있으니까 이용하십시오. 이런데서 고자질 하듯 '사과를 안한다더라' 하지 말고 말입니다.

그리고 또 뭐 '군사적인 지식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내가 말했다고 했는데 앞뒤 다 자르고 그렇게 쓰시면 안되죠. 이 문제에서 '군사적인 문제의 상대성'문제를 이야기한 겁니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봤자 심광웅씨랑 말이 잘 안통할 것 같고 이만 마치겠습니다.

그리고 이 토론실 이용자들께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겨레21>에서 베트남전 기사를 썼던 고경태 기자라고 합니다. 한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겨레21>은 처음부터 베트남전 참전군인들이 피해자라는 관점에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광주학살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 광주학살에 동원됐던 사병들 개인을 욕합니까? 그렇지 않지요. 그 신군부의 쿠데타에 동원됐던 말단의 가해자들에게 연민을 느끼지요. 그리고 그들의 정신적 상처를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권력자들의 책략에 휘말렸으니까요.

<한겨레21>은 지난해에 북파간첩 실종, 사망자가 7천명 이상이라는 것을 특종으로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당사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북파간첩으로 참여한 분들의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을 받는 문제와, 과연 북파간첩 행위 자체가 올바르냐는 문제는 전혀 별개입니다. <한겨레21>은 북파간첩 실종, 사망자의 숫자와 그들의 명예회복 문제를 한국언론 최초로 밝혔지만, 북파간첩들이 북한에 가서 테러나 납치를 했던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후자만 주목한다면 또 <한겨레21>은 북파간첩들로부터 '죽일 놈'이라는 욕을 들을지도 모르지요.

베트남전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엽제 문제, 한국언론에서 누가 가장 먼저, 누가 가장 많이 보도했습니까. 그리고 '민간인 학살'문제는 피해자의 주장에만 근거한 것이 아닙니다. 숱한 참전군인들이 사실을 고백했고, 또 지금도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참전군인 여러분들 중 안한 분들이 있다면 그것도 사실입니다. 민간인 학살을 직접 체험한 분도 있고, 체험하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직접 체험한 분이 있고, 그 피해자가 있고, 그 피해자 유가족들이 아직도 한국군에 대해 피맺힌 분노와 원한을 가슴 한구석에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면 풀어주자는 것이, <한겨레21>기사가 말하는 겁니다. 베트남전이 민족해방전쟁이었느냐 자유민주주의 전쟁이었느냐는 그 옳고 그름을 잠시 미뤄두고, 인간적인 문제에만 주목한다면 말입니다.

베트남에서의 민간이 학살이, 그것도 결코 불가피하지 않은 학살이 존재했는가는, 1. 가해자들의 증언 2. 미국 비밀문서와 사진 3. 당시 작전상황을 알려주는 <파월한국군전사> 및 <해병전투사> 및 <전투상보> 4. 당시 문제의 장교, 사병을 존재했던 해병 헌병대 조사계장의 증언 등등을 통해 진상규명을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이 68년2월12일 베트남 중부지방인 쿠앙남성 디엔반현 디엔안사 퐁니, 퐁넛마을에서 있었던 70여명의 민간인 학살 사건입니다. 당시 작전명은 청룡 제2여단의 '괴룡1호작전'이었고, 작전 참여중대는 제1대대제1중대였습니다. 중대장 이름은 김석현(현재 브라질 거주)이고, 각 소대장 이름은 1소대장 최영언 중위, 2소대장 이상우 중위, 3소대장 김기동 중위입니다.

이 토론실을 드나드시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한겨레21 고경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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