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고객’ ‘성장’ ‘글로벌’로 나타났다. 반대로 '새로움' '경쟁' 등은 뒤로 밀렸다.
지난해는 대내외적인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생존’을 위한 ‘경쟁’과 ‘변화’에 방점을 뒀다면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장기적 성장과 지속가능기업에 대한 고민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 삼성은 ‘일류’, 현대차는 ‘글로벌’, SK와 롯데는 각각 '행복'과 '성장'을 내세웠다. 특히 LG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30차례 언급해 고객가치를 추구하는 LG그룹의 본질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3일 CEO스코어가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 58회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 △성장(41) △글로벌(35) 등이 뒤를 이어 많이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가치(30) △시장(29) △경쟁(28) △새로움(27) △혁신(25) △변화(24) △미래(24) 등이 ‘톱10 키워드'에 올랐다.
올해 키워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1위를 한 적이 없는 ‘고객’이 1위에 오른 점이다. 2010년 이후 '고객'이 핵심 키워드 ‘톱5’에 포함된 것은 2010년과 2015년(각 3위) 뿐이었으며 지난해는 6위에 해당했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맞은 첫 시무식에서 '고객가치'라는 기본정신을 강조하며 30차례 '고객'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을 제외한 9개 그룹에서 '고객'이 거론된 수치는 총 28회다.
1회성 요인이 반영된 '고객' 다음으로 '성장'과 '글로벌', '가치' 등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성장'은 지난 2011년부터 9년 연속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3위 내에 포함됐으며 지난해는 '39회', 올해는 올해는 '41회' 각각 언급됐다.
'글로벌'의 경우 지난해 11위(24회)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5회로 3위에 올랐다.
반면 작년 2등 키워드였던 ‘경쟁’은 6위로 떨어졌다. 4~5위였던 '혁신', '시장'은 각각 5위, 8위로 떨어졌고, 8위였던 '변화'는 10위로, 9위 '기술'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기업별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류, 글로벌, 성장, 기술을 2번씩 언급했다. 지난해 '새로움'과 '기술'을 각 4회, '문화', '일류', '산업'을 3번씩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핵심 키워드가 큰 폭으로 바뀐 셈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글로벌’이 14회로 가장 많았다.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신년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기존 신년사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행복’(6)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사회’(4)와 ‘생각’(3), ‘가치’(3) 등을 주로 언급하며 가치 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구광모 LG 회장은 ‘고객’(30)을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했고, ‘가치’(9), ‘자리’(5), ‘새로움·변화’(각 4)가 그 다음이었다. 구 회장은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한 답을 고객에서 찾았다며 1등 키워드 ‘고객’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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