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 왜곡한 ‘청와대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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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왜곡한 ‘청와대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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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언론 향해 비판 일삼던 ‘청와대 브리핑’의 부메랑

 
   
     
 

청와대가 대통령 연설문을 액면그대로 게재하지 않고, 임의대로 왜곡하여 발표했다가 말썽을 일으켰다.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행한 연설문 중에서 문제된 발언의 내용이나 비속어들을 직권(?) 삭제하고 모양 좋게(?) 연설문의 내용을 수정하여 발표한 것이 바로 ‘청와대 브리핑’의 어눌한 현장이다.

청와대는 일부신문들이 대통령의 연설이나 대화내용은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앞뒤를 자르고 보도하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해 왔던 바로 그러한 내용이 부메랑이 되어 이번에는 자신들이 대통령 연설의 말을 바꾸고 거두절미하여 ‘청와대 브리핑’에 올리므로 써 자기모순을 범하고야 말았다.

이미 만천하에 공개된 대통령의 연설문을 왜 하필이면 언어순화 작업까지 하면서 말을 바꾸고 만들어 ‘청와대 브리핑’에 올렸는가?

‘청와대 브리핑’이 대통령 연설의 말을 바꾸어 올린 내용의 예(例)는 다음과 같다.

노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한테 매달려 가지고 바지가랑이 매달려 가지고, 미국 뒤에 숨어서 형님 빽만 믿겠다”고 한 발언을 ‘청와대 브리핑’에서는 “미국한테 매달려서, 미국 뒤에 숨어서 형님만 믿겠다”로 고쳤다. 이게 무슨 말의 행진인가?

‘청와대 브리핑’은 노 대통령의 군 비하발언 내용인 “우리 아이들 요새 아이들도 많이 안 낳는데,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군대에서 몇 년씩 근무하지 말고…”로 근사하게 바꿔치기 했다.

사실상 이 대목은 국군통수권자로서 가장 문제의 쟁점이 된 부분이다. 따라서 군통수권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뜻을 차라리 표하던지 아니면 아예 연설문을 싣지 않았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겠는가?

대통령 연설문 자체를 마음대로 두드려 고쳐 말을 바꾸거나 왜곡하는 ‘청와대 브리핑’의 모습이 그렇게 썩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연설의 내용도 문제지만, 대통령 연설의 쟁점이 된 부분의 말을 바꾸어 쟁점을 없애버리려는 ‘청와대 브리핑’의 정직하지 못한 태도는 눈 가리고 아옹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차라리 대통령 연설문을 ‘청와대 브리핑’에 올리지 말든지 아니면 좀 더 똑똑한 ‘청와대 브리핑’이었다면 내용을 문자 그대로 브리핑(Briefing)하여 연설문의 요약만 실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청와대 브리핑’은 노 대통령이 행한 군을 비하한 내용인 “(군이 사람을)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다”는 대목에서 ‘뺑뺑이 돌린다’는 비속어를 아예 삭제해 버렸다. 이것은 ‘청와대 브리핑’의 문맥이 통하지 않는 연설문의 이상(異狀)복제(複製)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노 대통령의 연설 중에서 노 대통령 자신을 가리켜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이라고 표현한 ‘놈’ 부분을 ‘사람’으로 바꿨다. (이 대목이야 이해될 수 있지만…)

‘청와대 브리핑’ 담당자는 분명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부 언론들을 향하여 대통령의 연설이나 대화내용이 문제가 되어 기사화 되었을 때 예외 없이 서슬 퍼런 생뚱맞은 비판을 가하면서 하는 말이 ‘대통령의 대화나, 연설을 거두절미하고 악의적으로 왜곡시켰다’고 분노하곤 했었지만, 정작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행한 대통령의 연설문을 차라리 게재를 하지 말 것이지 게재를 해 놓고 말을 바꾸거나 왜곡시키는 행위는 어떻게 변명할 것인가?

대통령 모시기가 그렇게 쉬운 줄 아나?
모시려면 철저하고, 완벽하며, 정직하게 모셔야 한다.
도대체 ‘청와대 브리핑’이 왜 필요한가? 그것이 의문이다.

자유언론인협회장.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사무총장·대변인 양영태 (전 서울대초빙교수.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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