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부끄럽지만 나 오늘 고백 해야겠어요.
있잖아요, 내 마누라 가요, 단 하루라도 내 곁에 없으면, 나는 거의 미칠 지경이 됩니다.
왜냐구요?
곧 누가 내 마누라를 나꿔채 갈 것 같은 불안, 공포 때문이랍니다.
웃긴다구요? 좋습니다. 웃건 말건 맘대로 하세요.
분명 말하지만 나는 의처증이 있다던지, 무슨 노이로제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런데도 왜 그리 안달 이냐구요?
남들은 별 것도 아닌 이유가 될는지 모르지만 여우같고 밍크같은 마누라는 바로 이런 사람이거든요.
우선 작은 일에도 감동을 잘 하는 여인입니다.
예쁜 꽃, 잔잔한 파도, 바스락 낙엽, 하얀 눈, 그리고 퇴근길 남편 손에 든 붕어빵 한 봉지에도 감동하는 여인입니다.
가난한 이웃,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고, 아쉬운 부탁 한마디를 거절 못해 쩔쩔매는 가슴 따뜻한 밍크 여인입니다.
컴맹도 아니어서 인터넷 사용해 필요한 정보검색도 하고 음악카페에 들러 태그 써서 영상시도 올리고 댓글 정성 보낼 줄 아는 센스 여인입니다.
큼지막 눈, 쬐그만 얼굴, 167센티키, 골프3년, 테니스10년으로 가꾼 부드러운 골프스윙, 힘찬 테니스 스트로크는 같은 여성동호인 조차 탄성을 보내는 S라인 스포츠맨 이구요.
그래서 골프 라운딩, 테니스 게임 끝나면 그날은 마누라 얼굴보기가 밤 열두시 이후라야 합니다.
바람 끼가 쬐금은 있어 보인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건 아직도 미시로 살고픈 여우의 철두철미 자기연출이기도 하죠. 워낙이 서글서글한 성품에 타고난 몸매, 매력 넘치는 미모라 하데요. 해서 마누라의 윙크 한번에 엉뚱한 착시를 하게 되는 거죠. 마누라는 그 착시를 즐기는 거래요.
불만 하나 라면, 자신 가꾸기와 금쪽같은 딸에게는 전력투자 인데 비하면 신랑에게는 약간 소홀한 게 섭섭하죠. 차츰 나아질 거 에요. 내년 딸애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거고요.
내숭하고는 담을 쌓은 마누라지만 연말모임이나 레스트랑서 대화 적에 주위 의식해 나직하게 속삭인다든지 베스트드라이브는 못 되지만 목적지까지 가면서 차량의 흐름에 알짱거린다고 욕먹지 않고 운전도 곧 잘하는 교양 짱! 여인입니다.
불만 둘이라면, 워낙 애주하는 마누라는 약간의 주기에도 기분이 고조되어 피아구분에 약간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귀엽게 봐줄 만 하고, 스무 두 해를 한 이불을 살면서 우리 부부사이를 더욱 잉꼬로 만들어준 건 애주하는 취미였습니다.
매일 매일, 나 소주 한 병!
마누라 동동주 한 병! 이면 우리는 벌써 파라다이스로 날았습니다.
오늘 결혼기념일, 와인잔 부딪히며 부라보! 부라보!
암튼 나는 우리 집 사람, 내 아내, 내 마누라, 내 반쪽...을 죽도록 사랑하렵니다.
이 고백을 들었느냐?
세월아! 시간들아! 전쟁들아! 병균들아! 온갖 잡신들아!
훠이! 훠이!! 쓰윽 물렀거라! 쓰윽!
마누라 곁을 하늘같은 마누라 곁을 훠어이!
여보 정말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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