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삶의 향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을 닮은 스님의 큰 마음

^^^▲ 차 향기따뜻한 차 한잔
ⓒ 네이버이미지^^^
따뜻한 차 한 잔이 간절해지는 겨울의 초입새에 들어서니 몇 해 전 이맘때의 일이 새삼 떠오른다.

출장을 다녀와 한 자락 긴 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으려는데 보니 책상위에 작은 상자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내 책상위에 놓여있긴 했지만 포장도 되어있지 않은 상자에 수취인 등 아무 표시가 없어 머뭇거리다가, 사무실에 있던 직원에게 물었더니 왠 여자 분이 내게 전해달라며 놓고 가더라는 것이다.

객지 근무라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이 곳에서 누가 내게 이런 것을 놓고 갔을까 호기심반 의심반으로 상자를 열어 보니 대충 접혀 있는 편지지가 먼저 눈에 띄었다.

그리고 그 아래 삼베 보자기에 싸인 뭔가가 놓여 있었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도 궁금했지만 도대체 누가 내게 이런 것을 보냈을까 하는 궁금증에 내 손은 편지지로 먼저 갔다.

「 나무아미타불.
가끔 삶이 향기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조그마한 마음 내어 줌에서도요........^^
이 다기가 인연되어서
녹차향처럼 향긋한......
그리고 입안에 오래도록 머금어지는 차향처럼
향긋한 삶 되시길......
○○암 ○○스님」

^^^▲ 다기선물받은 다기와 보자기
ⓒ 곽은경^^^
아! 이제야 누구인지 편지의 주인공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국유림의 대부료 등 체납된 국세를 받아들이고자 채권해소계획을 세우고 우선 채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던 일이 있었다. 그 때 바로 편지의 주인공인 ○○스님과도 통화를 하였다.

채무자의 이름만 보고 그냥 시골아낙이겠지 하고 전화를 했는데 산자락에 위치한 작은 암자의 비구니였다.

‘산중이라 자주 나갈 형편이 못되어 납부하지 못했다’며 미안하다는 말과 ‘다음에 시내 나갈 때 관리소엘 들리겠다’는 말을 하였다. 금액도 워낙 소액이었고 우선 한건이라도 채권을 해소하고 싶은 욕심에 나는 ‘그럼 제가 우선 내 드릴테니 나중에 들리세요’ 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스님은 그런 나의 보잘 것 없는 마음을 너무나 크게 보아주고 감사의 편지에 작은 선물까지 보내준 것이다. 난 오히려 부끄럽고 그 분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늘 숲 속에서 청정한 생활을 하시는 분이라 숲을 닮아 마음이 그리 넓고 따뜻한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지를 다 읽고 난 후 잔잔한 감동으로 보자기를 펼쳐보니 녹차향기가 배어있는 다기 하나가 정성스레 놓여있었다. 진짜 삶이 향기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