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경묘는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인 양무장군의 묘소로 강원도 기념물 43호인데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일대의 소나무는 적송, 황장목, 미인송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아름다운 천년의 숲’ 대상을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송림을 자랑한다.
황장목(黃腸木)은 속이 황금빛을 띠어 비롯된 이름으로 과거 궁궐을 신축하거나 왕족이 죽었을 때 관으로 사용하기 위한 나무였다. 더디게 자라 나이테가 조밀하고 송진함유량이 많아 잘 썩지 않으며, 강도도 높아서 조선시대부터 우수한 목재로 인정받아왔다.
조선시대 재정과 군정을 담고 있는 만기요람에 따르면 전국 60여 곳에 황장봉산이 지정되었는데, 이 가운데 90%이상이 울진, 삼척, 설악산 등 경북과 강원도 지역에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황장목 한 주만 베어도 곤장 100대에 3년을 복역시킬 정도로 엄격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경북 북부와 강원도 지역에는 금강송이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이는 이 지역이 숙종 때 황장산으로 지정되었을 뿐 아니라 왕림이었고 오지 중의 오지라 발길이 닿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 7월 1일에는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림이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지 47년 만에 개방되어 일반인들에게 단골여행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이번 이씨 문중의 벌채반대 움직임과 문화재청의 계획은 개발과 보존의 논리로 상충되는 것이다. 상당히 민감하고 다루기 힘든 주제이지만 결국에는 비용 대 가치를 비교했을 때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문화재위원회의 벌채허가가 충분한 검토와 협의를 거쳤는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 최고 궁궐인 경복궁에 쓰이는 것도, 있던 그 자리에서 그대로의 기품을 자랑하는 것도 모두 천년의 영예를 누리는 것이 아닐까. 현명한 지혜를 발휘하여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되는 결론이 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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