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의 감동적인 기록,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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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의 감동적인 기록, 백범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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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는 1947년 국사원에서 최초로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왔고 지금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전국민의 필독서이다. 27년간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어온 민족독립운동가이자 자신의 전 생애를 조국과 민족을 위해 바친 겨레의 큰 스승 백범, 일제의 침략 아래 신음하는 우리 민족의 살길을 열고자 해방된 통일조국 건설에 혼신의 힘을 다하다가 끝내 비명에 간 백범의 생애를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 주고 있는 책이 바로 『백범일지』인 것이다.

『백범일지』는 참으로 진솔하고 감동적인 기록이다. 백범의 파란만장한 생애가 그러했듯이 지고지순한 민족애와 헌신성으로 기록된 이 책은, 자신의 치적을 포장하고 허물과 과오를 덮으려는 숱한 인사들의 자서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며 오늘날에도 빛 바래지 않는 감동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 판본은 무수하나 정본이 없는 『백범일지』의 출판 현실 】

이러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백범일지』이기에 지금까지 수많은 판본들이 출간되었고 또 학문 분야에서도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20여 종이 넘게 출간된 그 많은 판본의 종류에도 불구하고, 원본에 의거해 살펴보았을 때 그 내용은 많은 부분이 삭제·축약되어 있거나 잘못된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그간의 출간본 『백범일지』들이 저본으로 삼았던 텍스트가 대부분 백범의 친필 원본이 아니라 최초의 출간본인 「국사원본」인 때문이기도 하고, 또 설사 상당 부분 원본에 근거하여 출간한 경우라 하더라도 원본 자체가 지닌 오류나 착오 등을 바로잡는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출간본들이 지닌 이러한 문제점이야말로, 원본의 순수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그 내용을 충실하고 읽기 쉽게 전달해주며 다른 한편으로는 원본의 오류를 바로잡고 비평해주는 ‘제대로 만들어진’ 『백범일지』의 출간이 아직도 유효함을, 아니 오히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러한 『백범일지』가 반드시 출간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절박하게 반증해주고 있는 것이다.

【 전문연구자의 원전비평에 기초한 완벽한 정본 】

『백범일지』의 정본이 부재하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정본 출판 작업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의 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소명의식을 절실히 느껴온 한 전문연구자의 정열을 다 바친 작업의 결과물이다.
이 책 『백범일지』는 백범의 친필 원본은 물론 등사본과 필사본, 여러 가지 출간본 등 여러 저본을 일일이 면밀하게 검토·대조하여 교감한 책이다. 뿐만 아니라 사전류는 물론 고전, 규장각 자료 등의 고문서, 수많은 회고록, 일본·중국 등 해외의 임정 관계 자료까지 두루 활용하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원본의 미흡한 점과 착오 등을 수정·보완하였다.
수많은 판본이 나왔으나 정작 정본은 부재한 현실에서, 원본 『백범일지』의 정본화 과정에 완벽성을 기한 이 책 『백범일지』는, 지금까지 나온 출간본 가운데서도 가장 모범적이고 표준이 되는 『백범일지』로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의 특징과 장점 】

1. 전문연구자의 본격적인 원전비평과 교감작업을 통해 『백범일지』 정본화에 완벽을 기했다.
2. 새로운 ‘추가본’을 발굴하여 그 내용을 누락 없이 실었다.
3. 광범위한 자료를 활용하여 기존 출간본들의 오류는 물론 원본의 잘못된 사항을 바로잡았고, 「백범 연보」에서는 사건이 있었던 달까지 밝혀내 백범 행위의 인과관계를 추적, 정리하였다.
4.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백범 관련 사진을 비롯해 60여 컷의 깔끔한 자료사진과 지도 등을 본문과 함께 편집하여 『백범일지』의 현장성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 본격적인 원전비평으로 정본화에 완벽을 기한 『백범일지』 】

일반적으로 역사적 문헌에 대한 원전비평(textual criticism)은 매우 중요한 독자의 연구 영역으로 인정되고 있다. 더욱이 20여 종 이상의 다양한 출간본을 지닌 『백범일지』의 경우 원전비평의 필요성은 그만큼 절실하다.
『백범일지』는 만리타국에서 변변한 자료나 보조원 하나 없이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일정한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몰아 집필한 것이다. 따라서 원본에는 목차도 미처 완비되어 있지 않으며 서술내용에서 시기가 모순되는 경우도 있고 인명·지명 등에도 착오가 적지 않다. 즉 『백범일지』는 정연한 체계로 다듬어지기 전의 수고(手稿, Manuscript)인 것이다. 이러한 점이 『백범일지』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일일이 보완하고 바로잡는 일은 지금 새롭게 『백범일지』를 출간하는 시점에서 반드시 해내야 할 필수적인 작업이다. 그래야만 판을 거듭함에 따라 생기는 와전을 수정하고, 텍스트(text) 본래의 순수성(purity)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이 원전비평의 기준으로 삼은 5대 교감 원칙 】

1. 현대성의 원칙
: 국한문 혼용의 어렵고 난삽한 고문을 쉬운 현대문으로 교열하였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잘못된 교열을 수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어물쩍 넘긴 용어·개념·경구·문장의 적확한 뜻을 일일이 찾아 번역하였다.

2. 순수성의 원칙
: 원문의 감동과 내용을 털끝만큼이라도 손상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현대성의 원칙 이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여, 백범의 호흡이 긴 문체는 살리고, 글자 한자 한자를 원본과 철저하게 대조하였으며, 의역과 수정이 불가피한 경우 원문을 본문이나 각주에 밝혔다.

3. 비평성의 원칙
: 『백범일지』는 별다른 자료 없이 기록한 수고(手稿)이기 때문에 날짜와 인명의 혼란, 문장의 중복과 선후가 뒤바뀐 것 등 사실관계의 착오가 상당 부분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원본의 한계를 수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문서·회고록 등 여러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사용하여 원문의 내용을 보완하고 비평하였다.

4. 현장성의 원칙
: 『백범일지』의 현장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이 책에서는 본문의 흐름과 밀접한 관련하에서 사진·문서·지도 등의 자료를 적절하게 활용하여 편집하였다.

5. 보완성의 원칙
: 이 책에서는 원자료의 추적을 통해 정리된 새로운 내용을 기초로 하여 「백범 연보」를 전면적으로 교정하였으며, 「인물 찾아보기」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였다(양장본에는 「대가족 명부」와 「백범일지 판본에 대한 해제」, 「참고문헌」이 추가로 포함되어 있다).

원본 『백범일지』에서는 “7월 27일 사형 집행 시간이 반일(半日)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가 다시 “8월 26일 고종이 전화로 사형 집행 정지를 지시했다”고 하여 내용상 모순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자료를 추적해 보면 음력 8월 26일(양력 10월 2일)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인천감리서의 요구에 대해 법부에서 왕의 명령을 받아서 지시를 내리겠다는 전보가 있었을 따름이다. 또한 백범이 치하포 사건으로 옥중생활을 할 때 “당시는 건양 2년(1897)으로 『황성신문』이 창간된 때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황성신문』은 1898년 9월 5일 창간된 신문으로 1898년 3월에 탈옥하는 백범이 옥중에서 볼 수 없는 신문이다. 따라서 원본에서 거론되는 『황성신문』은 모두 1896년(건양1년)에 창간된 『독립신문』인 것이다.
또한 치하포 사건으로 백범에 의해 피살된 쓰치다(土田讓亮)의 신원에 대해서는 원본의 ‘육군 중위’라는 언급 외에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백범일지』에서는 규장각 자료와 일본 동경 외무성사료관의 자료를 추적하여 그의 신원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즉 그는 나가사키현(長崎縣) 대마도(對馬島) 이즈하라(嚴原) 출신의 무역상으로 계림장업단(鷄林奬業團)의 핵심단원이었다. 계림장업단은 일본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주조선 일본영사관의 지휘를 받고 있는 반관반민의 단체로, 일본의 상공 및 수산 기타 800여 업종의 자위(自衛)를 도모하고 상권(商權) 확대와 군사관계를 포함한 광범위한 정보를 모집하는 조직이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원전의 오류를 하나하나 충실하게 바로잡고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중요 사실들을 보완하는 일에 완벽을 기했다.

【 새롭게 발굴한 『백범일지』 추가본 】

『백범일지』 하권 뒷부분인 해방 전후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발행된 모든 출간본이 공통적으로 1947년 국사원에서 나온 책을 저본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의 내용과 분량은 한결같이 국사원본과 같다. 그런데 해방 이후 백범이 구술한 것을 측근이 기록하여 추가시킨 이 내용의 원본 즉 ‘추가본’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것은 백범의 유족에 의해서 지금까지 보관되어 왔는데 이 책의 주해자인 도진순 교수의 요청으로 공개되었던 것이다.
국사원본과 원본을 비교해 보면, 국사원본에 수록된 내용의 분량은 원본의 2분의 1 정도로 축약되어 있었음이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발굴된 원본에는 새로운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그간 신문 등으로 추적하지 못했던 해방 이후 격동기 백범의 행적을 소상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그 추가본을 발굴하여 빠짐없이 실었으며, 각주를 통해 내용을 보완하였다.

【 주해자 소개 】

도진순(都珍淳)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창원대학교 인문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현대사 전공의 소장학자로서, 백범 관련 글과 논문이 10여 편이 넘는 이 분야의 권위자로 오랜 기간 동안 백범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백범일지』 출간을 위해 4년여에 걸친 집중적인 작업을 해오면서, 친필 원본은 물론 등사본·필사본·추가본과 수많은 출간본을 검토하고, 옛 문헌과 자료들을 수집·분석하는 등 새로 출간하는 『백범일지』 정본화 작업에 완벽성을 기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저서로 『한국민족주의와 남북관계: 이승만·김구 시대의 정치사』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해방 직후 김구·김규식의 국가건설론과 정치적 의미」, 「백범일지의 원본·필사본·출간본 비교연구」, 「백범 김구 시해사건과 관련된 안두희 증언에 대한 분석」, 「휘호로 본 백범 김구, 그 삶의 궤적과 진수」 등이 있다. (b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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