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패
깡패
  • 조성연
  • 승인 2006.08.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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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규가 눈을 떴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몸이 몹시 아팠다. 광호와 밤새 마신 술이 몸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잠이 깨자 어제 있었던 일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이렇게 누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과 무엇인지 답답해 오는 생각에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하지만 몸이 아프고 쑤셨다. 이내 몸을 가누고 기지개를 했다.

그러나 너무 늦은 시각에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자 어제 있었던 일이 다시 생각나면서 골치가 아팠다. 머리맡에 있는 물 주전자를 들고 물을 마셨다. 그리고 주전자를 쟁반에 놓다가 메모 지를 발견했다.

그제 서야 외삼촌과 같이 여관에 왔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광호 외삼촌이 어디로 인지 혼자 여관을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았다. 걱정이 되었지만 자기도 어려운 처지여서 어떻게 하지 못하고 같은 처지가 된 것을 원망했다.

메모 지를 폈다. 미안하다는 말과 연락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상규는 주머니에 그 메모 지를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주위를 살폈지만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상규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재빠르게 입고 일단 여관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이미 한낮으로 접어들어서 벌써 따스한 햇살이 머리 위로 내리비추었다.

어디로 갈지를 생각하다가 어제 일어났던 일들이 걱정이 되어서 처가 집에 머물고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가지고 있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바테리가 이미 다 소진되어서 걸 수가 없었다. 휴대폰은 추적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전화기의 배터리를 뽑아내고는 호주머니에 넣었다.

이제 더 이상 휴대전화를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공중전화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며 번화한 쪽으로 걸어갔다. 공중 전화기를 찾는 일도 매우 어려웠다. 한참을 헤매고 다닌 후에 한곳에서 공중 전화기를 발견했다. 처가 집으로 전화를 걸자, 마침 아내가 전화를 받아서 다행이었다.

“당신 어떻게 된 것이야, 집에 안 들어오면 연락이라도 해야지, 집안이 온통 난리가 났는 데,”
“왜 무슨 일이 있어,”
“무슨 일이라니,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상규는 큰일이 났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 의례적인 반문으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를 물었다.

아내는 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었다는 이야기와 성호 외삼촌이 급하게 찾는다는 이야기를 숨넘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빨리 성호 외삼촌한테 연락을 하라고 하면서 전화통에다 대고 훌쩍거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걱정이 되었다. 상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의문 투성이가 되어서 전화를 끊으려고 하자,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다시 귀청을 때렸다.

깡패들이 시골집에 와서 난리를 쳐서 어머니가 곤욕을 치르고 놀라 쓸어졌다는 이야기를 단숨에 큰 소리로 내뱉었다. 난감한 상규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며칠만 기다려 주면 모든 것을 자기가 해결하고 집으로 가겠다는 말을 하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재빠르게 끊었다.

가슴이 답답해 진 상규는 어느 쪽으로 전화를 걸어야 할지를 생각하다가 양쪽 다 전화를 해봐도 별로 신통할 것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성호 외삼촌한테는 무슨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 이내 그 쪽으로 전화를 했다.

“상규냐, 너 무슨 일이냐,”
“왜요, 무슨 일이 있어요.”
“몰라서 묻니, 너희 시골집에서 어머니가 전화를 했어,”
성호 외삼촌도 아내와 같은 일로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 다른 내용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화기를 들고 다른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성호는 시골집에 깡패들이 몰려와서 상규를 찾다가 없다고 하니까, 다짜고짜 네가 있는 곳을 대라고 하면서 집안에 기물을 부수고 난리를 쳤다고 했다.

어머니가 기절을 해서 병원에 갔다는 이야기도 했다. 아내의 이야기와 다른 것은 아마 어머니가 며느리가 걱정되어서 별일 아닌 것으로 말한 모양이라는 것을 느낌으로 알았다.

“그래요. 엄마가 많이 다쳤어요.”
“좀 다친 모양인데 이제는 좀 나아지신 모양이야, 그런데 네가 궁금해서 나에게 연락을 했어, 빨리 찾아보라고, 그런데 너는 어떻게 된 거니, 무슨 문제가 생긴 거지,”
“돈 때문이죠, 빚쟁이들이 사무실에 몰려 왔다가 갔어요.”
상규는 어제 일을 더 이상 말해 봤자 별로 신통한 것이 없다고 생각되어서 성호에게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했다.

너는 맨 날 네가 알아서 해결한다고 하면서 뭐 되는 게 없다는 이야기와 어머니한테 빨리 연락을 해서 안심을 시키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놈들이 집에다 불을 지르겠다고 말한 것이 매우 마음에 걸렸다.

그놈들은 그런 일을 하고도 남을 놈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더욱 불안했다. 상규는 일단 성호를 안심시킨 후에 전화를 끊었다. 이제 난리가 났다고 생각한 상규는 점점 답답해져서 큰일이 난 것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전전긍긍하다가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광호 외삼촌이 남긴 전화번호 다이얼을 돌렸다. 굵은 목소리의 한 남자가 받았다. 전화를 해 놓고 누구시냐고 오히려 반문을 했다. 그러자 이내 상규를 알아보고 자기가 외삼촌 친구인 도깨비라고 말했다. 왜 밥맛없는 그자의 전화번호를 남겼는지를 생각하다가 마땅히 연락을 할 장소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반가운 듯이 인사를 했다.

그때서야 도깨비는 네 전화가 오면 아무 걱정 말고 기다리라고 하더라는 말과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한테 전화로 이야기하면 연락을 해 주겠다는 말을 했다. 그제 서야 광호가 상규를 걱정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전화로 연락을 하면 중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전화번호를 남겼다는 생각을 했다.

답답해진 상규는 광호 외삼촌이 있는 곳을 물었지만 자기는 어디 있는지는 모르고 다만 연락 할 일이 있으면 전화가 올뿐이라고 말했다. 자기만 연락을 해서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 할 수 없이 상규는 전화를 끊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했다. 사무실로 가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기도 이미 그들이 점령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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