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문칼럼] 남의 자리, 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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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문칼럼] 남의 자리, 내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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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파방송.양파뉴스 이강문 총괄사장. ⓒ뉴스타운

두 명의 중환자가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었다. 그중 한 명은 치료를 위해 하루 한 시간씩 일어나 앉아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는 창가 쪽 침대에 있었기 때문에 앉아 있는 동안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밖의 풍경을 누어있는 환자에게 설명해주었다. 창을 통해 보이는 호수와 그 호수에서 노니는 오리가족, 손을 잡고 거니는 연인들, 함께 소풍 나온 가족들, 멀리 보이는 도시의 풍경 등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었다.

그가 너무도 생생하게 이야기해주었기 때문에 누어있는 환자는 마치 자신이 밖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했다. 하루는 누어있는 환자가 ‘왜 저 환자만 밖을 바라 볼 수 있는가, 내가 저 자리에 있으면 내 눈으로 직접 아름다운 공원을 볼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밤, 창가 쪽 환자가 갑자기 심한 기침과 함께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더니, 손을 더듬거리며 긴급호출 버튼을 찾았다.

그것을 보고 있던 맞은 편 환자는 자신이 대신 호출 버튼을 누를 수 있었음에도 그가 숨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잠든 척하며 지켜보고만 있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이 숨진 환자의 시신을 가져가고 침대를 정리하였다. 적절한 시기가 되자, 혼자 남은 환자는 자신의 자리를 창가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고, 간호사들이 그를 창가 자리로 옮겨주었다. 간호사들이 나가자 환자는 있는 힘을 다해 창가를 내다보았다.

아름다운 호수와 공원, 한가로이 거니는 연인을 기대하고 창문을 열었지만, 창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맞은편 건물의 회색담장만 있을 뿐이었다. 세상에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을 붙잡았다고 말을 한다. 역사에 기록될만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그 업적만 빼면 사실 위대한 사람이 아니다. 그들이 본 것은 자신의 꿈일 뿐이지 모든 사람이 바라볼 수 있는 희망이 아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자신이 발견한 땅의 주인인 원주민을 잡아다 유럽의 노예로 팔았다. 그러고도 자신의 신대륙 발견은 세상을 뒤바꾼 사건이라고 떠들었다. 그는 자신의 일상적인 고집 때문에 노년에는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외로운 별장에서 생을 마감했다. 세상에서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은 병실에서 건너편 건물 벽을 바라보는 환자와 같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인다. 그러나 그 자리에 도달하면 그곳은 자신이 원하던 곳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자리에 있을 때 진정한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머물러서, 함께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람이 진정한 인생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은 사람이 얼마나 남의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속담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 이상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것을 빼앗아야만 속이 후련하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빼앗는다고 해서 잘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빼앗을 때 잠간 기분이 좋은 것 이외는 유익함이 없다.

동생에게 빼앗길 것을 염려해서 배가 부른데도 자꾸자꾸 먹고 나서 결국 토해내는 어린아이들을 보며, 어른들은 어리석다고 꾸짖는다. 그러면서도 그와 똑같은 일을 어른들은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집이 한 채만 있어도 충분한데 두 채, 세 채, 열 채씩 가지고 있으려니 집 없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기만 한다.

그리고 집을 사서 모으느라고 진 빚 때문에 파산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아라. 성공한 사람들, 권력을 휘두른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를 남기고 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고 인생의 보람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사람들은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돌려받는 사람, 자신의 자리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며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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